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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패치] 검은 마법사는 이렇게 격파되어야 했다

Paranocean
댓글: 5 개
조회: 5936
추천: 17
2018-11-30 22:33:44
일전에 검은마법사가 염원으로 허무하게 격파되었을 때, 새벽에 제가 생각했던 그의 최후를 자유게시판에 넋두리처럼 늘어놓은 적이 있는데, 여기에 조금 바꾸어서 반말로 적어봅니다.



1. 개략
  내가 바라는 검은 마법사 원정의 대략적 얼개는 다음과 같았다.

-1. 그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직업이, 월드를 가리지 않고 참여, 활약할 수 있어야 한다.
-2. 몰입되어야 한다. 원정대원으로 하여금 '메이플 월드를 대표하여 검은 마법사를 물리친다'는 사명감이 들게 해야 한다.
-3. 강력한 동기가 부여되어야 한다. 이는 사실 별다른 보상 없이, 명예욕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2. 협동
  WoW의 공격대가 굴러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공격대장이 팀원 전체를 지휘하고 공격대원은 공대장이 내리는 지시에 맞춰 행동한다. 이는 팀원 간에 스킬을 연계할 수 있고, 본인의 행동이 아군에게 꽤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메이플스토리는 여타 RPG와 달리 협동이 필요가 없다. 메이플에서 협동이라고는 버프와 바인드를 제때 거는 것밖에 없다. 딜만 잘 넣으면 그만이다. 원정대원끼리 협동할 필요가 없니 결속력도 약해지고 몰입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메이플 보스레이드의 가장 큰 문제다.

  검은 마법사는, 아군과 협동해야만 격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신궁이 트루 스나이핑을 쓴다고 하자. 이때, 검은마법사 원정에 한해서, 트루 스나이핑으로 무적이 되지 않게 하는 대신, 몬스터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상태에서 피해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하고, 신궁이 트루 스나이핑을 사용하는 순간 몬스터들이 소환되어 신궁에게 돌진하게 한다면, 원정대원들은 신궁을 방해하려 드는 몬스터들을 퇴치하거나 밀어내려고 할 것이다. 이때 데몬슬레이어가 소울 이터로 몬스터들을 끌어당기거나 루미너스가 모닝 스타폴로 밀어내는 식으로 협동을 유도할 수 있다.

  또, 현재 체력 회복 스킬(비숍의 힐, 루미너스의 샤인 리뎀션, 메카닉의 서포트 웨이버)은 실전에서 타인을 돕는 목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데, 원정을 할 때 최대 체력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는 대신 물약 쿨타임을 아주 길게 하여, 아군의 체력 회복 스킬에 의존하게 함으로써, 협동을 유도할 수 있다. 다크나이트의 하이퍼 바디는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이는 체력 회복 스킬이 있는 직업들의 존재감을 높이고, 그들이 '활약'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한다.

  그밖에도, 속성 공격끼리 조합을 맞춰서 사용하면 피해가 배가되게 하고(예를 들어, 플레임위자드와 불독은 스킬을 같이 사용하면 피해가 늘어나게, 반면 썬콜과 불독은 스킬을 동시에 사용하면 피해가 반감되게), 메카닉의 오픈게이트가 아니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즉사기를 검은 마법사가 사용하는 식으로, 협동과 활약을 무궁무진하게 유도할 수 있다.

3. 몰입
  사실 협동을 유도하기만 해도 몰입도는 어느 정도 보장된다. 여기서 적을 것은 분위기 조성이다. 어떻게 '메이플 월드를 대표하여, 내 직업을 대표하여 검은 마법사를 퇴치'한다는 사명감을 줄 수 있을까?

  우선, 원정대에 모든 직업이 들어가야 한다. 어느 한 직업이라도 빠지면 대표성이 옅어진다. 또, 그 직업이 자기밖에 없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그 캐릭터의 닉네임이 아니라, 그 직업으로 불러야 한다. 예컨대 위에서 말한 신궁과 아군의 협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신궁이 트루 스나이핑을 사용할 때 위에 노란색 문구가 뜬다고 하자. 이때 '[캐릭터 닉네임]이 트루 스나이핑을 시전합니다.'라고 하는 것보다, '신궁이 트루 스나이핑을 시전합니다.'라고 띄우는 것이 몰입감을 더한다. 신궁에게는 묘한 기분을 안겨준다.

  1인 1직업을 바탕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오로지 혼자서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져야 한다. 이 임무는 본인의 설정에 기반해야 한다. 이를테면 각 직업 특유의 '시련'을 겪게 할 수 있다. 카이저는 파이널 피규레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매그너스와 싸워야 하고, 모험가들은 검은 마법사가 조종하는 슈가, 테스, 올리비아, 론도와 싸워야 하는 식으로 시련을 겪는다. 이 임무를 한 명이라도 성공하지 못하면 원정은 즉시 실패해야 긴장감을 높인다. 

  또, 특정 직업군만이 할 수 있는 임무가 주어져야 한다. 가령 검은 마법사가 타락한 시그너스를 소환하여 원정대원들을 공격시킨다고 할 때, 시그너스 기사단만이 여제를 물리칠 수 있도록 하면, 시그너스 기사단이 아군의 승리에 기여하는 게 '눈에 띈다'(이 '눈에 띄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티가 나야 기여할 맛이 난다). '시그너스 기사단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영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레지스탕스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등을 다 만들어주어야, 각 직업군의 특색이 살아난다. 이 역시 한 번이라도 성공하지 못하면 원정이 즉시 끝나게 해야 한다.

  메이플 월드를 대표하게 하는 것은 퀘스트로 가능하다. 선행 퀘스트로 메이플 월드 방방곡곡을 다니게 하면 된다. '검은 마법사를 퇴치하러 간다'고 말했을 때 메이플 월드 주민들이 응원하면서 주는 아이템이 검은 마법사를 퇴치하는 데 필수적이어야 한다(설정 상으로 필수적인 게 아니라, 정말로 유용하게 쓰이게끔). 가령 밍밍부인 특제 음료수는 쿨타임 없이 먹을 수 있다든지 말이다.

4. 동기부여
  명예욕, 승부욕, 경쟁욕을 자극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메소와 아이템은 걸 필요 없다(타락파워전사가 아이템을 위해서 200을 찍었던가?). 눈에 잘 띄는 곳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서 올려주고, 검은 마법사를 격파했음을 자랑할 수 있는 의자를 주고, 혼테일을 처음 격파했던 원정대가 한 것처럼 검은 마법사를 격파한 원정대와 인터뷰를 가지면 된다. 또, 월드 통합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골서버에게도 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부족한 직업의 공급도 늘릴 수 있다.




  이상이 제가 예전부터 구상한, 검은 마법사에 걸맞은 최후입니다. 검은 마법사 패치가 끝난 지도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아쉬움이 이를 데 없어서 여기에 다시 풀어내보았습니다. 모쪼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v48 Paran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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