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는 확실히 자신만의 독특한 레이드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이 레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직관적이라는점입니다. 배경은 톤을 낮추고, 캐릭터와 기술은 채도를 높여두었기 때문에 화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확히 보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직접 하지 않는 사람조차도 전투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와우 같은 게임은 직관성이 떨어지고 타격감도 약해서, 실제로 게임을 해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또한 로아의 레이드 패턴은 독창적인 부분이 많으며, 액션 게임이 레이드라는 형식을 이렇게까지 잘 구현한 사례는 로아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성공에 도취된 나머지, 개발진은 정작 드러나는 문제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a.숙제화로 인해 버려지는 레이드
가장 큰 문제는 레이드가 숙제라는 성격 때문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레이드가 숙제인 게임중에 레이드가 어려운 게임은 없습니다. 숙제이기 때문에 난이도를 높이지 못하고, 억지로 쉽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결국 “그런 패턴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레이드가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카멘 1관문의 칼리네사는 수많은 변신을 하지만, 정작 알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도 칼리네사 매두사 패턴 전조를 알고 반응 하는사람 50명중 1명도 안될것입니다. 공격이 전혀 아프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은 개발 리소스 낭비이자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칼리네사는여러 변형폼이 있지만, 그냥 모르고 빨간색만 피해도 깬다>
그래서 저는 예전(5년전)부터, 레이드를 숙제로 만들지 않든지, 혹은 난이도를 세분화하든지 반드시 수정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최근 모르둠에서 혹평을 받은 뒤로, 개발진은 계속 쉬운레이드만 내놓았습니다. 문제는 그 시즌에는 선발대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는 것 입니다. 레이드는 몇 시간이면 깨지고, 개발진은 열심히 만들었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 소모 콘텐츠만 남아버린 것입니다.. 결국 애써 만든 레이드가 땅에 묻히는 꼴이 됩니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어려운 레이드에 도전할만한 매력적인 아이템을 제공해야 하고, 시스템적인 개편도 필요합니다. 진짜 아쉬운 것은 나중에 레이드를 삭제하는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내놓을 때부터 난이도를 낮춰서, 개발자는 의미없는 개발을 하는 것이고 유저도 시간을 의미 없이 소비하는 것입니다.
개발자에게도 완벽한 레이드를 만들자고해야 동기부여가 되지, 그냥 버려지는 레이드를 만드는것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3막 1관 PV가 나왔을때 사람들은 무명왕을 생각했을것이다, 그런데 실체는 대놓고 버리는 레이드 티가 났다.>
가토도 마찬가지입니다.
금강선 디렉터가 예전에 “가토를 중간 레벨급 레이드로 만들고싶다”고 말했을 때 저도 그런생각을 하고 있을때라 놀랐습니다. 지금의 가토는 숙제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 아래 의미 없는 전투가 되었습니다.가장 재미있었던 가토는 벨가누스를 1인으로 클리어할 수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 시절 가토는 적당한 난이도와 재미 때문에 도전할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언제나 같습니다. 로아는 레이드를 숙제화하면서 너무 포기하는 것이 많고 결국 가장 중요한 재미를 잃어가고 있는다는 것입니다.게임에서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가치는 재미입니다.
<벨가누스는 재미있는 1인컨텐츠였다..>
로아의 문제는 숙제를 제일 먼저 고려해서 컨텐츠를 짠다는 것입니다.
레이드 가토 등은 재미를 위주로 난이도 설계를 해야하고. 난이도 세분화 또는 아이템 세분화 또는 빠른 졸업이 가능하게해서 억지로 돌게 해서 피로감을 주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우선순위가 잘못됐습니다.
억지로 숙제화 시켜서 접속시간을 늘리고 컨텐츠 구멍을 매꾸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하기싫으면 안해도되게 설계를 해주세요.
대표적으로 몬스터헌터의 장식주가 딱 원하는대까지만 파밍하고 이후는 자기만족인데 그런 설계가 필요합니다.
b. 기믹 레이드의 문제
또 다른 문제는 지나치게 기믹 중심 레이드로 흐른다는 점입니다. 개발진은 “피지컬 레이드만 내면 못 깨는 유저가 있다”는 이유로 기믹을 강제로 추가하지만, 이는 누구도 원하는 방향이 아닙니다. 게임의 핵심은 재미여야지, 모든 사람이 억지로 고난이도를 깨게 만드는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난이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실력이 뛰어난 유저는 하드를 깨고, 평균적인 유저는 노말이나 이지를 깨면서 각자 재미를 느끼라고 존재하는것입니다.그런데 레이드를 숙제로 만들고, 모두가 반드시 클리어해야 한다는 전제를 두다 보니, 게임의 근본적인 목표인 재미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습니다.
