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이라 뭔가 좀 어색하네요 흐흐
물론 제가 군대를 간다고 해서 아예 여러분을 못보고 그런 건 아니지만 보기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고 또 언젠가 한 번쯤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이 기회에 써보려고 해요
어... 제가 뮤즈를 처음 알게된 건 역시... 니코니코니 붐 때였었다고 생각해요. 일반인들에게 퍼지기 조금 전.
그때는 보고 오글거려서 으악 저게 뭐얔ㅋ 이랬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중요한건.. 솔직히 말해 전 그때 아이돌물을 안 좋아 했엇어요. 안 좋아했다기 보단 싫어하는 쪽이었죠.
지금이야 꽤 흔히 볼 수 있고 저도 경험해 봤던 캐릭터 티셔츠를 입거나 무장을 하고 득실득실 모여있는 그 관경을 그때는 극혐했었죠.
저게 뭐하는 짓이냐.
나도 오타쿠지만 저러진 않는다 어휴 ㅉㅉ.
니들이 오타쿠 욕 다먹이고 있는 거다.
내가 아무리 그래도 저런 아이돌 물은 안 본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 없는(?) 생각이지만 그땐 그랬어요.
그리고 계기는 정~말 사소했어요
작년 9월 초, 이제 막 개강해서 딱히 바쁘지도 않았고 7월 신작들 다 나오려면 좀 남았던 그때.
너어어어무 심심하고 볼 게 없는 와중에 문득 떠올랐어요
'러브라이브. 그게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렇게 인기가 많지? 한번 보기나 해 볼까...'
하지만 조금 망설였어요.
내가 아무리 볼게 없어도 그렇지 아이돌 물을 보나?
일종의 고집.. 이었죠.
하지만 정말 볼 게 없었기에 눈 한번 딱 감고 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 결정이... 모든것을 바꿨죠.
진정한 의미의 첫 만남.
뮤즈 여러분과 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사소한 계기로 이루어졌어요.
1기를 다 본 저는 2기가 있다는 걸 알고 바로 시간나는 대로 2기를 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기를 보는 와중에 위키질 하다가 극장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아... 이거 극장판이 있었구나...'
아 극장판 극장에서 못 보는 건 아쉽네 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제 눈에 띄었던 글자가 있었죠
"2015년 9월 3일 국내 개봉"
띠 - 용
2015년 9월 3일이면.... 며칠 전이잖아!?!?
왜 저는 이미 상영은 오래전에 끝났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아마 그 다음 날 가까운 메가박스 찾아서 당일 상영표 바로 예매하고 지하철 타고 갔던 것 같네요 ㅋㅋ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 수원 메가박스에서 봤던 첫 럽장판... (물론 이 럽장판의 무게를 알게 되는 건 또 먼 훗날이 됩니다만)
그러고 돌아와서 특전을 받을 수 있다는 것, 3주차 특전은 무려 포스터라는 걸 나중에 깨닫고 3주차는 동대문까지 가서 봤던 기억이 아직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아요
이렇게 여러분과 만났습니다.
그 이후로 슼페도 하고 고심끝에 파이널 뷰잉까지 가면서 아, 이게 사람들이 러브라이브에 열광했던 이유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렇게나 멀리했던 아이돌물, 러브라이브. 이제는 옆에 없다는 것이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제 삶에 녹아 들었네요.
분명 뮤즈 여러분들은 제 서브컬쳐 생활, 아니, 제 인생 자체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죠.
그리고 소중한 가르침도 받았어요.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느껴봐라, 소중한 것이 스쳐지나가 버리기 전에'
만약 심심했던 작년 9월, 그때도 그저 편견에 사로잡혀있을 뿐이었다면 전 여러분들과 제대로 만나지 못했겠죠.
편견에 사로잡혀 무시하고만 있었던 러브라이브, 뮤즈가 이제 제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어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제가 여러분을 만난건 활동이 끝나갈 무렵...
정말로 후회 많이 했어요. 왜 내가 더 빨리 러브라이브를 접하지 않았던 걸까.
왜 그딴 쓸데없는 편견에 사로잡혀 똥 자존심만 지켜세우고 있었나.
이제와서 후회해봤자 늦은 건 알고 있어요. 그러니 쓸데없이 자존심만 쎈 제가 처음 러브라이브를 본 그 늦여름, 여러분과 만난 그 '기적' 에 감사할게요.
위에 적혀있는 것만 보면 그저 심심해서 애니보고 빠진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융통성 없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저에게 있어서 정말 기적과도 같은 만남이었거든요.
뮤즈를 만난 그 기적에 감사하고 뮤즈를 만난 그 계절, 절대 잊지 않겠다 맹세할게요.
제가 다시 사회에 돌아왔을 때에는 아마 세상에서 뮤즈의 향기는 많이 옅어져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세상 모두가 잊는다 해도 제가 기억하고 있을게요. 여러분들의 발자취를... 여러분과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을...
제 마음속의 아이돌은 언제나 뮤즈밖에 없다는 것...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아직 마음에 할 말이 더 남아 있지만 이미 편지 내용이 많이 중구난방 해 졌고 글로써 표현하니 제대로 표현이 되지가 않을 것 같아 이만 줄일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전할게요.
여러분과, 뮤즈와 만난 그 기적에 감사합니다.
μ'sic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