어그로 글 아닙니다.
최근 값싸진 2T 강화를 하면서 느끼게 된 공컷의 존재이유를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915 충동 데모닉을 키우고있습니다. 단순히 무한변신이 재밌고 파파파팍하며 딜넣는 맛이 뛰어나 부캐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915가 되면, 위대한 악세를 끼고 있는 상태에서 아바타가 하나도 없다면 공격력이 6853이 됩니다.
여기서 아바타를 끼면 한 부위당 공격력이 30씩 올라 결국 6943이 됩니다.
뭔가 느낌이 오지 않나요? 7000이라는 수치에 너무나도 근접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를 왜 이야기를 하냐하면...
제가 부캐를 키우면서 갓 915에 들어갔을 때, 혹헬에서 단 한번도 MVP를 먹지 못했습니다.
강직한 투사도 엄청 가끔 나오더군요.
컨이 딸려서 그런 것 아니냐구요? 제련을 하면서 공격력 7000을 넘었을 때, 똑같은 혹헬에서 MVP를 먹었습니다.
매 판 강직한 투사도 나오고 있고요.
겨우 공격력 140정도에 딜이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제 실력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여기서 느껴지는 바가 있었는데,
캐릭터의 성장이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비록 몇강 올리지 않았지만, 공컷의 효과로 인해 혹헬에서 가하는 데미지는 상당히 높아졌고, 이는 캐릭터의 성장이 체감이 될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한 판도 MVP를 먹지 못하다가, 매 판 MVP를 먹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캐릭터가 팍팍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지고 말이죠.
그래서 짐작을 해보았죠.
로스트아크는 과금을 하지 않는 한, 매일매일 접속해서 아주 조금씩 성장을 해가는 시스템입니다.
그만큼 동일 컨텐츠에서 태워질 시간도 많겠죠.
그런데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캐릭터가 그만큼 조금씩 성장하는것처럼 느껴지면
게임이 재미가 없겠죠?
그래서 해당 장비렙 구간에서는 성장의 정도를 팍팍 느끼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 같습니다.
기존의 데미지를 깎아서 말이죠.
만약 이런 장치가 없다면 어떨까요?
일단 재미를 주기 위해선, 성장의 효과를 가시적으로 나타내야 하기에 데미지가 팍팍 증가할 것이고
고렙과 저렙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벌어질 것이죠.
그렇게 되낟면, 다같이 잡는 필드보스에서 평타 한방으로 필드보스가 죽는 사태가 나올 수 있겟죠.
시즌1의 데미지 인플레이션처럼요.
그래서 고렙과 저렙의 데미지 차이를 줄이면서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
지금 부르는 '공컷'이란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아, 혹시라도 제 입장이 잘못비춰질 것이 우려되어, 미리 말씀드리자면
전 공컷을 혐오합니다. 아직도 이 공컷 시스템을 스마게가 잘못 설계하였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 시스템이 없었다면 자신의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기 떄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분명히 빡딜을 넣은 것 같은데, 저쪽이 훨씬 딜이 잘나오는 상황에서
공컷이라는 시스템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플레이어는 일단 자신의 실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MMORPG는 자신만의 성장보다는, 비교하면서 성장하는 맛이잖아요? 바로 옆에 사람보다 우월해지는 맛이 진짜잖아요?
그래서 MMO라는 글자가 붙기도 하고요
그런데 매 판 MVP를 먹지 못하고, 딜이 부족하다고 뜬다?
이건 개인의 의욕을 좌절시키는 방법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특히 이는 딜러캐릭터들 사이에선 최악으로 다가오는데요,
레이드를 성공 후, MVP창에서 서로 누가 딜을 더 잘 넣었는지 매판 비교하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공컷 시스템은 큰 장애물로 다가옵니다.
한마디로, 빡딜을 넣었어도 단순 제련 차이 때문에 라면딜을 넣었다고 욕먹을수도 있는 상황이죠.
이게 정상입니까?
물론 돈쓰고 제련해서 데미지 잘 뽑는 사람, 대우해줘야죠. MVP먹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데, 개인의 평가 잣대를 '딜'로서 판단하는 이 시점에서, 굳이 공컷을 만들어서 빡딜을 라면딜로 오해하게 만드는 이 시스템을 수정하지 않는다고요?
설사 의도가 아무리 좋았어도, 이걸 드러내는 방식에는 잘못이 컸습니다.
공컷을 없애라는 말은 안하겠습니다.
캐릭터의 성장을 시키는 재미를 부각하여, 해당 레벨구간에서 나날이 성장하는 맛을 느끼게 하는것도,
고렙과 저렙의 데미지 차이를 줄여서 다같이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공컷이 불러오는 문제점인
MVP에서의 평가는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는 '딜'이 평가 기준인데
이 '딜'이 공컷에 영향을 크게 받아
딜을 못넣은 사람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게임이 끝난 후 딜 못넣어서 오래걸렸다고 서로 욕을 해대고 있으니 말이죠.
꼬우면 제련하는 겜이 이 게임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 게임 실력겜 아니었나요?
감히 대안을 제시해봅니다.
공컷의 대체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MVP를 띄우는 지표 중, 숙련도 지표를 추가해주십시오.
공컷하고는 아무 상관 없이,
얼마나 스킬을 잘 피하고 공격을 얼마나 잘 넣고 때에맞춘 스킬을 잘 썻는가를 기준으로
평가기준을 하나 더 만들어주십시오.
현재 레이드나 어비스던전의 난이도는 적당하다고 봅니다. 예전처럼 딜이 부족해서 못깨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러나 이렇게 좋은 난이도가 되니, 사람들이 MVP가지고 쌈박질 하고 있는 상황은 있습니다.
그 때, MVP가 공컷에 영향을 주로 받기보다는
그 사람의 실력에 영향을 받아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