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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_국외] 세 얼간이 유라시아 육로 여행(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 여행길) #1

아이콘 하늘바람별이
댓글: 3 개 관리자 댓글
조회: 1664
추천: 2
2024-11-27 20:15:01

"세계를 기차로 여행하고 싶다."
어려서부터 가졌던 꿈과 같은 이야기.
2000년 초반, 경의선 복원 사업과 함께
부산에서 출발해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향할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니 앞으로도 힘든 꿈으로 남아 버렸죠.


기차 여행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여러 여행 커뮤니티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차로 갈순 없지만,
몇몇 여행자 분들의 여행기를 통해 
관심이 가는 정보를 얻게 됩니다.
동해항을 통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그 곳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갈 수 있다는 정보였죠.
거기에 유럽이 유럽연합(EU)으로 묶이면서 유럽내
기차 여행이 더 쉬워진 것도 여행을 하고픈 마음을
더욱 펌핑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 https://basementgeographer.com/the-longest-train-ride-in-the-world/)
그렇게 정보를 모으고 있던 와중에,
2019년, 해외 지리학자 프레드 버그의
'세계 최장거리 기차여행' 이라는 블로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시작해서 유럽, 러시아를 거쳐
중국을 지나 베트남 호치민까지 이어지는 기차여행 루트.
약 17,000km의 기차여행 이었죠.
이를 바탕으로 기차 여행에 도전해 보고 싶어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 12월 세계는 펜데믹으로 인해 
여행은 커녕 모두가 강제로 실내에 갇혀버리게 되었죠.
안타깝지만, 여행의 꿈은 잠시 접어둬야 했습니다.


(출처 : https://jonworth.eu/the-longest-train-journey-in-the-world/)
그 후로도 해외 커뮤에선 지속적으로
세계 기차 여행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오고 갔습니다.
그러다 2021년, 해외 커뮤니티에 새로운 정보가 올라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여행'의 업데이트 정보였죠.
여행 블로거 '존 워스'의 분석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여행 구간은 
포르투갈 (라고스/신트라)에서 시작해서 
싱가포르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라는 정보였죠.
이는 펜데믹 기간에 완성 예정이었던
중국과 라오스 간 고속열차 구간이 열린
영향으로 더 길어지게 된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곧 펜데믹이 끝날 것이라 믿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더 모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여행의 핵심구간이었던 러시아와 유럽 구간에
큰 이슈가 발생하게 됩니다.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펜데믹에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여행 계획은 다시 접어두어야 했습니다.


(여행 계획 확정을 위한 회의 중)

2023년, 
세계는 펜데믹을 지나 회복의 기지개를 펴게 됩니다.
닫혀있던 국경이 열리기 시작했고, 
여행 커뮤니티도 다시 활발한 정보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에 맞춰
포르투갈에서 싱가포르 구간의 계획을
나만의 새로운 계획으로 변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시작해서 포르투갈까지 가는
새로운 계획을 완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러시아와 유럽의 국경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 외에도 중국과 라오스 구간도 개통이 미뤄지고 있었죠.
그럼에도 더 이상 여행일정을 미룰 수 없었고,
함께할 일행들도 휴가 계획까지 모두 맞춰둔 상태였죠.
우선 싱가포르행 비행기편부터 예약을 해둡니다.
그리고 출국을 열흘 쯤 앞두고서 중국 비자를 신청합니다.
일행중 한명이 비자발급에 문제가 생기며 
차질이 생기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출국 3일전에
비자를 재발급 받으며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여행의 시작,
싱가포르 행 새벽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하루전 인천공항 근처 운서역으로 모였습니다.
그 곳에서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합니다.
새벽 4시 비행기라 2시까지 인천공항에 가야했죠.
그렇게 길고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죠.

비행기는 싱가포르 직항이 아니었고,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비행기 편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에 있는 캡슐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차를 대절해서 10시간짜리 
쿠알라룸푸르 시티투어를 해봅니다.

