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즈음, 이른바 '페미니즘 리부트'라 부르는 일종의 인식 혁명이 일어났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남아 있던 여성혐오와 성차별, 성폭력을 이야기했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한걸음 한걸음 변화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청년은 광장과 일상에서 페미니즘을 주도하는 변화의 주축이었다. 반면 많은 남성 청년에게 이러한 변화는 낯설고 어려운 일이었다. 다르게
놓인 삶의 지평에서 청년세대의 성별 간 인식 격차는 나날이 커졌고 이른바 '이대남'이라는 명칭 아래, 남성 청년은 반페미니즘을 견인하는 단일한 세대군으로 조명됐다. 나를 포함한 많은 남성 청년이
페미니즘에 무감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가부장제와 성차별적인 사회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임을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