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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길드 [깜찍이여니]입니다.

깜찍이여니
댓글: 73 개
조회: 3799
추천: 34
2015-06-25 20:25:02

 

 

 

 

 

<굴단> 혹은 <줄진>서버에 [깜찍이여니]를 아시는 분만 읽어 주세요. (다소 긴 일기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방금 < 블리자드 코리아 > 본사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어제(2015년 6월 24일: 6.2패치 하루전날) 주둔지에 캐릭을 세워두고

(파티애드온)으로 새로 열리는 공격대던전 <지옥불 성채>파티를  광고하던 중 캐릭창이 튕겼습니다.

그때 상황이 해외서버는 패치가 적용된 터라 막 지옥불성채를 트라이하는 공대들이 많아서

공략을 점검할 겸 트위치 방송을 여기저기 찾아 보며 있었습니다. (와우는 창모드로 광고만 자동으로 나가는 상태)

튕겼길래 다시 접속하려고 하는데, "이 계정은 정지되었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떴습니다.

11년간 와우생활에 이런 경우는 첨이라 당황했지만, 정지당할 사유가 없기에 문제해결을 하려고 베틀넷을 들어가보니

제 계정 3개중 2개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계정이 사라지니 상담문의 조차 안되더군요.

그래서 안쓰던 계정으로 황당한 이 상황을 상담문의 신청했습니다.

친절한 GM님은 24시간이나 걸리신다고 떠 있고, 블리자드 고객상담 전화는 계속 받지 않았습니다.

당장 내일 파티를 모으던 저는 상황이 빨리 처리 안될 듯 싶어서 줄진 게시판을 통해 파티 보류라고 글을 올렸고,

안쓰던 계정으로 들어가 목요일 2시파티 예약하신 분들께 우편으로 일정 보류를 알리고 접종했습니다.

 

...

 

머리 속이 텅 빈 느낌으로 "멍~" 하니 앉아 한참동안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가, 정신차리고 이것 저것 알아보았습니다.

우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용 약관내 계정 정지 사유를 천천히 읽어 보았습니다.

게임내 욕설한적도 없고, 불법프로그램도 사용한 적이 없으며,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구매한 적도 없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건지, 밤새 잠도 못자고 고민하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GM의 답변이 와서 정신차리고 읽어 보았습니다.

제가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11년간 애드온와 메크로 말고는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을 하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맹세코! 네버~ 불법프로그램을 어디서 다운받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뭐가 불법프로그램인지도 모릅니다.

 

밤새 잠도 못잔 얼굴에 기본 화장만하고 옷을 입고 나섰습니다.

멍한 상태로 위험하게 운전을 해서 <블리자드 코리아>본사를 찾아갔습니다.

 

웃었습니다.

이 상황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웃음만 나왔습니다.

차근차근히 제 상황을 담당자분께 설명드렸습니다.

제가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면,

그걸 이용해 자동사냥을 하거나, 캐릭육성을 했거나, 경매장에 물건을 올렸거나, 뭔가를 했을거 아닙니까?

그러나 전, 요근래 레이드할 때 제외하고는 계속 주둔지에서 파티광고만 했습니다.

간간히 파티광고하면서 주둔지 약초 광산 채집한거 말고는 한 게 없습니다. 주둔지를 떠난 적도 없고요.

그런 걸 사용할 서버도 아닙니다.

할게없는 날 슬금슬금 키운 만랩이 이미 17개나 되고, 그 만랩들을 간간히 주둔지만 돌려 약초 광석 등

자원도 남아 돕니다. 줄진경매장은 올려봤자 구매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장사도 안되는 서버이구요.

11년동안 와우만 하면서 많은 횟수의 레이드 참여로 통해 골드도 넉넉히 있었고,

드군확장팩에 와서는 주둔지 추종자만으로도 충분한 골드를 벌 수 있었습니다.

 

상담결과가 참혹하지만 받아들이려고 이렇게 일기를 쓰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와우가 켜져있을 때 동시에 불법프로그램이 켜져있었다는 겁니다.

22일날 사용한 로그가 나왔다고 합니다.

기억을 되돌려 봅니다.... 22일이면 제가 줄진 게시판 및 레이드 게시판에 공략을 정리해 올린 날입니다.

길드분과 그외 제 지인분들은 그날을 기억하시겠지만, 전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파티광고만 내고 있었습니다.

어디가자는 귓말과 길드분들의 대화에도 끼지 못하고 논문과 같은 양의 [지옥불 성채]공략을 여러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정리하던 날입니다.

지난 5주간 테스트서버와 여러 해외 사이트 공부한 결과를, 보다 정확한 정보공유를 위해

테스트 서버 캐릭을 투컴으로 켜둔 채 테스트 서버안에 [던전 도감]을 기준으로 스킬명과 용어 정리를 하던 날입니다.

3일을 꼬박 밤세워 정리하여 월요일 새벽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날 줄진 게시판을 제일 처음 읽어주신 나답님은 기억하실 겁니다. ㅠ ㅠ

나답님의 권유로 인벤 레이드 게시판에도 글을 올렸습니다. (수많은 댓글과 추천 기억하고 감사합니다.)