특히 로아는 후판정 게임입니다. 따라서 굳이 와우처럼 기믹으로만 난이도를 높일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후판정의 장점을 살려 피지컬 도전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물론 좋은 기믹도 있습니다. 아브렐슈드의 운석 관리처럼 머리를 써야하고 즉각적인 판단과 랜덤성을 요구하는 기믹은 뛰어났습니다. 쿠크세이튼의 점프맵처럼 신선한 재미를 주는 요소도 훌륭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믹조차 숙제화되어 1년 동안반복되다 보니 결국 피로만 남았습니다.만 최초에는 매우 놀라운 기믹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그냥 난이도를 높이기 위한 기믹 떡칠은 너무 과합니다. 새총처럼 재미있으면 넣는거지 그저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기믹을 추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브렐슈드는 완성도가 아주 높은 레이드였다. 1년 돌지 몰랐다면>
카멘으로 돌아가서 그때는 이상적이었나 살펴보죠. 기믹의 직관성 측면에서 카멘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또 지금까지 나온 모든 레이드 중에 가장 피지컬레이드였습니다. (저는 이정도 피지컬 레이드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 하지만 저는 다른 점에서는 카멘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레이드 전체가 지나치게 길고 느리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말하지만 레이드의 본질적 재미는 결국피지컬적 도전에서 나오는데, 카멘도 어느정도 숙련이 되면 도전적인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패턴이 더 빠르고 레이드가 빨리끝난다면 비슷한난이도에 훨씬 재미있을텐데, 딜이 빡빡한 것이 난이도의 가장 중요한 점인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모든 레이드에서보스와 유저 모두의 속도를 ~15-~25% 정도 빠르게 하고, 전체 전투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신속은 지금도 손가락이 매우 아파서 한계를 너무 많이 상향하지 않는것이 나을듯하다) 그래서 시즌3에서는 혹시 기본 속도를 올려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역시 오산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저만 느낀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광폭화 상태에서 진행되는 레이드 같은더 빠른 템포의 콘텐츠를 기대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만약 피지컬 떨어지는 유저가 못깬다고. 퍼포먼스 문제 때문에 이런 변화를 주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지나치게 보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보수적인 선택이 게임의 재미를 갉아먹고 있는 셈입니다. 롤이 재미가 있었던건 찰나의 순간의 공방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대는 결국 빨라야 재미가 있습니다. 최소한 최고난이도는 말이죠.
카멘이 지나고 2년이나 경험이 쌓인 뒤에 나온 카제로스는 오히려 더 길어지고, 기믹은 더 많아졌습니다. 후퇴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은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또또 말하지만 난이도는 기믹이 아니라 피지컬적 한계를 느끼게해서 높여야 합니다.피지컬이 부족해서 절대 못 깨는 사람은 못 깨는 게 맞습니다. 단, 그 보상이 반드시 얻어야만 하는 필수 구조가 아니라면,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상대만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레이드는 전혀 재미가 없습니다. 현재 레이드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은 단순히 “공격 → 공격 → 공격 → 공격 → 딜탐 → 딜탐 → 공격 → 공격 → 공격”의 반복구조일 뿐입니다. 이는 너무도 오래된 구식 방식입니다.
보스가 공격만 퍼붓는 것도 지루하고, 억지로 딜탐을 쥐어주는 것도 재미가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구조는 플레이어와 보스가 주고받듯이 공격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저가, 저가, 저가”처럼 기계적으로 패턴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가끔씩 빠르게 저가 혹은 카운터 혹은 강제 스페이스 기술이 들어와 빠르게 판단하는 긴장감을 주는 방식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결국 외워서 타이밍을 맞추는 게 재미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빠른 상황에 반응하며 긴장감을 느끼는 것이 진짜 재미라는 겁니다.
