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지팡이는 필멸의 존재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지팡이는 고대의 전쟁에서 살게라스가 패한 후 그의 명에 따라 아제로스를 확실하게 정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홀은 현실의 장막을 찢어서 열고, 세상 사이의 장벽을 없애버리고, 당신과 당신의 목표 사이를 가로막는 모든 것을 파괴합니다.
운이 좋다면 피해는 그 정도에 그칠 수도 있겠지요.
고대의 전쟁 중에 나이트 엘프 여왕 아즈샤라와 명가 마술사들은 살게라스를 아제로스로 들이기 위해 차원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고 전에는 그 누구도 티탄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강한 문을 만들지 못했지요. 몇 주에 걸쳐 명가는 쉬지 않고 일하며 나이트 엘프의 엄청난 힘의 원천인 영원의 샘을 통해 하나의 길을 트는 주문을 완성했습니다.
그러나 살게라스가 이 세계로 들어오려던 찰나에 나이트 엘프의 저항군이 명가의 주문을 방해하고 영원의 샘을 무너뜨렸습니다. 살게라스는 뒤틀린 황천으로 쫓겨났고 그의 야망은 꺾였으며 아제로스를 정복하여 손아귀에 넣으려던 기회도 잃고 말았습니다. 암흑의 티탄은 복수를 맹세했지요.
자신이 노리는 것을 보호하는 장벽을 무너뜨리겠다고.
살게라스는 영원의 샘에서 좌절했지만 즉시 아제로스를 침공할 다음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는 계속 유지되는 차원문에 기댈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지요. 티탄이 사용할면 어마어마한 힘을 지닌 관문이 필요했지만 가장 가능성이 컸던 힘의 근원이 지난번 시도로 파괴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게다가 명가가 고되게 준비하며 완성했던 주문 때문에 그의 의도가 드러나 버렸고 나이트 엘프 저항군이 그를 좌절시켰던 것입니다. 아제로스의 수호자들을 이기려면 살게라스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아제로스로 들어가야 했지요.
그래서 그는 에레다르에게 한 가지 도구를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세계 사이의 틈을 비틀어 아주 짧은 시간만 열어둘 수 있는 도구를 말입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그의 영혼 중 일부라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파괴적인 힘을 지닌 원래 형태로는 아제로스에 들어갈 수 없다 해도 군단의 침략을 이끌거나 교묘한 계획을 수행하도록 이 도구가 그의 화신이 지나갈 길을 내게 하려던 계획이었습니다.
이러한 도구는 물질계의 온전함을 약화시켜 붕괴시킬 위험도 함께 갖고 있었지만, 살게라스는 그것을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요.
수천 년 전에 살게라스는 가장 뛰어난 에레다르 마술사들에게 우주의 공성추를 만들라고 지시했고, 그들은 주인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제일 먼저 마술사들은 암흑 의식을 통해 하나의 지팡이에 무수한 차원문을 집중시켰습니다. 그리고 끝없는 어둠 너머 구석구석에 강화된 유물을 투영시켜 현실의 구조에 짜 맞추었고, 물질계의 모든 솔기를 마음대로 풀어버릴 수 있는 하나의 가닥을 뽑아냈습니다. 이 엄청난 계획을 위해 백 명의 흑마법사들이 백 마리 악마를 희생시켰습니다. 악마들은 실패로 끝난 아제로스의 침공에 가담했던 군단의 병사 중에서 선정되었습니다.
보석 박힌 살게라스의 홀은 이렇게 완성되었고, 이렇게 아제로스의 파멸 또한 시작된 것입니다.
