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한 이미지)
단순한 도전 욕구와 레거시한 레이드 콘텐츠에 대한 갈망으로 시작했던
로스트아크의 보정 콘텐츠들, 드디어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아크라시아를 잠시 떠났던 기간을 제외하고,
약 7개월 동안 꾸준히 로스트아크의 헬 콘텐츠를 사랑하고, 즐겼습니다.
각설하고, 극히 마니악 한 헬 콘텐츠에 대하여 필자의 사견을 풀면서
이 여정을 마무리해 보려 합니다.
헬 레이드 콘텐츠의 장점
1.기존 노말, 하드 난이도와 전혀 다른 레이드 불륨을 자랑한다.
헬에서만 나오는 추가 기믹/패턴들의 완성도가 헬에서만 쓰인다는 게 아까울 정도.
예를 들어, 아브렐슈드 [하드] 난이도에 비해 [헬] 난이도는 '더 어렵다'라는 필링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전혀 다른 레이드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른바, '숙제'에 게임이 물리는 감이 있다면 도전해 보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콘텐츠다.
2. 밸런스가 균형감 있게 포진 되어 있다.
공격대원 전원이 본인의 몫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유구한 레이드들의 역사를 충실히 반영했다.
타임어택, 카운터, 무력화, 기타 기믹 中 무엇 하나 근거가 빈약한 부분이 없고,
모든 공격대원의 역할 가용량 최대치에 거의 근접하지만,
조금이라도 오버해서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
속칭, '억까'로 의미 없는 상실감을 주는 경우가 잘 없다.
(버그가 유일한 억까)
3. 과한 캐릭터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다.
보정 콘텐츠는 입장 레벨만 달성하면, '조율의 서' 시스템을 통하여
특성, 스킬트리, 보석, 장비 세트 등 모든 것을 유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레이드 진입에 대한 부담이 매우 낮다.
헬 레이드 콘텐츠의 단점
1. 도전할 때마다 재화 소모를 요구하며, 보상이 미흡하다.
강화는 없어도 되지만, 배틀 아이템은 있어야 한다.
반면, 그러기에는 유저 대다수가 흡족할 만한 보상 체계랄 것이 전무하다.
이 대목이 헬 콘텐츠 인원 감소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사료된다.
2. 통합 디스코드를 통한 구인/구직을 강제하기에 접근성이 낮다.
공대원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 없이는 헬 레이드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부분에 필자도 적극 동의한다.
다만, 구인/구직 과정마저 외부 프로그램인 디스코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독으로 작용한다.
적어도 구인과 구직은 인 게임 내에서 하는 것이 지배적인 문화였다면,
더 많은 유입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3. 보정 콘텐츠를 위해 마련된 편의성이 미흡하다.
'조율의 서' 자체가 유입 유저에게는 벽이다.
일일이 캐릭터의 모든 분할 스펙 요소를 직접 투자해야 하는 이 시스템은
보편적 세팅 추천과 같은 최소한의 기능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4. 부정 행위나 친목질, 비매너 플레이를 통해 세태를 흐리는 경우가 잦다.
근 7개월 가량 즐기면서, 특히 무공 칭호에 대하여
'도대체 이 사람이 어떻게 클리어를 했을까?'라는 의문을 자아내는 경우가 심심치 않았다.
여성 유저와 그녀를 캐리하는 남성 유저의 콜라보레이션이 이 좁은 콘텐츠 시장 안에서의 또 다른 별미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상기의 경우가 많았을 뿐, 필자는 성에 대하여 차별적인 견해를 주장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현물 거래가 오가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현재 공급된 무공 칭호 수량의 2할 정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진정한 무공은 당장 그 무공을 출발할 수 있는 유저들뿐이다.
안타깝지만, 헬정공'이라는 워딩에 대하여 필자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다.
비교적 본인보다 빠르게 무공 파티에 지원하는 유저들에 대한 근거 없는 배척,
지인 파티 조성을 통한 카르텔 형성, 지각, 언쟁 등..
결국 사람이 결집 되는 곳이다 보니 별의 별 경우가 다 있다.
(특히 아브렐슈드의 경우가 유독 심했다.)
헬 레이드 별 간략한 후기
1. 발탄 : 헬
2022년 체감 난이도 : ★★★☆☆
2024년 체감 난이도 : ★☆☆☆☆
내용평 : 헬 콘텐츠를 입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발탄 헬이다.
필자가 알던 발탄 [하드]는 사실 진짜 발탄이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첫인상이 아직도 선명하다.
현재에도 로아톡 디스코드를 통해 적당한 공격대 순환 사이클을 갖고 있고,
이제는 비교적 입문이 용이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2. 비아키스 : 헬
2022년 체감 난이도 : ★★★★★
2024년 체감 난이도 : ★★☆☆☆
내용평 : 출시 초기 지옥과 같았고, 클리어할 수 없는 레이드로 정평이 났었으나,
이조차 클리어를 위한 다양한 새로운 택틱들이 연구되면서, '암흑 수류탄'이라는 아이템 빌드를 통해 이후 비보정을 포함한 모든 레이드에 가장 지배적인 영향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발탄에 비해 관문 수도 더 많고, 비교적 공격대 사이클이 적다.
공격대원 개인의 컨트롤 스킬을 충분히 요구하는 레이드이기 때문에,
어떤 직업으로 도전하든 기본기 연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쿠크세이튼 : 헬
2023년 체감 난이도 : ★★★☆☆
내용평 : 이제 쿠크세이튼 [노말]은 장난감도 안 되는 풍조이지만, 사실 [노말]도 굉장히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미 난이도 너프로 꽤 크게 칼질을 당한 [노말]도
숙련을 자칭하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1475 레벨, 3333 각인으로의 돌파에 쉽게 성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크세이튼 [헬]은 기존 레이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피격 범위 미표시'라는 새로운 과제를 줬다.
공격대원 개개인의 컨트롤 스킬뿐만 아니라,
쿠크와 세이튼의 어그로 분할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클리어가 가능한 독특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쿠크와 세이튼'이라는 그 이름에 가장 걸 맞는 레이드로 기억된다.
4. 아브렐슈드 : 헬
2024년 체감 난이도 : ★★★☆☆
내용평 : 과감하게 탈거됐던 (구)아브렐슈드 5관문을 그대로 차용하며,
총 (구)5관문과 6관문, 2관문 체제로 구성됐다.
레거시한 레이드의 에센셜이라고 할 수 있는 공격대 단합 능력의 극을 요구한다.
레이드가 유명한 타 게임(와우 등)에 비해 비교적 단순했던 로스트아크 레이드 기조에서
완고한 반골 기질을 나타내는 레이드다.
변수가 상당히 많고, 공격대가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공격대원들에게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강제한다.
또한, 보다 더 심도 깊은 패턴 분리와 연계 패턴들을 통해 공격대원 모두의 정밀한 의견 통합을 요구한다.
끝으로..
우리 레이드의 기회 비용은 생각보다 크다.
1~2% 남짓의 성공 확률을 자랑하는 강화 버튼의 현금 환액 가치는 율곡 이이에 준한다.
그 모든 기회 비용을 소모한 대가로 새로운 레이드를 즐길 수 있다.
놀랍게도, 헬 레이드는 입장 기회 비용이 거의 없다.
그에 반해, 기존 난이도와는 전혀 다른 레이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기믹이 다르고, 없던 기믹도 대거 추가되고, 변형되고, 패턴도 예외는 아니다.
해보지 않고 유기하기에는 가성비가 너무 좋은 콘텐츠다.
느슨한 숙제 일상에 긴장감이 필요할 때, 꼭 한 번 도전해 보시기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