<레이드는 잘만든다? 아르모체는 재미있었지만, 카제로스에서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줬다. 기믹 도배를 했으며, 주고 받는 전투가 아니라 일망적으로 막는 레이드가 되었다.>
세키로가 보여준 액션 게임의 묘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액션 게임은 기본적으로 공격과 방어, 주고받는 템포 속에서 쌓이는 긴장감이 핵심입니다. 레이드가 진짜 재미있으려면, 로아 역시 이런 주고받는 액션의 리듬을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세키로의 점프와 밟기는 로아의 저가와 카운터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세키로는 점프를 5번씩 쓰는 패턴은 나오지 않습니다. 세키로는 수비를 계속해야하는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오히려 공격에 대한 압박이 있죠. 세키로는 상대 공격이 3번정도만 반복되고 이후에는 반드시 공격하여 체간을 올려야합니다. 오고가는 공방의 재미가 있는 것 입니다. 하지만 로아는 5연저가 사이에서 딜을 넣을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저가를 성공하면 딜이 더 유리해야하는데, 딜탐은 없고 생존용으로 그저 저가를 해야할뿐입니다. 저가-> 딜->저가->딜->저가 이런식으로 중간 중간 우겨넣을 수 있게 설계하는 것이 훨씬 게임이 재미가 있습니다. (연속 저가가 한 번 있었으면 그러려니 하는데 너무 많았다.)
<세키로는 후반쯤가면 너무 반복이라 단순한 느낌이 들지만 참 재미 있었다. 하지만 로아는 수많은 시스템을 넣어두고 기본을 못지켜서 점점 재미보다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qte 엑션(격돌 리듬게임)으로 난이도 높이는 것도 매우 어이 없는 일입니다. qte엑션을 그렇게 중요한 중간 중간에 넣는 게임은 어느 엑션게임도 없습니다. 새총 정도가 적은 리스크로 적절한 난이도로 들어간 기믹이지 qte못하면 죽어야 되는 건 말도 안되는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카멘때도 비판이 있었으나 개발자들은 여론이 크지 않으면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추가했다고 만족하지 말고, 어떤 것이 재미인지 기본을 생각할때 입니다. 재미없는건 버려야합니다.
c. 컨텐츠의 주기
로아는 다른게임에 비해서 레이드를 매우 빨리 출시하는게임입니다. 이건 그들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개발한 것에 비해 재미는 짧고 숙제는 지루하고 깁니다. 로아는 개발자의 노력이 게임 설계가 엉터리인 이유로 너무 아까워지는 게임입니다. 그 이유는 앞에서 여러번 말했듯이 레이드가 숙제라고하기에는 난이도가 높고. 한번깨는 레이드로 치기에는 난이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또 가토는 너무 쉬워서 개발은 했지만 컨텐츠 같은 느낌이 안듭니다. 일은 열심히 하는데 설계나 배치가 엉망이라 유저가 그만큼 재미를 못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또 이런 엉터리 설계때문에 열심히 일한 개발자들도 본인들의 일이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일단 숙제랑 도전적인 레이드는 구분되어야합니다. 그리고 레이드는 복붙을 해도 빨리 나오는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모르둠 이후에 쉬운 난이도 레이드가 강습, 카멘, 4관 3번이 연달아 있었습니다. 선발대는 그냥 시간 날리기하면서 재화를 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욕을게 무서워서 그리고 숙제 위주의 레이드를 만들다보니 이렇게 된것입니다.
난이도는 최소 번갈아서 높은 난이도가 나와야합니다. 지금은 레이드 밖에 없는 게임인데 레이드를 숙제용으로 만들면 게임을 하는 목적까지 없어지는 것 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로아는 지금 개발속도로도 컨텐츠를 사이사이에 넣어서 안 끊기게 할 수 있다. 근데 늘 한번에 업데이트하고 쉬운레이드를 연달아내서 지루한 시즌이 길게 느껴지게 배치를 한다.>
하지만 트라이 난이도와 숙제 난이도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레이드는 쉬워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슨 예술병인지 색칠놀이 가토는 계획에서 없어졌고 굳이 난이도도 없는 가토를 새로 만들고 있으며, 기존 컨텐츠 재활용 조차 재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하드는 최상위의 리셋이 빠른 아이템과 골드 및 재료가 노말은 최상위 리셋이 빠른 아이템은 뜨지 않지만 골드 및 재료는 동일하게 나온다면, 라이트 유저는 숙제를 노말에서 해도 되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그리고 굳이 모든난이도를 숙제에 맞춰서 설계할 필요가 없을 것 입니다.
