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역사관 게시판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설정] 아라코아의 역사(연대기 2권)

아이콘 DevilChris
댓글: 6 개
조회: 1644
추천: 10
2017-03-29 20:22:52
1

아제로스와 마찬가지로 원시 드레노어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태어났습니다만 대부분 영원성장과 포자더미에게 잡아먹히고 말았습니다. 영원성장이 사라지자 이들은 다시금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드레노어에서 태어난 거대한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분투해야 했습니다. 신록지기는 그들을 붙잡아 양분으로 삼거나 곰팡이로 오염시켜 하수인으로 삼았고, 그론드의 후예들은 야수들을 사냥했습니다.

대부분의 조류 생명체들은 드레노어의 아라크 지역에서 태어났씁니다. 무성한 숲 위로 거대한 바위 첨탑이 우뚝 솟은 그곳에 세 명의 신적인 생명체가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거대한 불새 루크마르, 사악한 천둥매 세드, 영리한 까마귀 안주였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강력한 힘을 휘둘렀습니다. 루크마르는 빛이라는 태고의 힘에 감화받았고 빛과의 연결을 통해 불꽃을 불러내었습니다. 그녀의 날개에서는 새하얀 불꽃이 계속 타올랐지만 그슬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세드의 날개는 짧고 가죽으로 이루어져 있어 루크마르처럼 높이 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우주에 존재하는 공허의 힘에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안주는 나머지 둘보다 훨씬 작아 육체적 힘은 약했지만 날카로운 지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호기심이 넘쳤던 안주는 드레노어의 마력 지맥을 조사하였고 비전 마법을 발견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셋은 원시생명과 파괴자의 끊임없는 공격을 물리치며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미래를 꿈꾸던 안주가 나머지 둘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힘을 합하여 아라크를 모든 새들의 성지로 변화시키자는 그의 제안에 루크마르와 세드가 동의하였고 이들은 합심하여 아라크에서 바위와 뿌리의 후예들을 몰아냈습니다.

아라크는 새들의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루크마르는 가장 아름다운 칼리리와 유대를 형성하여 그들을 자식처럼 여기며 첩탑 꼭대기에서 지냈습니다. 루크마르는 땅과 숲에 사는 생명들을 경멸하여 결코 지면에 갈퀴발톱을 대는 일이 없었습니다. 
안주는 아라크 곳곳에 사는 까마귀들을 보살폈고 첨탑 아래 숲에서 모습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세드는 천둥매들을 거느리며 첨탑 아래 그늘에서 살았습니다. 세드는 자신의 부하들을 존중하지 않는 잔혹하고 까다로운 지배자였습니다.


2

시간이 지나자 세드는 루크마르를 질시했습니다. 그의 날개는 크지 않았기에 루크마르처럼 구름 위까지 날아오를 수 없었습니다. 세드는 첨탑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고작이었고 루크마르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는 그런 운명을 거부하였고, 루크마르를 쓰러트린 뒤 그 힘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세드는 안주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함께 루크마르를 쓰러트리고 그 힘을 취해 쌍둥이 왕으로 군림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세드가 보기에 안주 또한 루크마르의 능력을 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루크마르는 땅 가까이 사는 까마귀들을 경멸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세드의 착각이었습니다. 안주는 루크마르를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루크마르를 흠모하였고 그녀에게 비밀스런 애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루크마르가 자신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을 것이라 여겼기에 감히 고백할 용기를 내지는 못 하고 있었습니다. 

안주는 루크마르에게 세드의 계획을 알렸고, 까마귀와 불새는 함께 천둥매에 대적했습니다.  루크마르의 불타오르는 분노가 세드를 집어삼켰고 날개를 잿더미로 태워버렸습니다. 세드가 땅에 쳐박히자 안주는 그의 눈을 파냈습니다. 세드는 죽어가는 마지막 숨결을 통해 끔찍한 저주를 읊조렸고 그 저주가 땅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안주는 저주가 아라크 전체를 집어삼킬까 우려하여 세드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그 어두운 에너지를 몸속에 가두었습니다. 저주가 육체와 영혼을 뒤틀어 안주는 흉측하게 뒤틀렸고 날지 못 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세드의 피가 소량 남아 고인 골짜기는 훗날 세데크 골짜기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안주는 이후 루크마르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적어도 그녀에게 가치있는 존재로 여겨졌겠지만 이제 변해버린 육측한 모습은 그녀가 보기에 역겨울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안주는 깊은 숲으로 사라졌고, 루크마르가 자신을 부를 때마다 그녀의 목소리를 무시했습니다. 세드의 저주는 안주를 약화시켰지만 한편으로는 새 힘을 주었습니다. 안주는 암흑 마법과 친숙해졌고 어둠의 영역에 은거한 채 루크마르로부터 영원히 몸을 숨겼습니다.

