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에 동조했던 구세력이 항상 개혁의 본질을 기억하지는 않았다. 돼지들과 함께 개혁에 참가했던 말(馬)'복서'는 돼지들이 "어떤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고 했을 때, 나폴레옹을 의심하는 건 개혁을 의심하는 거라고 외치며 나폴레옹을 의심하는 자들을 비난했다.
결국 복서는 중노동에 시달리다 쓰러진다. 돼지들은 도축업자에게 연락해 숨이 붙어 있는 복서를 위스키 한 병 값에 팔아버린다. 이를 본 동물농장의 어린 동물들은 무엇이 잘못된지 모른다. 자신들이 태어날 때부터 있던 계명은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였기 때문이다.
복서 따위가 위스키 한 병에 팔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렇게 신세력, 새로운 세대, 심지어는 구세력 중 지도자에게 의문을 품지 않고 무조건 지지하는 이들에게는 '왜 동물들이 힘을 합쳐 매너농장에서 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바꿨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돼지들이 동물 농장을 평등하게 만들 거라는 희망과 동시에 돼지들에게 회초리를 맞지 않는 것이다.
소설 동물농장은 돼지 나폴레옹이 인간 필킹턴 씨에게 "이제 동물농장은 원래 이름이었던 매너농장이란 이름으로 돌아갑니다"라고 말하고 끝난다.
정녕 새로운 개혁세력은 결국 기득권화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 개혁의 본질을 잊은 자들은 위스키 한 병 값에 팔려 나가는지, 오웰의 생각이 오늘날에도 적용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