d. 퍼클레이드 이벤트
지난번 카멘 퍼클레이드에 좋은 선례가 있었고, 시간이 2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런데 왜 1막~4막까지는 순위 어나운스를 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버그걱정으로 순위 어나운스를 안하는 걸로 보이는데, 이것도 무서운것 중에 하나일까요? 로아는 모든 유저가 원하는데 안하는게 너무 많습니다. 로아는 항상 무서워서 최악의 선택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퍼클레이드는 규칙을 충분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방송한 공대만 출전가능하다거나. 2시간딜레이를 권장하고 2시간 지나면 진도를 알려주거나 영상을 푼다거나. 아니면 마지막 구간에서만 비방이 가능하게 한다거나.
유저들이 굳이 저내용을 말 안한것은 로아개발팀도 생각할만한 당연한 것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역시 늘 그렇듯이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제가 5년동안 어떤패치도 안했다고 끊임없이 비판했는데, 퍼클레이드 이벤트만봐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2년전에비해서 퍼클레이스가 발전한 것이 뭐가있나요? 레이스의 재미? 레이드의 완성도? 스토리 컷신? 아무것도 발전하게 없습니다. 모든 것이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로아는 모든 유저가 문제라고 생각한걸 4년넘게지나서 유저가 폭발하고 난 뒤에 패치합니다. 그것도 그 중 한개정도만.
회의를 안하는 건지 직원들이 일시킬까봐 회의때 아무말 안하고 있는 건지, 리더진들이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순 없지만 뭔가 회사의 시스템 적으로 잘못되어 있습니다.
2.로아의 스토리
로아의 큰 세계관은 분명히 잘 짜여져 있습니다. 큰 줄기의 스토리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제가 긍정적으로 본 부분은 ‘신’이라는 대상을 다루는 방식이 여타 소설이나 게임들과 달랐다는 점입니다. 또 스토리 전개에 과함이 없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점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레이드 출시를 당기고 개발력이 부족해서 스킵하는 등에 의해서 원래 의도한 스토리를 많이 건너 뛴다는 것은 많이 아쉽습니다. 예를 들어 군단장도 게임이 망할까봐 스토리보다 미리 싸우는 느낌이 들었고, 해적 같은 부분도. 붉은 해적단 관련 스토리가 있지만 대부분 스킵돼서 모험의 서를 다 읽지 않는 분은 저게 뭔가 하실 겁니다. 그 외로도 게임적 문제로 변형된 스토리가 너무 많습니다. 물론 과하게 숨긴 부분도 많고요. 숨길거면 다른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습니다.
이번에 나온 카제로스 스토리는 카제로스 잡고는 엉망이었지만 아마 후일담은 그것보다는 괜찮을 겁니다. 저는 디렉터가 스토리 이야기를 하길래 절대 준비할 시간이 안되는데 왜 스토리 이야기를 하지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보시는 대로 아무 스토리가 없었습니다. 뭘 전달하고 싶은지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디렉터가 스토리를 모르니 저게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모르는겁니다. 큰 줄기를 모른다는것이 아닙니다. 디렉터라함은 작은 줄기까지. 모든 세세한 부분까지 알고 있고 감독이라는 생각으로 문제점을 생각하면서봐야 합니다. 그렇게 했다면 요상한 소리를 내는 샨디 분신을 통과시켰을 리가 없습니다.
저는 아마 로아가 소설로 나온다면, 게임에서 보는 것보다 10배는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인 로아는 개발 능력부족으로 너무 스토리가 뒤틀렸습니다.
그리고 진짜 개발팀에 로아를 사랑하는 사람이 남아 있는게 맞나요?
a. 재미없는 소소한 에피소드
그리고 추가적인 문제점으로 스토리의 작은 대화나 에피소드가 재미가 없습니다. 예컨대 욘이나 파푸니카가 재미없던 이유는 단순히 사이드 스토리라서가 아닙니다. 사이드 스토리라면 오히려 센스와 유머로 즐거움을 주어야 하는데, 그런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파이널 판타지 7에서는 큰 스토리 전개가 안돼도 클라우드가 두 여자에게 동시에 부탁을 받자 당황해 말을 돌리는 장면이라든가, 길을 가며 동료들과 기싸움을 벌이는 대화 등 작은 재미 요소가 많습니다. 반면 로아는 이런 감각이 부족합니다. 센스 있는 작가가 스토리작가에 없는 느낌입니다.
