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는 없지만 일리아칸도 낙인 패턴에서 사용하는데, 카멘을 비롯한 어둠군단은 사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어둠은 힘의 원천이 다른 모양. 카멘 4관문 클리어 컷신에서 환영술과 마법이 통하지 않은 것도 동일한 이유라 짐작된다.
2. 쿠크세이튼 레이드 3관문의 마리오 진입 마법진은 잠수함 패치 된 전적이 있다.
▲ 왼쪽: 2021년 5월 11일(업데이트 전), 오른쪽: 2021년 5월 12일(업데이트 이후)
현재는 붉은 달의 문양인 마리오 진입 마법진은 원래 십자 모양에 가까운, 처음 보는 문양이 그려진 마법진이었다.
임시 데이터가 레이드 출시 때부터 라이브 패치에 넘어왔던 것인지, 아니면 기타 내부 사정으로 변경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활성화 이펙트가 좀 더 알아채기 쉽도록 바뀐 것을 보아 편의성 패치의 일환으로 수정하며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3. 카마인 테마
3-1. 카마인 주둔지에는 카마인 테마 midi 버전, midi 콰이어 버전이 존재한다.
카마인 주둔지 BGM에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1분 30초 이후 급변하는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케스트라 버전과는 이끌어가는 템포가 살짝 다른, 카마인 테마 원본이라 볼 수 있는 버전. 둘은 각기 다른 파일을 이어 붙인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인지는 몰라도 사이에 뚝 끊겼다가 다시 재생된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유튜브에 올라온 카마인 테마와 주둔지 BGM의 길이가 모두 3분 3초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3-2. 카마인 테마와 모험의 시작의 비슷한 곳을 겹치면 흥미로운 흐름이 된다.
카마인 테마 2분 2초와 모험의 시작 1분 56초는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걸 겹치면 약 5초간 두 곡의 금관 소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영상 0:03 부분)
그러나 점차 급격히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모험의 시작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영상 0:35 부분) 다시금 사운드가 겹친다. 이후 모험의 시작이 막을 내리자 카마인 테마에서 마치 승리를 알리듯 당당한 금관 소리가 울려 퍼지고, 곡의 분위기가 절망적으로 바뀜과 동시에 모험의 시작이 다시 시작한다. 이때 퍼커션 사운드의 큰 틀이 겹친다.
별거 아닌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루프물 떡밥이 산재한 로스트아크에서 이런 흐름은 상당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4. 빛의 삼원색과 색의 삼원색
▲ 아크의 색상
▲ 움벨라 촛불 퍼즐 힌트 스크립트
아크와 움벨라가 표방하는 것은 빛은 가산할 수록 더 밝은 빛이 생긴다는 개념의 빛의 삼원색이다. 빨강, 초록, 파랑의 원색은 서로 섞여 하늘, 분홍, 노랑이 된다.
색의 삼원색은 정확히 반대 개념으로, 하늘, 분홍, 노랑이 섞여 파랑, 초록, 빨강이 된다. 이쪽은 빛의 감산 개념으로, 섞일수록 어두워지는 색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보통 빛의 삼원색을 RGB, 색의 삼원색을 CMYK라고 부르며 각자 색의 농도를 표현하는 값으로 쓰인다.
▲ CMYK 색상표를 이루는 각 값
CMYK에서 중요한 것, 열쇠라는 뜻을 가진 'Key'는 CMY만으로는 짙은 검은색을 만들 수 없다는 이유로 인쇄 업계에서 별도로 만들어낸 값이다. 더할수록 색이 탁하고 어두워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루페온이 빛과 어둠을 모두 소유하려 한다는 카마인의 말에 힘이 실리는 부분.
두려워진 루페온께서는 하나의 아크를 일곱 개로 찢고,
마지막으로 하나의 안배를 더 만들어두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눠진 아크를 하나로 묶어낼 열쇠...