루크마르는 안주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를 찾을 수 없었고 그의 고귀한 희생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저주가 드리운 아라크를 떠나 고르그론드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정착했습니다. 루크마르는 은둔한 안주에게 직접 고마움을 표현할 수 없었기에 그를 기리는 새로운 종족을 창조하여 그의 희생에 보답하고자 했습니다.

그녀는 일부 칼리리들을 아라코아, 즉 아라크의 후예라는 날개달린 종족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녀는 이들을 루크마르 그녀 자신의 우아한 육체와 안주의 지성을 지닌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라코아들은 루크마르와 안주의 자식들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루크마르는 이 아이들을 그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아라크로 돌려보내고자 했지만 아직 그들은 어렸습니다. 아이들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루크마르는 많은 힘을 소모했고 결국 자신이 노쇠하여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아라코아의 문화를 형성하고 그들을 인도하리라 결심했습니다.


3

수 세대 동안 루크마르는 멀리서 아라코아의 발전을 지켜보았습니다. 루크마르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고, 그들에게 아라크에 대하여, 세드의 사악함과 안주의 고결함에 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빛을 다루는 방법도 가르쳤습니다. 아라코아는 빠르게 성장하였고 빛을 능숙하게 다루는 자들은 루크마르를 숭배했습니다. 한편으로 안주를 숭배한 이들은 비전 마법을 발견하고 뛰어난 마술사들이 되었습니다.

아라코아가 이렇게 성장해 가는 동안 루크마르는 자신의 생명이 꺼져감을 느꼈습니다. 루크마르는 시들어가는 몸을 이끌어 남쪽으로 향하였고 아라코아도 그녀를 뒤따랐습니다. 아이들을 고향으로 인도한 어머니는 결국 숨을 거두었고 불길이 그녀의 몸을 감싸 두 번째 태양처럼 타올랐습니다. 아라코아는 루크마르의 죽음을 보며 그녀를 기리기 위해 가장 위대한 문명을 건설하고 지식과 힘과 빛으로 루크마르처럼 세상을 환하게 밝히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에펙시스라 칭하며 아라크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았습니다. 그들은 이 터전 주위로 거대한 활공 구조물을 지었고 높다란 첨탑 위에 마력이 주입된 불꽃을 매달았습니다.

아라코아의 마술사들은 안주의 숭고한 희생에 관한 신화를 쫓아 세데크 골짜기를 조사하다가 암흑 마법의 신비를 비전 지식과 결합하였습니다. 에펙시스는 빛과 공허를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여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신성마법을 사용하는 집단 안하르 단과 암흑과 비전마법을 연구하는 스칼락스 단이라는 집단이 나타났고 두 집단은 상류 계급으로 나란히 아라코아 사회를 지배했습니다.

아라코아는 호기심이 많았기에 드레노어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사하였고 세계의 지도를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시생물과 파괴자의 영원한 격돌을 목격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루크마르의 자손답게 땅에 사는 자들의 삶에 끼어들지 않으려 했습니다.


4

아라코아의 발전은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아라크 근처 탈라도르의 울창한 숲에 거주하는 나알가르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강력한 나무정령인 나알가르는 죽은 제네사우르의 영혼을 새로운 육신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등 많은 것들을 개발한 존재였습니다. 그는 에펙시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자 이 인공적인 존재가 그 자체로 자연에 대한 모독이라 여겼습니다. 이들은 숲을 통째로 없애고는 그곳에 자연과 동떨어진 황금빛 사원과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나알가르는 이 아라코아들이 파괴자보다 훨씬 위험한 존재라 여겼고, 에펙시스를 물리치기 위한 무기를 찾아나섰습니다. 그는 얼마 후 거대한 뿌리의 화석, 곧 보탄의 온전한 조각을 발견해 냈고 이 뿌리를 탈라도르 깊은 곳에 심은 다음 장대한 의식을 시작했습니다. 수천의 신록지기가 양분이 되기 위해 희생하였고 이 뿌리로부터 거대한 생명체 포자더미 타알라가 자라났습니다. 원시생물은 타알라를 앞세워 아라크를 침공하려 하였습니다. 