(푸트라자야 핑크 모스크)

(바투 케이브)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푸트라자야 핑크 모스크, 므르데카 광장,
부킷 빈탕, 쿠알라룸푸르 타워,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바투 동굴을 둘러봤죠.
하루면 다 둘러볼 수 있습니다.
20시간이 넘는 탑승 대기시간을 알차게 즐기고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입니다.
새벽 3시, 다시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창이 공항으로 향합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 
세계 최고의 공항이자 볼거리도 많은 곳이죠.
하지만 예정했던 공항 내의 시설은 
둘러볼 새도 없이 바로 센토사 섬으로 향합니다.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 최남단, 
인도차이나 반도의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죠.
그래서 기차나 철로로 갈수 있는 유라시아 대륙
최남단이 바로 이 곳이죠.
그리고 센토사 섬은 유명한 휴양지이기도 하며,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인증샷을 촬영하고,
바로 싱가포르의 명소 머라이언 파크로 향합니다.

네, 이 곳이 바로 사자머리 물고기 상이 있고,
대한민국 건설사가 지은 싱가포르 대표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가 보이는 명소이죠.

잠시 둘러보고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합니다.
우린 갈길이 머니까요.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국경 관문, 우드랜드입니다.

이 곳에서 이민국 심사를 거치고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로 넘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어제 분명 말레이시아에 있던 이들이
오늘 싱가포르에 있다가 다시 말레이시아로 들어간다고 하니
입국 심사에서 꽤 많은 질문을 받았죠.
대충 여행중이고 환승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통과됩니다.

말레이시아 남부, 싱가포르와의 관문 조호바루.
여기에서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향합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시 갈아타고 태국 국경을 넘는
차편으로 갈아타고 20시간에 가까운 이동을 합니다.

마침 태국 최대 명절 직전이라 국경에서
심사를 받는데에만 4~5시간 이상 소요되었죠.
힘들게 국경을지나 도착한 태국 최남단 도시, 핫야이.

잠시나마 세계 4대 축제라는 송크란을 즐겨봅니다.

핫야이 기차역에서 방콕 기차역까지 
슬리핑 기차를 타고 긴 여정을 이어갑니다.
방콕에 숙박을 잡고 며칠간 방콕을 둘러봅니다.
방콕 왕궁, 애매랄드 사원, 새벽 사원 등등
짧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

방콕의 중앙 기차역이었던 후알람퐁역이 
이젠 방스역으로 이전되었네요.
방콕 중앙역에서 다시 슬리핑 기차를 타고 
라오스와의 국경이 있는 농카이로 향합니다.

밤을 지나 아침이 되어 농카이에 도착,
국경으로 가서 다시 출입국 심사를 받습니다.
라오스의 유명한 입국 심사답게 
통행료를 요구합니다.
가볍게 무시하고 "돈없다(노 캐쉬)"를 시전하고,
무사히 라오스에 입국 합니다.

국경에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까지는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비엔티안에서 차편을 알아보고
약 세시간 정도 거리의 라오스 관광도시 
방비엥으로 향합니다.
방비엥은 저렴한 물가와 각종 액티비티 스포츠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이죠.

(블루라군1)

(남싸이 전망대)
방비엥에서 이틀을 머물며 
블루라군과 남싸이 전망대 등을 둘러봅니다.

사실 방비엥에서 머물기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죠.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연결되는 고속철 구간이
개통되었음에도 펜데믹 여파로 운행이 되지 않고
있었거든요.
비자는 발급 받았지만, 기차가 다니지 않으니
아무 소용이 없어 마냥 기다리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적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중국행 기차 티켓의 발권이 가능해 졌죠.
대신 예약도 대행도 불가하고,
비자를 가진채로 직접 기차역에서 본인이
발권을 해야 했습니다.
카드도 달러도 위안도 안되고 오직
라오스 낍으로 결제를 해야하는 시스템.
(2024년 12월 기준으로 한국도 무비자로 중국에 
 입국이 가능해 졌습니다.)
기차역의 직원들도 외국인 승객에 당황해 하긴 마찬가지.
첫, 외국인 탑승자로 중국행 고속철을 타고 
입국을 하게 되었죠.

