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입니다.
1. 모든 RPG의 엔드 컨텐츠는 룩딸이다.
2. 버려지는 부가 컨텐츠를 골드화 > 귀속화 하자.
3. 메인 컨텐츠 숙제에 귀속과 룩딸을 넣자.
로아는 기본적으로 모든 컨텐츠가 강화 > 레이드로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때 강화에 필요한 재화는 전부 골드로 치환할 수 있으며 그 골드 또한 모든 컨텐츠에서 비롯됩니다.
즉 모든 컨텐츠가 골드벌이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돈이 되지 않는 컨텐츠는 버려집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생활 컨텐츠는 중요한 골드벌이 수단입니다.
그중 고고학은 1) 유물 발굴 > 2) 상레하/중레하 제작 > 3) 판매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공장을 돌리는 유저들은 1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영지에서 손쉽게 생기를 녹이고 시세 차익을 많이 남길 배템을 겨냥해 제작 사이클을 돌리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작 공방에서 상레하/오레하 외에 다른 걸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고고학 제작 중 하나인 '베른 남부 보물 지도'를 아십니까? 그곳에선 확률적으로 '생활 도구 제작 키트'를 드랍하지만 고급~영웅 키트는 값어치가 없고 전설~유물 키트는 확률이 현저히 낮아 리턴이 좋지 않습니다.
만약 제작 키트가 제작으로만 얻을 수 있는 '보물 지도'에서 귀속템으로 나온다면? 희귀·오레하 유물을 다량으로 소비해 시세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뿐더러 자연스레 컨텐츠가 소모됩니다.
여기서 한 발 나가볼까요. 시즌1 생활 컨텐츠는 (플필 골드 벌이도 있었지만) 장비 제작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로아측 설계는 레이드나 항해 없이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이 룩딸을 위해서도 생활을 즐겼습니다. 이는 직작으로만 얻을 수 있으므로 컨텐츠 소모가 가능했습니다. 이 룩딸 재료가 해당 보물 지도에서 드랍되면 어떨까요.
이때 우리는 생활 시스템 하나에 귀속과 룩딸을 넣어도 버려지지 않을 컨텐츠가 많아질 수 있음을 이해합니다.
다른 예시로 레이드를 봅시다.
현재 6캐릭 제한으로 골드수급이 한정돼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컨텐츠는 골드벌이므로 부캐릭은 레이드를 통해 골드를 벌어오는 것이 존재 이유입니다.
한번 주차하고 나면 강화비용 >>> 수급비용이므로 부캐릭을 더 키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귀속과 룩딸을 추가한다면 어떨까요.
해당 레이드에서만 나오는 귀속 아바타가 있다면 룩딸에 미친 고인물들이 기꺼이 쌀먹을 포기하고 부캐릭에 투자할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여기서도 미친 뺑뺑이를 돌릴 게 아니라 거래 가능한 아바타 (좀 더 이쁨)와 귀속 아바타로 나눈다면 전자는 득템의 맛을 후자는 확률 노가다가 없는 행복한 룩딸이 되는 지속 가능한 컨텐츠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봤을 때 로아 개발진은 귀속과 룩딸을 저평가 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손쉽게 이쁜 펫과 아바타를 나눠 줍니다. 그게 혜자고 사료라고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컨텐츠를 즐겨야 할 유저 입장에선 지겨운 숙제와 룰렛일 뿐입니다.
'지속 가능한 컨텐츠'에 대한 금강선 디렉터의 말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새 컨텐츠 개발과 북미 패치로 인력이 부족하다면 이미 버려진 컨텐츠들을 약간만 손봐도 꽤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로아에 더 많은 룩딸 컨텐츠가 생기길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