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 오픈 당시 길드에 나이가 지긋하신 큰형님이 가입을 하셨다.
큰형님의 별명은 "인간현금지급기"였다. ;;; 그렇다. 템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초보 RPG유저께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셨다. 길드원 중 누군가 좋은 것을 득했다거나 값어치 나가는 것을
띄웠다는 글이 올라오면 다른 모든 길원들의 "ㅊㅋㅊㅋ"라는 글 사이에 그 형님의 글이
딱 한 줄 섞여있었다. "얼마?"......... 인간 베이륌이 강림하사 길드원들의 계좌에 수수료 1원 없이
현금을 꽂아주고 있던 것이다. 오죽하면 자기가 쓸 템을 먹거나 띄우면 C 버튼을 눌러 그 형님이
계신지부터 보고 길창에 글을 올렸을까... -_ -;; 무서운 진공청소기 형님이셨다.
닥치는 대로 템을 끌어모은 그 형님은 첫 공성 전 이미 4쌍칼에 30방에 근접하는 네임드가 되어계셨다.
첫 공성 전 에시번과 블랙마을은 길드단위대로 좋은 목에 줄을 서고 길드회의를 했다.
블랙은 퀸튼 앞... 에시번은 입구쪽이 북적였던 것으로 기억난다. 당시는 옆에 길드가 모여있는 것을
보면 인원부터 장비까지 대충 보였다. 참으로 솔직한 공성전이었다. 그리고 섭초는 당연히
쪽수가 많으면 강해보였다 -ㅁ-ㅋ 극초반엔 저글링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베2형님께서는 내 친구 길마에게 푸리에성을 가자고 권유... 아니 윽박질렀다. ;;;
고민 끝에 결국 푸리에성으로 뒤늦게 진격한 우리 길드 앞에는 이미 몇 겹의 바리가 있었고...
어떻게 저걸 뚫지 라는 고민이 끝나기도 전에...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큰형님이 적진 바리로 뛰어들고 있었다. 멋있다.... 라는 생각은 30초만에 ㅉㅉ 으로 바뀌었다.
RPG초보 큰형님 예전의 나처럼 귀환약을 안 챙기셨다... 차가운 바닥에 몸을 뉘이며...
사뿐히 장갑을 벗으셨더랬다. +3늑장... 먹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지고....
아 축제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길창에 올라온 큰형님의 단발마 비명소리... "18" ;;;;; 잊을 수도 없다.
장갑을 뭐라도 끼셨는지 어쨌는지 마을에서 빛의 속도로 날아오신 우리 큰형님은
광전사 모드로 또다시 바리로 뛰어드셨고... 얌전히 바닥에 자리를 까셨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귀환을 또~~~~~~~~~~~~~!!! 안 사가지고 오셨다.
먹자들은 며칠 굶은 이리떼마냥 와~~거리며 먹잇감으로 달려들었고...
+3미갑은 누군가의 일용할 식량으로 넘어가 버렸다.
큰형님은 이미 누가 말릴 수 있는 정도를 넘어가 버리셨다. 당시 네폰이 없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요즘에 불쑥불쑥 들곤 할 정도이다. "1818"을 마치 호칭처럼 머리위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남발하면서... (멀리서 보면 아마 호칭이 하이얀~~ 1818 로 보였을 것이다. -_ -;;)
고갑을 입고 푸리에성으로 진격하셨다.
비극은 이미 종말로 치닫고 있었으니... 모든 이들이 뻔한 결말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체 위로 선명하게 꽂혀버린 +4쌍칼은 소문을 듣고 급한 나머지... 체면은 창고에 넣어둔채
본캐로 달려와 먹자를 감행하는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공성은 성을 먹은 길드보다 먹자들이 더 숨가빴던... 추억의 공성이었다.
마지막 "18"을 그 날 10시 직전에 본 후 미접속 8일 20시간이 되던 무렵
길마는 그 형을 추억에 묻었다. 베이륌은 미틴듯 현금을 뿌려대다 부도가 나셨고...
참 많은(대략 2주?) 시간을 함께 했던 길원들은 자신이 그 템을 먹지 못한 것을...
더 이상 자신이 먹은 템을 계좌로 바로바로 쏴줄 베이캐릭이 없다는 것을...
두고두고 못내 아쉬워했다 -_ -ㅋ
### 꾸며낸 글처럼 극적인 이 일은 제가 겪은 웃지 못할 실화입니다.
### 당시 군주를 했던 제 친구와 1년은 울궈 먹은 술자리 단골 안주거리 얘기였답니다.
### 회사 퇴근을 앞두고 남는 시간에 잠시 막간글을 올려봅니다 ^-^
### 길드마다 한명씩은 꼭 있는 현질쟁이 형님들 뜨끔하셨을 겁니다 ㅎㅎ
득템과러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