다음날, 기차역에 일찍 나와서 기다립니다.
기차역 대합실은 엄청나게 넓은데,
사람도 거의 없고 편의시설은 전무합니다.
편의점도 마트도 가판대도 없네요.
(지금은 생겼다는 후기가 있었습니다.)
출입국 신고서를 작성하는데, 
역에서 한번, 기차에서 또 한번, 중국역에서 또 한번,
총 세번의 신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물론 뻘짓이었고, 한번만 작성하면 되는거였고,
그마저도 중국에서는 위챗과 어플을 활용해서
신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입국이 되었습니다.
기차가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거쳐 무앙싸이, 루앙남사를 지나
국경도시 보텐에 도착합니다.
보텐에서 중국 모한으로 넘어가는 사이에
기차에서 내려 심사를 받게 되는데,
이 때 모든 짐을 다 내리고 검사 받고 
다시 들고 타야해서 무척 불편합니다.
혹시 두고 내리면 다시 가서 가져올수 없고,
기차 승무원을 통해 전달 받아야 합니다.
어떻게 알았냐고는 묻지 마시길.
출국 심사는 비교적 쉽게 통과 되었습니다.
다만, 중국 입국 심사는 꽤 길어졌죠.
이 루트로의 첫 한국인 입국이 신기했는지,
심사관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저마다 질문을 합니다.
여행 계획을 설명하고 사진을 보여주니
"오~" 감탄하며 신기해 합니다.
무슨 문제가 있기 보다는 첫 외국인 입국이라
절차를 확인하고 재확인하느라 심사가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모든 승객이 심사를 마치고 입국할 때까지
다른 승객들도, 기차도 대기하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꽤 오랜 시간을 머물러야 했죠.

기차는 다시 우리를 태우고 출발합니다.
시솽반나 자치구를 지나, 푸얼시를 지나고,
위시시를 거쳐 목적지 쿤밍에 도착합니다.
쿤밍은 중국 운남성의 성도로 
봄의 도시라는 별명을 지닌 곳이기도 합니다.
쿤밍에서 베이징행 기차를 예약하고,
하루 머물며 쿤밍의 봄을 만끽해 봅니다.

(쿤밍 원통사)
쿤밍은 중국의 30여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다양한 문화와 언어가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거리에 카페가 즐비한 여타 도시와는 달리,
쿤밍의 거리에는 카페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커피 중독인지라 한참을 카페를 찾다가 발견한
이쁘게 꾸며진 동네 카페.
영어는 당연히 노, 중국어 번역기도 노,
결국 손짓 발짓으로 커피를 시켜서 마셔봅니다.
맛은 있네요.

근처를 둘러보다 스타벅스가 보여서 들어가봅니다.
글로벌 체인점이자 미국 카페의 상징인 스타벅스.
당연히 영어로 주문을 넣어보지만, 실패.
번역기도 실패. 
어찌어찌 주문을 넣었는데,
음료를 받아보니 엉뚱한 커피아닌 무언가가 나왔네요.
아, 중국에 올때는 아이스커피를 중국어로 써와야 겠어요.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커피를 제외하면
불편함은 전혀 없습니다.

아... 이미지 제한으로 어쩔수없이 나눠야 겠네요.
길고 지루한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계속 이어 가보겠습니다.

* 이 여행 이야기는 유튜브 
  '신피디럽트립 ShinPD Luvtirp' (@shinpd042)
  에서 영상으로 감상 가능합니다.
  구독, 좋아요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해당 영상에 질문 남겨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추가로 영상도 글도 싫으신 분들은
  본 여행기를 웹툰으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제가 그린건 아니지만 심심하시면 보세요~
  네이버 웹툰에서 
  '세 얼간이의 유라시아 육로 횡단 트립'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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