b. 나를 무시하나 생각이 드는 퍼즐난이도
로아의 스토리 중 퍼즐은 그냥 색깔 맞추기 입니다. 너무 낮이도가 낮아서 게임성이 없습니다. 로아는 항상 같은 문제로 본인들의 컨텐츠를 망칩니다. 과한배려로 게임성을 없앱니다. 젤다같은 게임은 난이도 조절을 실패했고 본인들의 퍼즐정도 맞는 난이도라고 생각하는 개발진의 고집인가요? 게임의 첫번째는 재미인데 퍼즐을 색깔놀이로 했다는건 게임의 본질을 버리는 것입니다. 제가 화가 나는 것은 좋은 스토리의 퀄리티를 이런 엉성한 퍼즐로 본인들의 게임을 땅에 버리는가 입니다.
<엘가시아의 큐브 여는 퀘스트. 사실 옛날 퀘스트와 비교하면 좋은편이다. 문제는 다른게임과 비교하면 형편없다는것이다.>
북미에 처음 로아가 오픈했을때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 뭔지 아시나요? 스토리 미션이 너무 쉽다는 것입니다. 스토리 보스들은 그들이 패턴을 뭘 쓰는지도 모르게 죽습니다. 아무 파밍도 안해도 그냥 주는 아이템만 먹어도요. 1초만에 죽는 보스를 잡고나서 그 케릭터들이 기억이 날까요? 이런 것이 본인들의 게임을 땅에 버리는 것입니다. 이러면서 새로운 스토리 스킵은 아주 오랫동안 안만들어줬었습니다. 본인들이 만든 스토리를 봐줬으면 한다면 이런 기본적인 걸 하고 바라는게 맞습니다. 난이도 조절을 안한 것은 게임이 아닙니다. 유저들이 봐주길 기대하지 말아주세요.
c. 케릭터성 또한캐릭터성이 매우 약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만, 실리안, 바훈투르 같은 캐릭터는 전형적인 사제·기사·드워프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좋은 캐릭터라면 뚜렷한 서사적 특징과 숨겨진 매력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아제나는‘귀여운 것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어, 그런 요소를 선물하면 호감을 얻을 수 있다거나, 실리안은 ‘말 덕후’라서 관련된 대화에 열광한다거나 몰래 경마를 뛴다거나, 바훈투르는‘수염 뜨개질’을 취미로 해서 외모가 자주 바뀐다거나 하는 식으로 차별화된 개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무난하고 평범해서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즉, 외관상 특이한 특징 + 성격상 특이한 특징+ 특별한 서사 3위일체가 되야하는데 서사만 있고, 외관상 특징이 약하고, 성격상 특징도 부족합니다.
<피규어를 사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좋은 케릭이다>
로아에는 피규어를 사고싶은 생각이 드는 케릭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케릭터에 특징 몇 가지 추가하는건 좋은스토리 만드는것에 비해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3. 로아의 연출
좋은 스토리와 다르게 로아의 연출은 매우 아쉽습니다. 출시 초반에는 신선하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결코 좋은 연출이라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스토리를 연출이 깎아 먹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달릴 때는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는데, 점프할 때는 10미터이상을 뛰어오르는 모순이 있습니다. 이는 초기에 금강선 디렉터가 만든 이동 모션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 때문입니다. 입 모양 싱크는 여전히 맞지 않고, 얼굴 클로즈업조차 최근에 들어서야 적용되었습니다.
<오공과 동시대게임이다. 유저의 입맛이 올라 이 정도는 되어야 좋은 연출이라고 느낄 수 있다..>
결국 로아의 연출은 유저의 상상력으로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사람에게만 좋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처럼 연출이 스토리를 직접적으로 머릿속에 각인시켜 주기를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치명적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사람은 표정연기나 입모양이 맞지 않는것, 도화가가 꼼지락 거리는 것 만으로도 몰입이 깨져서 스토리를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로아는 그런것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제가 괜찮았다고 느낀 연출은 단 한 번, 엘가시아 스토리였습니다. 카메라 각도와 음향, 세부 연출이 조화를 이루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카마인의 ‘썩소’ 장면이명장면으로 회자되는 것도 카메라와 표정을 신경 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카마인의 썩소, 카메라각도와 표정을 모두 신경썼기 때문에 나온 명짤이다.>
물론 그래픽적이나 입모양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로아가 연출이 좋은 게임으로 생각은 안했으면 하고, 연출이 부족하니 적극적으로 고칠려고 했으면좋겠습니다. 금강선 디렉터가 물러나자마자 연출이 후퇴했습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사례인 엘가시아 후일담에서 npc 복붙문제입니다.
