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소개
초창기 빅뱅 전에 열심히 게임을 했었고,
복귀 후에는 리부트 서버에서 243 히어로를 키우고 있습니다.
유니온 6100 / 47층격 / 루시드 격수 스펙쯤으로 간단하게 소개를 마치고,
메이플을 해보고 느낀 소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장점이 많으니 재미있게 게임을 했지만, 이 글은 단점 위주로 적어봅니다.
리부트서버 기준에 주관을 듬뿍 담아 작성하므로 일부 공감이 어려울 수 있을 듯 합니다만,
최대한 공평하게 적어보겠습니다.
항목이 많으므로 목차를 나누겠습니다.
ㅡ목차
1. 후반부에 조루가 되는 파밍의 재미
2. 지나치게 편의성 당해버린 보스 레이드
3. 선택지 없이 강요당하는 사냥터
4. 개성없는 40여개의 캐릭터
5. 수많은 캐시외형과 다 똑같이 입는 유저들
6. 솔플만 해야하는 MMORPG
ㅡ본론
1. 후반부에 조루가 되는 파밍의 재미
저는 RPG의 매력은 크게 네가지로 탐험/성장/파밍/보스를 꼽겠습니다.
위의 요소들은 싱글이냐 온라인이냐를 떠나서 RPG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필수 요소라고 생각해요.
메이플의 파밍은 필수보장을 맞추고 카루타템을 얻는 과정까지는 재미있습니다. 여러가지 장비템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빨리빨리 바꿔입으니까요. 그러나 앱솔을 맞추는 시점부터는 파밍하는 재미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장비가 고정되는 시점에서 메이플은 좋은 장비를 얻는 재미가 심각하게 줄어들어요. 심지어 장비의 효과라는 것도 능력치정도가 전부라서 더욱 재미가 없습니다. 이제 중반부에 접어든 유저에게는 구매, 스타포스, 큐브질 밖에 남지 않죠.
고레벨 장비를 다양하게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유저들은 능력치가 스탯 10만 더 붙어도 환장하고 맞추고 볶고 터트리면서 알아서 메소를 펑펑 소비해줍니다.
뭐 장비마다 대단한 개성을 바라는건 아니니까 갯수라도 많이 늘려주십셔..
2. 지나치게 편의성 당해버린 보스 레이드
빅뱅 전 메이플은 보스 입장의 과정까지가 매우 험난했습니다.
정말 강력한 몹들이 지키고 있던 발록의 신전, 가끔 여객선 위로 등장하는 공포의 상징 날록, 그리고 엘나스에서 사냥하고 있으면 간지나게 몰려서 이동하는 자쿰 원정대를 바라보면서 "와 도적 플점 간지씹터지네"라고 감탄했던 기억들. 리프레 마을에 열리는 비숍의 미스틱도어를 보면서 마른침을 삼키던 혼테일의 기억.
자쿰을 잡기 위해서 죽숲을 지나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서 마주치는 뜨거운 용암과 불독이 던져주는 강렬한 미장셴 속의 폐광 BGM은 정말 내가 레이드를 하러 가고 있구나 하는 긴장감을 주었어요. 두근두근 했습니다.
지금은 뭐 도라에몽도 아니고 어디로든 매칭.. 사실 이 매칭이라는 것도 매우 기괴합니다. 사실상 보스는 혼자잡도록 강요해놓고 왜 인스턴스 파티매칭을 강요당하는지 모르겠어요.
필드보스를 잡을 가치가 있던 과거에는 사냥이 지겹거나 왠지 오늘 운이 따라줄 것 같으면, 미련없이 각종 필드보스 사냥터로 탐험을 떠났습니다. 어쩌다가 발견한 발록이 비싼 주문서를 던져주거나,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잡은 쉬맘이가 일비를 뱉을때 지르던 탄성은 아직도 추억입니다.
보스의 입장과정이 과거처럼 지나치게 어려울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스를 사냥하러 떠나는구나 하는 진입의 긴장감 정도는 살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여서 보스 좀 많이 늘려주세요. 뭐 대단한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카오스 여제 같은 복붙보스만 좀 더 나와도 좋겠습니다. 결정석 제한도 있으니 보스 숫자 늘어나봐야 메소 인플레는 없을거 아닙니까?
3. 선택지 없이 강요당하는 사냥터
메이플은 과장 좀 보태면 사냥효율이 게임의 전부를 차지합니다. 왜냐면 게임이 할게 사냥밖에 없거든요.
사냥 효율이라는 것은 메타가 원젠이 기본인 상황에서 시간당 잡는 몹의 마릿수도 중요합니다만, 사실 이것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메소와 템을 줍기 얼마나 편한가"입니다. 메이플에서 사냥터 선택지가 확 줄어드는 이유가 바로 이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플라잉 펫을 내놓든, 메소는 자동루팅이 되도록 하든, 5차공용스킬 마이다스의 손:사냥터의 메소를 광범위하게 줍습니다.(쿨타임 30초)같은걸 내놓든 간에, 사냥을 하는데 있어서 줍기가 재미를 망치지 않게 해주십시오.