- 엘가시아 컷신 중 베아트리스의 대사
누군가와 함께하려 해도, 네 운명은 그걸 내버려두지 않아.
결국 너로 인해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이지.
- 카마인이 아만에게
Key와 어우러져 어두워진 색은 다른 색과 섞여 어두워진 색과는 채도와 선명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Key와 섞여 어두워진 쪽이 좀더 밝고 또렷한 결과물이 나온다. 즉 뚜렷한 심연도 아만이 있어야만 구현이 가능하단 뜻이다.
루테란이 열쇠의 아크를 은닉한 것 또한 어둠을 멀리하기 위함이었으리라 짐작게 하는 부분이다.
열쇠의 아크는 본래 자아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과 거듭 강조되는 '아크는 희생이다'를 미루어 보아, 열쇠는 자신을 지우고 없애야만 세상의 Key 값이 0이 되어 빛이 존재하는 운명인 듯하다.
5. 사원색
사원색은 독일의 생리학자 에발트 헤링이 눈으로 보고 지각할 수 있는 색이 3개의 색이 아닌 4개의 색이라며 삼원색을 반박하기 위해 제시한 것으로, 그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이 원색이라 주장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삼원색으로 점철된 로스트아크 세계관에서 쿠크세이튼은 특이하게도 이 사원색을 채용한다.
▲ 네 개의 문양, 네 개의 색상
▲ 각자 배정된 문양 색상과 거리가 있는 광대 변신 색상
광대와 문양의 색상 관계를 보면 파랑→초록→노랑→빨강→파랑이다. 이는 사원색론에서 제시하는 흐름과 일치한다.
▲ 사원색의 기본 개념인 반대색을 표현한 그림. 표기 순서를 보면 시계 방향으로 진행된다.
사원색이란 노란색의 반대색은 파란색, 빨간색의 반대색은 초록색인 반대색설 개념으로, 헤링은 색의 이웃색과 섞을 수는 있어도 반대색과는 섞어 색을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여기서 노란색과 파란색은 각각 빛과 어둠의 관계로 통용된다. 그것을 밑받침하듯 질서는 종종 노란색으로 표기되며 신성력은 노란빛을 띤다. 어둠의 주인 카멘과 심연의 군주 카제로스가 파란색으로 묘사되는 것과 대비된다.(빛과 어둠 중간에 자리한 색을 보면 새벽과 황혼이 떠오른다. 우연의 일치?)
그리고 우리는 쿠크세이튼 레이드에서 어둠, 파란색에 해당하는 스페이드를 처리할 수 없다. 1관문 카드비 패턴에서도, 2관문 미로 패턴에서도, 3관문 마리오 패턴에서도 스페이드 카드 병사는 찾아볼 수 없다. 이유가 무엇일까?
카드 병사가 몸에 두르고 다니는 카드는 에이스다. 에이스 스페이드는 가장 높은, 첫 번째로 만들어지는 카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를 다르게 말한다면 에이스 스페이드는 처음부터 존재한 것.
▲ 2마리오 배경을 장식하는 수많은 스페이드와 세이튼. 그의 모자에는 세 개의 해골이 담긴 스페이드 하나가 새겨져 있다.
그렇다. 스페이드 카드 병사는 줄곧 우리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
스페이드 카드 병사 세이튼은 클리어 후에도 처치되지 않고 멀쩡히 일어난다. 어둠을 상징하는 스페이드는 죽지 않는다고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신기한 건 분명 빨간색이 광기의 색일 것이고, 4마리오의 미치광이 광대도 얼굴에 하트가 그려져 있다. 근데 세이튼은 왜 하트가 아닌 스페이드를 새기고 있을까? 그가 어둠의 장기 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머지않아 어둠의 주인이 될 것이라고 모자로나마 꿈을 꾸는 것일까?
그리고 이렇게 어둠과 관련된 인물들이 제4의 벽을 허무는 것은 어둠이 가진 힘의 원천이 차원과 관련 있어서일까? 몹시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산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