 

그날이랍니다... 제가 공략을 위해 해외 여기저기 사이트를 뒤지면서 번역하던 그날...

저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가 깔린 것 같고 와우 감시프로그램에서는 그걸 감지하였답니다. 

제 컴퓨터에 [바이러스 프로그램]도 캐치 못한 걸 와우 로그에는 감지되어 있답니다.

그게 무슨 프로그램인지 말을 해주십니다.

처음 들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집에와서 그 이름도 잊어 버렸습니다.)

아마도 해외사이트 서핑하다가 자동으로 깔린 거 같다고 합니다.

그걸 깔린줄도 모르고 전 와우 창모드로 파티광고만 애드온으로 돌린 채 공략 정리해 인벤에 올리고 있었구요.

그 프로그램이 깔린줄도 몰랐고, 깔렸다고 해도 제가 이용한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캐릭터는 주둔지에서 주키코모리 상태였으니까요.

 

 

상담해주시는 담당자분께 물어 보았습니다.

제가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어떻게 제출하면 될까요?

결국 해결할 수 없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던, 사용하지않았던 와우 접속시 그 프로그램이 켜져있기만 해도

로그기록이 남아서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담당자분은 살포시 소비자고발센터에 신고 해보라고 합니다.

< 블리자드 코리아 >에 그 동안의 정도 있고, 솔직히 항의할 기운도 없습니다.

 

억울하지만 돌아서야했습니다.

11년동안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와우]를 이렇게 자발적이 아닌 피동적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집에와서 와우를 지우려 하니,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줄진 사람이 없어서 파티 모으기 힘들다고 징징대서,

몇주전에 3개월 계정비를 끊고 복귀한 오빠들과 동생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11년동안 유지했던 길드 생각에 속상합니다. 길드원분들께 어떻게 작별인사를 드려야할 지 막막합니다.

그동안 알고지내면서 오프라인에서도 친한 와우 지인분들이 그 오래된 기간만큼 쌓여 있습니다. 

텅비어있는 제 머리속에서 한가지 떠오르는 방법이 줄진 게시판이였습니다.

이 곳에 마지막 인사를 정성들여 하고자 합니다.

 

...

 

 

11년 와우 추억이 참 많습니다.

와우를 삭제하려고 폴더들을 찾다보니, 보조 하드에 와우 스샷폴더만 따로 저장해 둔 폴더가 나옵니다.

그 용량만큼 오래했나봅니다.

그만큼 와우를 좋아했나봅니다.

와우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려 한동안 금단현상이 올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서 하나하나 떠올려 보니 그동안 와우를 접을 타임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고향인 <굴단>서버가 사람이 적어져 힘들때도 뭔가 해보려고 멘토링공격대도 해보고 이것 저것 노력했지만 

<굴단>서버는 없어졌습니다.

<굴단>을 살리고자 다함께 노력했던 시간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972&l=36866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16&l=11442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16&l=11467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16&l=11647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16&l=11669

 

<줄진>으로 통합되어 화이팅 하던 시기에 찾아온 서버 폭주로 백섭사건이 크게 터졌습니다.

<두드림>사건때 다같이 열폭했던 시간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22&l=20379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22&l=20442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322&l=20452

 

줄진에 겨우 자리를 잡나 싶었는데, 다들 아즈호드나 하이잘얼라로 이전하시고 통합전 굴단 모습이 줄진에서 보입니다. 남은 사람들끼리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테섭도 해보고, 공략도 연구하고, 정리해서 공유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이런 일이 생겨버리네요.

 

그래요, 그동안 접어야 할 타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인맥때문에, 정때문에 접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책임져야할 길드와 공대가 있기에, 함께해야할 길드분들과 지인분들이 있기에 마음을 굳게 먹지 못했었습니다.

차라리 이번이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아쉬운 마음, 미안한 마음 접어두고 시원섭섭 떠나려 합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 감사드립니다.

결과는 안 좋아보이지만, 원망하진 않습니다.

와우를 통해 우정도 알게되고, 사랑도 얻고, 제 청춘 불태웠으니 행복한 기억만 안고 갑니다.

 

모두들 건승하시고,

새로운 공격대던전에서도 주사위신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했던 시간 잊지 않을께요~"  (노움여캐 버전으로...)

...

ps 1. 진지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늘 아낌없이 썼던 이모티콘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차분하게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음에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될 땐 예전처럼 환하게 웃으며 밝은 모습의 여니로 뵙겠습니다.

 

 

ps 2. 22일날 줄진게시판과 레이드게시판에 올렸던 "지옥불 성채 역할별 공략"과 "한눈에 보는 성채내부 지도"는

        모두 삭제했습니다...  그날 계기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어서 그걸 볼 때마다 속상할 것 같아서 지워버렸습니다.

        이런 제 기분 이해부탁드립니다. 

        참고로 네이버에서 검색하시면 제가 쓴 글을 다른 분이 이미 공대 카페로 스크랩하셔서 옮긴

        내용이 나오더라구요. 필요하신 분은 그 게시글을 찾아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폭풍설> 길드분들은 길드카페에 가시면 올려져 있을 겁니다.

        남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지만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유감입니다.

 

 

 

 

 

 

Lv31 깜찍이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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