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이 주제에 대해서 그렇다, 당연하지 않는가? 라는 의견이 많이 보여서 한번 여쭤보고 싶어 글을 적습니다.
어떤 의사가 진료를 하는 목적이 돈때문이다 라고 한다면 그걸 좋게 보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뭐 의사는 나름대로
30대까지 돈도 제대로 못벌고, 평균 수명이 기자나 소방관과 비슷한 65.2세고, 주말도 없이 일하는 경우도 많고 블라블라
많은 핑계를 대겠지만 별로 시선이 좋지 못한게 일반적이겠지요.
정형화된 프로토콜이 있고 적절한 순간에 정해져있는 적절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것이 의학의 기본입니다. 많은 경험과
숙련도가 쌓여야 되는 일이긴 하지만 적어도 창조적인 직업은 아니죠. 어떤 의미에선 단순 반복 작업을 계속 해나가는 것
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작정하고 법을 위반해서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는 경우'가 아니면 돈을 목
적으로 일을 하든 사람을 살리려는 목적으로 일을 하든 비슷한 실력이면 결과가 비슷하게 나오게 됩니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는 의사가 돈때문에 진료를 한다 라는 말을 꺼내면 아마 좋은 꼴은 못볼겁니다.
그럼,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창조적인 직업은 어떠합니까?
정형화된 프로토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더 쉬운 길, 더 편한 길에 대한 프로토콜은 있을 수 있을지언정 무엇을 창조하
려하는가에 대해서는 그 당시의 기술력이 따라오는가 아닌가, 이걸 만들려는 자본이 있는가 정도로만 판가름이 날겁니다.
광고비가 개발비의 적게는 수배에서 수십배씩 차이가 나는 모바일판에서 설마 개발비가 부족해서 그렇다 라고 하진 않겠
죠. 광고비 조금만 줄이면 개발비가 두세배씩 늘어날 비율이니까요. 먹튀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개발하는 것과 진짜 제대
로 된 게임성을 갖춘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개발하는 것은 비슷한 실력의 개발자라 하여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
올겁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여기에선 그에 대해서 다 돈벌려고 하는건데 그게 잘팔린다면 그게 정의 아니냐 라고 쉽게
얘기하네요.
당당히 난 돈때문에 만들거고 시장이 어떻게 망가지든, 내 작품을 좋아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든 상관없이
단타로 단물만 실컷 빨아먹고 서버 유지비 더 나가기전에 버릴거야. 라고 말해도 그래 뭐 돈때문에 일하는거고 개발사도
회산데 어쩌겠어 라고 반응하는게 괜찮은겁니까? 그것도 개발사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입장에서?
p.s. 요새 모바일 게임시장을 보면 어떤 의사가 돈벌기 위해서 당장 상급병원으로 가서 수술 해야 되는 환자를 마약성 진
통제를 투여하면서 아 괜찮다고 며칠 더 여기서 입원해 있어도 된다 라고 말하는 걸 보는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당장 그
환자 안죽을 수도 있죠. 마약맞고 있으니 환자 입장에선 하나도 안아프고 좋게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 그래도 되나요?
p.s.s. 물론 제도의 미비때문이 더 커서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일정 이하 확률의 가챠 금지나 최하급과 최상급 보상간의 실질적 가치가 열배이상 차이나지 못하도록 법으로 강제한다던
지 하면 최소한 자동반복 빠칭코같은 것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휩쓸고다니진 못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나와다른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