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점을 하나 정정해 보자면.

현 블리자드 제작진의 성향은 사실 친 얼라이언스라기 보다는 친 휴먼이에요. 얼라이언스라고 해도 휴먼 아니면 엿먹이는 설정이 실제로 적지 않음. 

가장 대표적인 나이트엘프만 해도 전통적인 이상한 뇬 취급을 받는 티란데는 그렇다 치고, 사실상 얼라이언스 최강자이자 선한 진영의 워너비였던 말퓨리온을 패배로 엿먹인 다음 단순 복수귀로 전락시켰음. 한때 칼림도어 최대세력이었던 나엘은 이제 주 도시 잃고 돌아다니는 이재민 신세 되었고. 

드워프야 이번 확팩에서는 딱히 엿먹은 것 없지만 예전부터 인간의 왕이 드워프의 정식 왕위권자를 멱살잡고 척살하려다가 그 아들인 인간 왕자의 자비로 살아남는 내용이 나오질 않나, 그 뒤로는 아예 공기신세고. 

공기 중의 공기였던 노움 통령 각하께서는 갑자기 레이드 보스로 나온 뒤 사경을 헤매고 있음. 참고로 같은 던전에 나왔던 인간 여자 마법사 레이드 보스는 피 한번 툭 뱉고 거뜬하게 돌아다니고 있는데. 

빛벼림 드레나이는 아르거스 퀘 해보셨으면 알겠지만 '인간'인 투랄리온에게 리더 자리, 플레이어와의 대화역 자리 다 넘겨주고 그냥 조역 NPC들로 전락함. 실제 역사로 보면 얘들이야말로 수만년에 걸쳐 군단과 싸워오면서 우주 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진짜 선역들인데 겜상에서는 그런 거 없음. 

하이엘프인 알레리아 윈드러너는 공허 쐬더니 맛이 가서 고향에서 민폐 끼치고 쫓겨나고 이젠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되고 그런 식으로 나름 얼라이언스랑 대화가 되던 호드 세력인 블러드엘프 역시 대화가 봉쇄된 셈이 되었고. 

그에 비해 늑대인간은 늑대가 된 '인간'이라는 설정 탓인지 인간 왕의 훌륭한 조언자이자 협력자 취급임. 뭐 그게 조금 과해져서인지 요즘은 늑대인간의 군주라기 보다는 그냥 안두인의 부하 A로밖에 안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제작진 성향으로 보면 인간 외 얼라이언스 캐릭터들은 그냥 우호적 NPC 취급이자 적절한 소모품 취급으로 끝이죠.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전쟁이 격화될수록 호드는 자기들끼리 자중지란이 심해지다 붕괴상태에 이를거고, 그 호드의 발악적 반격으로 피해볼 것은 대부분 나엘이나 공엘 같은 인간이 아닌 얼라이언스 가입 종족이 될 테고, 인간은 볼바르 폴드라곤처럼 주요 NPC 한둘 정도가 영웅적으로 죽으면서 '고귀한 희생이었다' 드립이나 날린 뒤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