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이슈 갤러리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기타] ?? : 아 논문 대충 3페이지 써야겠당

아이콘 썽바
댓글: 10 개
조회: 3142
추천: 1
2026-09-25 16:19:27


1969년, 에드먼드 게티어는
<정당화된 참인 믿음은 지식인가?>라는 논문에서

이른바 게티어 문제를 제시한다.











안다는 건 무엇일까?
이런 걸 가지고 싸우는 게 철학자들이긴 하지만,

대부분 다음과 같은 기준을 따랐다.
이를 흔히 JTB 조건이라고 불렀다.

1. 명제 P가 참이다.
2. 주체 S가 명제 P를 믿는다.
3. S가 P를 믿는 것이 정당화된다.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











흠... 그 정둔가...


그래서 <정당화된 참인 믿음은 지식인가?>가
게티어의 논문 제목인 것이다.

게티어는 JTB 조건을 충족하지만
지식으로 볼 수는 없는 예시를
논문에서 몇 개 제기했다.











원본에서는 '주머니 속 동전'이 명제의 일부가 되지만,

'남의 주머니 속 동전이 몇 개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후대 사람들의 비판이 있기도 하기 때문에,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예시를 바꿔서 들어보자.











당신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본 후
화장실에서 잠깐 볼일을 보고 있다.

그런데 바로 옆 칸에서,
방금 함께 면접을 보았던 철수 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철수 씨가 위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에게 전화를 하며 울고 있다.











철수 씨가 울며 나간 후 몇 분 뒤,
다음으로는 면접관들이 들어온다.

면접관들은 서로 손을 씻으며
철수 씨를 합격시킬 것이라고 말한 후
다시 화장실을 나간다.











당신은감정없는사이코라그런가
철수 씨의 암 소식에 미동도 안 하고
대신 다음과 같은 믿음을 가지게 된다.

'오늘 면접에서 합격할 사람은 위암에 걸렸다!'











헌데 당신은 몰랐지만,

면접관들은 화장실을 나간 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음을 바꿔
당신을 합격자로 뽑을 것이라고 최종 결정한다.












그리고 사실 당신은 모르지만, 당신의 위도
이미 위암에 걸려 있는 상태이다.

그럼 '오늘 면접에서 합격할 사람은 위암에 걸렸다!'
라는 명제가 참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당신은 저 명제를 믿고 있으며,
그 믿음을 정당화할 만한 이유가 있다.











???: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장실 안에 있는 당신이
면접에서 합격할 사람이 위암에 걸렸다는 걸
'알았다'고 하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

저 믿음은 철수 씨가 합격한다는
허위 정보에 근거를 둬 파생된 믿음이지,

당신 스스로가 합격했다는 사실을 알거나
위암에 걸렸다는 진실을 안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신발언] 게티어가 말한 거 들어보니 JTB 거품인 듯


이처럼 JTB 조건은 만족하지만, 앎이 아닌 사례를
이른바 '게티어 문제'라고 하며,

그 후로 수십 년간 철학계는
게티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로 빠지며
인식론에서 여러 학문적 성과를 낳게 되었다.

JTB 조건에 다른 조건들을 추가하더라도
게티어 문제를 완벽하게 회피하기란 불가능해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기도 하다.











그냥 안 되는 거 있다고 한 건데 다들 왜 바쁨? (진짜모름)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정작 게티어는 인식론에 관심이 없었으며,

철학계에 폭탄을 떨어뜨렸던 논문도

테뉴어 자리를 위한 연구 성과를 얻기 위해
미루고 미루다 쓴 3페이지 논문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

​​

게티어는 이후 딱히 논문을 선보이지 않았으며,

그의 저작이라고는
이 논문 외에 (게티어 문제와 그다지 상관없는)
서평 1편과 반박글 하나, 책 한 권이 전부다.











논문 출판 50주년을 기념하는
2013년 에든버러 대학교 컨퍼런스 참석도 거부했다.

철학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길 본인의 대업적에
이렇게 딱히 관심을 안 가졌던 학자도 보기 드물 것이다.

게티어는 본인이 원했던 소박한(?) 테뉴어를 즐기다가
2001년 은퇴 후, 2021년 93세의 나이로 작고했다.

Lv89 썽바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