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퍼블리싱 계약서에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하는 조항이 최근 1년 사이 빠르게 늘었다는 현직 변호사의 증언이 나왔다. 대형 퍼블리셔뿐만 아니라 인디와 AA급 개발사·퍼블리셔의 계약에서도 관련 조항이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즈레이더+(GamesRadar+)는 캐나다 법률사무소 보이어 로(Voyer Law)에서 게임 부문을 담당하는 기업·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헤일리 맥클린(Haley MacLean)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맥클린은 자신이 검토하는 계약 가운데 사실상 대부분에서 생성형 AI에 반대하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문구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맥클린에 따르면 2~3년 전까지만 해도 생성형 AI 금지 조항은 일부 계약에만 포함됐다. 주로 법적 위험을 우려하거나 AI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대형 퍼블리셔가 도입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대형 업체들의 움직임을 본 중소 규모 개발사와 퍼블리셔까지 유사한 조항을 도입하면서, 생성형 AI 관련 문구가 사실상 계약서의 ‘표준 조항’처럼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익명 계약 조항의 예시에는 게임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 기술이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상대방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게임과 관련된 자료를 AI 시스템의 라이브러리나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의 중대한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금지 대상은 개발사가 제작하는 게임 자산에만 한정되지 않을 수 있다. 퍼블리셔가 마케팅 자료 제작과 이식, 품질보증(QA) 등에 관여한다면 해당 작업에도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맥클린은 조언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능동적으로 게임 자산을 제작하는 행위가 주요 규제 대상이다. 검색 결과나 개발 도구에 포함된 AI 기능을 단순히 접하는 것까지 모두 계약 위반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범위는 계약서의 정의와 문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맥클린은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와 결과물을 둘러싼 저작권 및 소유권 문제가 아직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생성된 자산이 기존 저작물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 반면, 제작사가 해당 자산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관련 판례와 법률이 만들어지면서 추가적인 소송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혔다. 일부 개발사는 법률 문제보다 먼저 “커뮤니티가 생성형 AI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지 조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너 로드’ 등의 퍼블리싱을 맡은 후디드 호스(Hooded Horse)도 계약서에 AI 생성 자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도입한 업체 가운데 하나다. 회사는 임시 자산으로 사용한 AI 생성물이 최종 빌드에 그대로 남을 위험 등을 이유로 개발 과정 전반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게임 개발자 회의가 발표한 ‘2026 게임 산업 현황’ 조사에서도 생성형 AI를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이 확인됐다. 게임업계 종사자 2,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도 30%, 2년 전 18%보다 높아진 수치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7%였다.
다만 이번 주장은 캐나다와 미국의 인디·AA급 퍼블리싱 계약을 다루는 변호사 한 명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전체 게임 산업을 대상으로 한 통계는 아니며, 국가별 법률과 개별 계약에 따라 생성형 AI 조항의 적용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출처: GamesRadar+
참고: AUTOMATON
참고: GDC 2026 게임 산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