에펙시스는 탈라도르에서 벌어지는 일이 늘상 존재하던 두 세력의 충돌이라 여겼지만 아라크 가장자리의 숲이 빽빽해지고 그곳에서 솟아난 덩굴들이 첨탑을 향해 뻗으며 순식간에 수백 그루의 나무가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고 정찰병을 내보냈습니다. 살아돌아온 극소수의 정찰병들은 수많은 원시생물들이 전투를 준비하고 있으며 탈라도르 복판에는 제네사우르보다도 큰 생명체가 생겨나고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에펙시스는 영원성장에 대한 지식으로 미루어 그 존재가 초기의 세계를 형성한 거인 중 하나가 아닐까 두려워했습니다. 안하르 단과 스칼락스 단의 지도자들은 힘을 합쳐 침략군을 구성한 뒤 탈라도르로 나아갔으나 나알가르는 의식을 치르는 도중에도 원시생물들의 영혼과 교감하고 조율하며 이에 맞섰습니다. 원시생물들은 완벽한 단결로 아라코아를 격퇴했고 아라코아 병력의 절반가량이 쓰러졌습니다.

이에 충격 받은 아라코아는 다른 수단을 찾기 시작했고 안하르 단이 해결책을 제안했습니다. 그들은 루크마르의 숨결이라는 무기를 고안했고 이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알가르는 아라코아에게 시간을 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수많은 신록지기에게 희생을 명하여 그들의 영혼을 포자더미에게 전하였고, 결국 타알라가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알가르는 다시 한 번 집중해 타알라와 모든 원시생물 그리고 자신의 정신을 연결했고 그의 명령에 따라 그들은 아라크로 나아갔습니다.

원시생물의 군대가 다가오지만 에펙시스의 무기는 아직 완성되지 못 했습니다. 이에 소수의 스칼락스 마술사들이 나섰습니다. 그들은 시간을 벌기 위해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탈라도르로 향하여 나알가르를 찾았습니다. 나알가르는 이를 눈치 채고 마술사들을 제압하려 했으나 마술사들이 쏟아낸 어둠의 힘에 사로잡혀 검게 시들었고 마술사들의 시체 곁에 쓰러졌습니다. 나알가르가 죽자 원시생물의 단결은 깨졌고 그들의 진격은 중단되었습니다. 이 작은 지연 덕택에 아라코아 사제들의 작업은 완성되었고, 타알라가 첨탑에 도달한 순간 안하르는 그들의 무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새하얗게 타오르는 광선이 타알라의 가슴팍을 꿰뚫었습니다. 안하르의 무기는 포자더미 타알라를 불덩이와 잿더미로 산산조각내었고, 신록지기, 나무정령, 제네사우르를 모조리 불태워버렸습니다. 아라코아의 분노는 집요했습니다. 도망치는 원시생물들 또한 루크마르의 숨결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에펙시스의 승리는 자연의 힘을 영구적으로 약화시켰습니다. 영원성장은 더이상 어떤 형태로든 돌아올 수 없게 되었고, 필멸자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려 하였습니다.


5

에펙시스는 소생한 영원성장을 물리친 다음 오래도록 번영했습니다. 그들은 과학과 마법의 발전에 힘썼고 지식을 보존하기 위한 수정 저장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이 수정들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것 뿐 아니라 타인의 기억까지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명령을 따르는 기계 피조물을 창조했고 이를 이용해 지상의 자원을 수집했습니다.

종교 또한 발전하여 안하르 사제는 루크마르의 숨결 기계 주위로 빛나는 태양의 신전을 건설했습니다. 한편 스칼락스 마술사들은 첨탑 하부의 사원에 모여 까마귀 신 안주와 그의 희생을 기리는 의식을 수행했습니다.

에펙시스 문명은 계속해서 번성하는 듯 했으나 안하르 단과 스칼락스 단은 서로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안하르는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지식 저장용 수정을 그들의 신전으로 긁어모았습니다. 스칼락스과 그들의 지도자 마술사 군주 살라바스는 이에 반발하고 수정을 내놓으라 요구했으나 안하르의 지도자 사제군주 벨트리크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그는 안하르가 에펙시스의 유일한 지도자이며 루크마르의 살아 있는 대리인이라 선포했습니다.