<분신술을 쓰는 첩자가 잠입했나 했다.>
금강선 디렉터가 나가자 마자 급격하게 퀄리티가 떨어진 사례입니다. 금강선디렉터도 실수를 많이 했지만 그가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것은 그가 떠나자 마자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의 에버 박치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금강선 디렉터가 사임전에 로아에는 아직 로아를 사랑하는 많은 직원이 있다고 했는데, 적어도 연출 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과거에 로아가 연출이 좋다고 착각이 들었던 원인은 배경 모델러에 미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단한번도 배경하시는 분은 실망을 시킨적이 없다.>
그래서 와이드 뷰로 하는 영광의 벽 같은 시나리오가 연출이 좋게 느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분이 로아 연출의 통나무를 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리얼3의 문제가 아닙니다. 훨씬 오래된 와우도 클로즈업 연출은 로아보다 훨씬 좋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수평 컨텐츠.
금강선 디렉터가 발표했던 로아 MOD 기억하시나요? 제 생각에는 이 아이디어는 모두 금강선 디렉터가 낸 아이디어가 아닐까 합니다. 그가 퇴사하자 모든 모드를 없애버린걸로 봐서요. (너무 금강선 디렉터를 올려치는게 아닌가 할 수도 있는데. 사실 저런 아이디어가 대단한 건 아닙니다. 저걸 재미있게 만드는게 훨씬 어렵습니다.)
사실 그동안의 개발 능력으로 봤을때는 MOD는 개발 취소가 맞는 판단 같아 보입니다
로아는 대부분의 서브 컨텐츠를 못 만들었습니다. 예시로 영지농장 같은 경우도 홍보는 크게 해놓고 잘 못 만들거 같으니 그냥 딸깍컨텐츠로 만들었습니다.
<그냥 딸깍인 영지농장 컨텐츠, 홍보할때는 모드 스타튜벨리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는 이런 서브컨텐츠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다양성 없이는 미래도 없습니다. 무언갈 하지 않으면 게임은 그대로 고여서 망할 뿐입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100%망하고 시도하면 성공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모코콩 아일랜드는 처음 10분간은 매우 재미있었다.>
모코콩 아일랜드는 섬중에서 정말 잘 구성한 서브컨텐츠입니다. 문제는 이 모코콩아일랜드도 난이도를 지나치게 낮춰놔서 너무 쉽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기 만지작 거릴때 이후로 바로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또 과한배려가 게임을 망친 것이고 본인들이 잘만든걸 땅에 버린것이지요. 요소는 잘만들었는데 결국 또 설계가 엉망인거죠.
여하튼 저런 완전 다른 모드부터 만들라는 것은 아니고 우선적으로 반드시만들어야하는 컨텐츠들이 있습니다.
공성전, 쐐기, 펀치킹 등입니다.
아주 많은 시간을 들이는 코어 유저들이 결국은 시간을 쓸 수 있는 지속성있는 컨텐츠는 무조건 우선순위 높게 있어야만합니다.
로아가 PVP를 만들려고하다 무른 적이 있었죠.
저도 그 취소는 동의합니다. 로아는 서브 컨텐츠를 끔찍하게 못 만들뿐더러(요소는 잘만들어도 설계가 엉망일 뿐더러) PVP는 레이드에 들이는 인력 급으로 매우 잘 만들어야 돌아가는 컨텐츠 입니다. 롤도 재미없어서 안하는 시점에서 AOS로 경쟁력이 있는 건 오만입니다.
하지만 본인들의 템들로 싸우게 하는 공성전은 조금 다릅니다. 조금 못 만들어도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전 로웬처럼 잘못된 보정이나 각인 제안 이런 건 다 삭제하고 본인 실제 스팩으로 싸운다면 말이죠.
공성전은 에스더 무기도 쓰게 해야하고. 스팩대로 강함순위가 매겨지고 알아서 놀 수 있는 다인 트리시온 같은 장소 정도를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합니다. 그렇다면 조금씩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이상한 배려라고 보정을 넣으니 밸런스를 더 정교하게 맞춰야하고 개발시간은 많이 들고 능력은 없으니 망하는 것 입니다.
