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많은 탱크 운용법들이 쏟아져나오지만, 잘 보면, 기존의 FPS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닙니다. 자주 움직이고, 적의 사선을 잡고, 방어가 취약한 등뒤를 노려라, 한군데에만 몰려있지마라. 상대가 총구를 다른쪽으로 돌릴때 공격해라등등 말이죠. 다만 사람이 아니라 탱크이고, 탱크마다 특성이 뚜렷하긴 합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이런 운용들은 손이 느린 유저들 - 저를 포함해서 - 에게는 버거운 부분도 많습니다. 손이 느리다는 것은 반응이 늦다는 것이죠. 뭐 하다보면 조금씩 느는 부분도 있지만, 선천적으로 게임반응이 느린 사람도 많습니다. 상대 전차를 길목에서 만났는데, 어 어쩌지어쩌지 하면서 판단도 못하다가 한두발 덜 맞을걸 더 맞는 경우도 있고, 눈 앞에 피가 1% 남은 중전차와, 피가 만땅인 경전차를 만나 어느쪽을 먼저 쏠까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유저들을 '참 못한다 이렇게 해야지'라며 지적하는것도 어떤 의미로는 무의미할지도요. 그렇다고 손이 느린 사람은 온라인에서 게임하지마라라고 말할 수도 없죠. 결국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만나 함께 하는 게임이 온라인 게임의 특징이니까요.
그렇다면 손이 느린 - 게으른(?) 유저들은 탱크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까요. 즉시 반응이 안되고, 한두타이밍 더 느린 이런 유저들에게 빠르게 티타임을 잡고 상대가 포구를 돌리는 틈을 타거나 상대의 허점을 잡아..등등 하는 조언은 어떤의미로는 상당한 압력일 수도 있으니까요. 다른 측면에서 이런 유저들이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아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경전차를 모는 유저가 이런 경우일때는 함부로 적진에 들어가 헤집고 다녀라라고 해서는 곤란하겠죠. 오히려 경기 초반에 전장이 잘 보이는 지형에 빠르게 가서 수풀속에 숨는다는 식의 운용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쌍방의 탱크 수가 줄어들고, 먼저 상대 진영을 차지해야하는 레이스가 시작되는 후반에 이런 숨어있는 경전차들은 빛을 발하니까요.
중형전차도 다양한 포지션을 활용해서 여기저기 오가며 파이팅하는 것이 쉽지않은 유저라면, 일찌감치 중전차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중전차를 방패삼아 한발한발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노련한 유저라면 중전차 뒤에서 살짝살짝 이동하며 사격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유저도 중전차 뒤에만 있어도 그 존재감때문에 상대측이 함부로 농락하지 못하게 됩니다. 다만 중전차의 앞에서 시야를 가리거나, 혹은 중전차 바로 뒤에서 중전차의 기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죠.
제일 안좋은 경우는 손도 느리면서 선두로 나서다가 일격필살에 일찌감치 아웃당하거나, 전장이 보이지도 않는 지역에 짱박혀서 어디 길잃은 양이 없나 운을 바라는 경우입니다. 전자나 후자 모두, 전투에 별 도움도 안되는 존재일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