살라바스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스칼락스 단이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잃어버릴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마술사 군주 살라바스는 추종자들을 규합하여 태양의 신전을 공격했고 태양의 신전 관문에서 끔찍한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첨탑 상층에서 하부에까지 모든 아라코아들이 반으로 갈라져 수 개월간 내전을 벌였습니다. 안하르는 전세를 바꾸기 위해 루크마르의 숨결을 가동시키려 했습니다. 살라바스는 그 기계가 가동되면 파멸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알았고 소수의 마술사들을 대동한 채 첨탑 위로 향했습니다. 살라바스는 부하들이 수호자들과 싸우는 동안 루크마르의 숨결을 파괴하기 위한 주문을 지었습니다. 

기계가 폭발하였고 엄청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폭발은 아라크에 있었던 유일한 첨탑을 작은 바위 탑들로 조각나었고 주변 지역은 황무지로 변모하였습니다. 훗날 이 지역은 아라크 첨탑이라 알려졌습니다. 새 생명이 꽃피우기까지 수 세대가 소요되었고,  살아남은 아라코아가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더 긴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에펙시스는 더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그 잿더미에서는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6

아라코아의 새로운 문명이 아라크 첨탑에 나타났고 안하르 단의 생존자들과 왕이 권력을 나누며 사회를 지배했습니다. 안하르 단은 여전히 루크마르를 숭배했으나 오랜 지식과 가르침은 왜곡되고 변형되었습니다. 안주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던 에펙시스는 세데크 골짜기를 보존하고 조심스럽게 어둠의 힘을 익혔지만 그런 존중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새 세대의 아라코아들, 곧 스스로 고위 아라코아라 칭하는 이들은 세데크 골짜기를 형별의 장소로 사용했습니다. 알하르 단의 사제들은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을 이단으로 취급하여 세데크 골짜기의 웅덩이로 던졌습니다. 세데크 골짜기에 던져진 아라코아는 대부분 죽음을 맞이했지만 일부는 몸이 변형되어 날지 못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추방자로 알려졌고 모든 고위 아라코아 정착지에서 추방되었습니다.

한편 에펙시스가 몰락한 후 아라크 첨탑에는 지능적인 고양잇과 종족인 서슬니가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추방자 아라코아들에게만 위협이 되었으나 어느 순간 비행하는 아라코아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서슬니의 강력한 지도자 무리왕 카라쉬는 그물과 밧줄, 그리고 작살을 사용하는 법을 부하들에게 가르쳤고 고위 아라코아 정찰병들을 사냥하다가 마침내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아라코아는 지상의 생명체가 위협이 되리라고는 꿈조차 꾸지 못 하였기에 그들 사회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많은 거주지가 점령당해 모든 거주자들이 살해당하고 결국 첨탑이 포위되자 안하르 사제들은 루크마르가 왜 자신들에게서 은총을 거두었는지 이유만을 찾으려 했을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위 아라코아의 왕 테로크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였고 습격대를 이끌어 직접 서슬니 야영지로 뛰어들었습니다. 수개월 동안 전투가 벌어지고 결국 테로크는 카라쉬를 처치한 뒤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고위 아라코아는 전설이 된 왕을 칭송했고 일부는 왕이 루크마르의 화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안하르 단의 사제들은 이런 상황을 불만스럽게 여겼습니다. 여신의 이름은 오직 자신들의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테로크는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새 도시를 건설하였고 이 도시는 하늘탑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테로크는 안하르 단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을 도입하며 미신이 아닌 지식이 고위 아라코아 사회를 이끌어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안하르 단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사제들은 밤을 틈타 테로크와 그 딸 이디크를 납치하여 세데크 골짜기로 던져버렸습니다. 다음날 사제들은 루크마르가 테로크에게서 은총을 거두고 그 가족들에게 저주를 내렸으며 오직 자신들 만이 루크마르의 신봉자로써 아라코아의 미래를 수호할 것이라 선언하였습니다. 그 날 이후 아라코아에게 왕은 없었습니다. 사제들은 아라코아 문명이 멸망할 때까지 지배권을 철저하게 장악했습니다.