살게라스의 홀은 그 꼭대기에 빛나는 보석이 박힌 것으로 유명합니다. 많은 이가 이 보석은 뒤틀린 황천으로 쫓겨나기 전에 아제로스를 잠시 본 살게라스의 사악한 눈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고대의 전쟁이 끝난 직후 살게라스는 한 가지 환영을 보았습니다. 영원의 샘이 다시 붕괴했지만, 이번엔 그를 아제로스의 한 가운데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그는 찰나긴 했지만, 아제로스의 잠든 세계영혼을 보았고 그 순간 세계영혼이 한쪽 눈을 뜨고 암흑의 티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그 환영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아제로스의 세게영혼의 눈은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홀을 만든 에레다르에게 경이로운 보주로 홀을 장식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에레다르는 살게라스가 세계영혼을 인지한 증거로 그 옆에 두 개의 나스레짐 날개를 붙였습니다. 이 홀은 살게라스가 세계영혼을 타락시키고 악마로 바꾸어 자신의 수하로 만들 생각임을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살게라스의 홀은 티탄에게 어울리는 비전과 지옥 마술의 경이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이 홀은 물질계의 연결 조직을 찢어 살게라스가 탐내는 영역으로 가는 차원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작은 틈을 통해 다른 차원으로 갈 수 있는 건 그의 영혼 일부일 뿌닝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살게라스 입장에서는 그저 조금 더 독창적인 계획을 세우면 되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그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수천 년 후에 살게라스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수호자 에이그윈이 아제로스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사가 되었고 티리스팔 의회조차 그녀를 통제할 수 없었지요. 그녀는 자존심이 셌으므로 타락시키기에 적절한 대상이었습니다. 살게라스는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아제로스에 침투할 수 없었으므로 반항적인 수호자를 통해 자신의 술책을 실현할 생각이었습니다.
티리스팔의 수호자 에이그윈의 일기에서 발췌:
"군단이 보낸 하수인들이 패퇴하자 하늘이 시커매졌다. 필멸자는 이해할 수 없는 자극에 입안이 바짝 마르고 머리카락이 쭈뼛거렸다. 끔찍한 재앙을 몰고오는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대기는 위대한 갈라크론드의 뼈와 같이 움직임이 없었다. 뭔가 이상하고 잘못되었다고 느꼈지만 기다리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평생 잊지 못할 소리를 들었다. 철퇴로 거인의 두개골을 부수는 소리 같았찌만, 그보다 더 크고 길었으며 무엇보다도 공허했다. 아주 먼 곳에서 난 소리였지만 그걸 들은 나는 가슴에 화살을 맞은 것 같았다. 땅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고 그대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기우였다."
"살게라스의 화신은 이렇게 전장에 들어왔다."
얼음으로 뒤덮인 노스렌드의 황무지에 도착한 살게라스는 서서히 닫히는 차원문을 등지고 수호자 에이그윈을 향해 전진했습니다. 그의 화신은 본체보다 훨씬 약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에이그윈이 자신의 화신을 물리치더라도 살게라스는 그녀를 자신의 목적에 이용할 수 있었지요. 살게라스는 에이그윈의 방어력을 약화시켜 자신의 목적에 이용할 수 있었지요. 살게라스는 에이그윈의 방어력을 약화시켜 자신의 영혼 조각이 침투할 곳을 만들기만 하면 충분했으니까요. 살게라스는 홀을 이용해 아제로스에 침투한 것처럼 에이그윈의 영혼에도 침투해 군단의 또 다른 도구로 전락시킬 계획이었습니다.
에이그윈은 평생을 통틀어 가장 혹독한 접전을 벌였고, 마침내 산사태와도 같은 비전 마법으로 살게라스의 화신을 쓰러뜨렸지요. 적을 쓰러뜨린 후에도 자신의 승리를 실감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전투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실은 패배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티리스팔의 수호자 에이그윈의 일기에서 발췌:
"대적 살게라스의 화신을 물리쳤지만 기뻐할 수 없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슴 속에 생긴 공허가 계속 아프다. 전투의 중압감 때문이리라."
"쓰러진 티탄의 잔해는 내가 처리할 것이다. 살게라스의 화신은 본체보다 훨씬 작았지만 갈라크론드에 버금갈 정도로 컸다. 시신을 거대한 원시 용 옆에 내버려 둘 수 는 없는 노릇이다. 불길하고 사악한 존재라 시체가 되어서도 이 땅을 오염시킬 것 같았다. 살게라스의 화신은 죽어서도 악의적인 모습으로 저주받은 홀을 꽉 쥐고 있다. 마치 아직도 군림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저 홀... 누구도 저 홀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살게라스가 아제로스에 들어오기 위해 사용한 도구다. 우리 세상을 소멸시킬 수 있을 우주의 균열을 찢어놓기도 했다. 홀 윗부분에 달린 눈이 나를 비웃듯 지켜보고 있다. 이 홀이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