메이플을 열심히하는 유저들은 다똑같은 사냥터에서 6개월이고 1년이고 심지어는 2~3년동안 같은 사냥터에서 같은 동선으로 같은 몹만 잡습니다. 다양한 사냥터를 돌아다니면서 오늘은 여기서 좀 해볼까 하는 선택지 가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사냥말고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내놓을게 아니라면 말이예요. 너무 지겹습니다. 사실상 유저들은 신규 사냥터 한개로 몇개월이 넘는 사냥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4. 개성없는 40여개의 캐릭터
자.. 드디어 메이플이 초창기 4개직업에서 40개의 직업으로 열배가 불어났습니다.
아마 제작자들은 캐릭종류가 100개가 넘어가면 기네스에 등록해놓고 글로벌 홍보에 써먹을 속셈일거예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캐릭터의 개성은 더 줄어들어버렸어요. 최소한 직업군의 개성만이라도 남겨주시지.
일단 원거리와 근거리의 구분이 없어져버렸습니다. ㅇㅈ ㅇㅇㅈ
과거의 전사들은 돌진으로 몹을 밀어놓고 우르르 몰아패던 맛이 일품이었어요. 답답하게 느릿느릿 하지만 위엄넘치게 바닥을 걸어다니던 전사만의 묵직한 맛이 있었죠. 텔포와 광역기의 법사라던가, 플점 팡팡 시원하게 맵을 이동하면서 원거리 공격을 하던 도적, 속사기 시원하게 쏟아내던 궁수들은 사냥 효율을 떠나서 직업만의 매력이 분명했습니다.
지금은 개나소나 벼룩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궁수들 민망하게 전사들이 더 멀리 때립니다. 아무나 광역기 펑펑 써대니 법사들 기죽어서 썬콜말고 멸종한거 보세요.
거 좀 전사들은 컴뱃무브 공용스킬로 좀 주시면 좋겠습니다. 폴짝폴짝 잘 뛰어다니는건 도적들이 하게 두세요.
도적들은 트리플점프가 기본에 마지막 점프는 정말 긴거리를 빠르게 이동하게 해주세요. 기동성의 도적은 어디에..
법사들은 광역기만 말고 법사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주세요. 아직 텔포는 마지막 개성으로 남아있습니다만.
궁수들 원거리 공격 좀 강화해주십셔. 사정거리가 전사랑 같으면 궁수 왜때문에 키우나요.
해적들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절히 밸런스형 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5. 수많은 캐시외형과 다 똑같이 입는 유저들
룩딸이 최종컨텐츠라는 유저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메이플의 다양하고 이쁜 캐시템들은 정말 장점입니다.
그러나 상술 최종진화형인 로얄스타일이 도입되면서 정말 유저들 시즌마다 다 똑같이 입고 다녀요. 개성 ㅇㄷ
일단 정해진 기간동안 살 수 있는 캐시템 가짓수가 적은 것도 정말 답답하지만, 나오는 템들도 정말 몰개성해요. 가짓수도 좀 더 늘려주시고, 테마나 개성적인 측면도 더 늘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메이플은 캐릭을 귀엽고 샤방샤방하게 밖에 못꾸며요. 노련미 넘치는 중년이나 중2병 절은 다크포스 같은 느낌같은건 꾸미기 너무 힘들어요. 몰개성입니다 몰개성. 대두형 소아캐릭이니 양심상 섹시컨셉은 요구 안하겠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어려운 것도 아닌데 엘프귀 땠다 붙였다하고 꼬리 잘랐다 재생시켰다 하는것 처럼, 무기도 두손으로 들거나 한손으로 들거나 등에 매거나 하는 스탠스 선택권을 좀 주십셔. 그거 도트 새로 찍어야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위치만 좀 바꿔주면 되는 문제인데.. 그런 캐시템 나오면 만원 넘어가도 유저들 주구장창 사줄거예요. 수익창출은 이런걸로 좀 하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펫은 좀 뒤로 보내주세요.. 남의 펫 안보기는 매출에 지장이 생길테니 안바라겠습니다.
6. 솔플만 해야하는 MMORPG
파티로 무언가 해야하는 컨텐츠를 내놓는게 어렵다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최소한 한두개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무토말고는 길드원 얼굴 볼일조차 없어요.
뭔가 성장해서 강해지면 자랑하고 싶은게 당연한 사람 심리입니다. 어디다가 합니까?
사람과 사람이 얽히는 맛이 없어진지 오래예요. 최소한의 파티 컨텐츠는 무언가라도 만들어주세요. 강요하지 않아도 좋지만 소소하게 모여서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새로 내놓기가 어렵다면 버려진 파티 퀘스트들이라도 보완 좀 부탁드립니다.
ㅡ마치며
아쉬운 마음에 단점만 쭉 적었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는 인생 게임입니다.
제작자들 더 힘내셨으면 좋겠고, 긴 글 읽어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