한편 테로크는 딸을 잃어버린 고통과 뒤틀려 버린 몸을 짊어지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독과 슬픔에 거의 굴복했지만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테로크는 다른 추방자 아라코아들을 규합하여 목소리의 근원을 찾았고 결국 안주를 발견했습니다. 테로크는 안주가 오래전 죽었다고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랐습니다. 안주는 그들에게 마술과 암흑 마법을 가르쳐주었고 이렇게 갈퀴사제라 불리는 강력한 추방자 집단이 탄생했습니다. 안주의 인도에 따라 테로크는 추방자들을 고대 에펙시스의 폐허로 이끌어 그 위에 스케티스라는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그들은 아라크 첨탑의 숲에서 지배력을 행사하였고 이 숲은 테로카르 숲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테로크는 세데크 골짜기의 저주와 고통으로 인해 미쳐갔고 마침내 그가 동족을 해치는 지경까지 나아가자 갈퀴사제들은 슬픔을 머금고 지도자를 제압한 뒤 어둠의 영역에 봉인했습니다. 이후 수백 년 동안 추방자는 고위 아라코아를 피하며 하늘탑에서 내던져진 추방자와 이단자를 그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추방자는 점차 증가하였고 나중에는 고위 아라코아의 인구와 대등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7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호드가 발흥하고 카라보르와 샤트라스 그리고 높은망치마저 몰락한 뒤 호드는 아라코아에게로 눈을 돌렸습니다. 대족장 블랙핸드는 카르가스에게 소탕을 맡겼습니다. 카르가스는 고위 아라코아의 광선 무기를 목격한 뒤 다른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는 테로카르 숲에서 추방자 아라코아들과 접촉하였고 고위 아라코아에 대한 그들의 증오를 미끼로 동맹을 맺었습니다. 그들 사이의 계획에 따라 추방자들이 하늘탑에 잠입해 암흑 마법으로 하늘탑 꼭대기의 기계장치를 파괴하자 카르가스의 병력이 도착해 고위 아라코아를 학살했습니다. 그러나 곧 그들의 칼날은 동맹에게 향해였습니다. 고위 아라코아 뿐 아니라 추방자 아라코아들마저 대부분이 학살당했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자들은 소수의 살아남은 추방자들과,  카르가스가 유희를 위해 세데크 골짜기로 집어 던졌던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어둠 속에 숨어들었고 호드를 피해 테로카르 숲 깊숙한 곳으로 대피했습니다. 추방된 아라코아로 변한 고위 아라코아들은 그리직이라는 이름의 전직 하늘탑 수호자 휘하에 모여들어 오크들이 두려워하는 폐허 아킨둔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호드에 대한 증오를 키우며 언젠가 복수할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평: 아라코아의 역사는 반복되는 슬픔의 역사입니다.  안주는 루크마르를 사랑했으나 아름답고 우아한 루크마르와 비교하여 자신이 너무나도 하찮고 볼품없다 여겨 루크마르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 하였고 세드의 저주에 사로잡힌 이후엔 아예 숨어버렸습니다. 정작 루크마르는 안주의 희생을 보고 감명받아 그를 부르며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라코아라는 종족의 탄생은 어찌 보면 루크마르에 대한 안주의 사랑이 결실을 맺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정작 안주 본인은 이 사실을 알지 못 했지만요.

 루크마르는 안주에 대한 고마움과 안주에 대한 경의를 담아 아라코아들을 창조했고 이들에게 자신과 안주의 모습을 나누어 담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녀는 필멸의 존재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겸허히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일생을 다해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을 그들이 살아야 할 고향. 곧 안주가 머무는 땅으로 인도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에펙시스 문명의 붕괴와 아라코아 문명의 붕괴는 서로 닮은 꼴입니다. 루크마르의 추종자들과 안주의 추종자들의 반목으로 인해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루크마르 본인은 (지상 생명체들을 경멸하긴 했지만) 자애로웠던 데에 비하여 루크마르의 추종자들은 쉽게 오만함과 독선에 빠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안주의 추종자들이 일방적으로 선했던 것도 아니지요. 두 번의 문명 붕괴 모두 안주의 추종자들이 태양 광선 무기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일어나고 말았으니까요.

평행세계 드레노어에서 결국 고위 아라코아와 추방자들이 함께 손을 잡고 사회를 이어나가기로 한 것에 비해 원래 세계의 드레노어에서 이들의 관계는 파탄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Lv72 DevilChris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와우
  • 게임
  • IT
  • 유머
  • 연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