서븐컨텐츠는 개발해야합니다. 결국 레이드로는 한계가 있고 놀 장소가 있어야합니다. 공성전, 쐐기, 펀치킹 부터... 어짜피 못만들거 걱정만 잔뜩하고 아무것도 안하지 말고 제발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했다는 말은 그만두고 놀 장소라도, 아니면 대결할 더미몬스터 제공부터라도 시작해달라고하는 유저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5. 서폿터의 문제
서포터문제는 제가 지난 글에서 이미 깊게 다룬 바 있습니다. 이후 패치가 한 차례 있었고, 전재학 디렉터는 “서폿 문제가 너무 많아 뭔지 물어본 것”이었다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전혀설득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패치 방식 자체가 오히려 미래가 없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로아의 서포터는 이미 차지하는 기여도가 지나치게 높은 직군입니다. 그런데도 성장 체감은 거의 없습니다. 전재학 디렉터가 선택한 방식은, 기여도가 높은 건 무시하고 성장 체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서포터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져서, 결국 버프 하나만 빗나가도 공대가 리트(재도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힐까지 주는 직업이 딜기여도가 더 높은게 말이 안되는 상황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로아 서포터가 성장 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버퍼 역할만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버프는 %단위로 딜을 올려주기 때문에 곱연산이어서 성장체감을 주다보면 천장을 뚫어버립니다. 이렇게 버프에 성장체감을 줘서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패턴에서 힐이 필요한 구간을 설계하고, 힐량과 타이밍에 따라 성장 체감을 주는 방식이 맞습니다. 버프는 고정된 역할로 두되, 힐과 지원을 통해 성장의 재미를 주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서포터의 중요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었고, 카제로스에서는 그 부담이 더 커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번패치는 그 부담을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키워 버렸습니다.
게다가 서포터의 재미 요소는 더 후퇴했습니다. 발키리는 뚜렷한 개성이 전혀 없고, 다른 서포터들과 사실상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각 서포터가 가진 고유한 플레이 재미나 차별화된 개성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이런 패치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나았을 수준입니다.
서포터에 대해서는 다시 깊게 생각을 해야하고. 완전히 다 뜯어고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서포터를 고칠게 아니면 다음 시즌을 시작하지 마세요.
6. 전투분석기 MVP 이전에도 했던말인데 MVP는 개인의 버프기여도도 합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딜량도 포함되서 나와야합니다. 예를들어 워로드는 딜은 적은데 버프가 2개라 훨씬 많은 딜기여도가 있습니다. 다른 시너지2개인직업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진작에 이런패치가 있었다면, 시너지를 빼고 mvp를 먹는 등의 이상한 트리가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개발자들이 생각을 못해서 그랬을 수 도있고, 시너지포함한 딜이 나오면 확실한 밸런스가나오게 되는데, 그게 무서워서 숨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오산입니다. 유저들의 대부분은 무지합니다. 시너지를 뺀 딜은 본인의 기여도가 아닌데 본인이 많이 기여를 하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이런MVP는 오히려 더 혼란을 부추기고 게임을 더 밸런스 안 맞는 게임으로 보이게 할 뿐입니다. 딜량 23% 타 딜러랑 딜량 22%워로드가 있으면, 아 그래도 딜은 내가 더 했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마무리.
5년 넘게 이어진 문제들 가운데 이제 겨우 쌀먹 문제 하나가 해결 중일 뿐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로아는 완벽하게 좋은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분명히 조금 발전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유저들이 기다려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디렉터의 발표가 저번보다는 낫지 않냐며 나아졌다고 괜찮다고하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그건 억지 자기위로입니다.
유저들은 디렉터의 성장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고, 5년이면 충분히 속았고 기다렸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로아 노래들은 다 똑같은 이유로 비난을 합니다.
속았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기대로 또 기다렸는데 결과물은 또 배신했다.
스마게RPG에는 NC보다 더 나쁜 리더진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NC는 회사를 위해서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해서 회사라도 돈을 버는데, 스마게 RPG의 리더진들은 회사도 손해보고 유저도 손해보고 아래 직원 및 개발자들도 일하고 욕만 받는 선택만 합니다.
최근에 늘하던대로 한 퍼클레이스로 사람들의 로아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을 겁니다. 특별히 더 잘해서 생긴게 아니라 하던대로 하다 운좋게 기회가 온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