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게엔 항상 쟁에 대한 논쟁이 끊이질 않네요.
저도 그냥 살짝 끄적이고 싶어서 써봅니다.
저는 오리유저 출신입니다. 시작은 지금은 사라진 '길니아스'서버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호드였습니다. 오크 전사였지요. 우락부락한 몸과 대비되는 선한 눈매에 반해서요.
당시 길니아스 서버는 얼라 1000: 호드 200 비율의 서버였죠.
저는 뭔가 오크의 '이제 막 정착한 유랑민'같은 이미지의 스토리에 반해 시작했었습니다만...
당시 길니아스섭 호드들은 자부심이 상당했습니다.
지금의 낮술님같은 사람이 당시 길니아스서버 호드에도 있었죠. '달봉대사'라는 닉네임을 쓰는 주술사분이었습니다.
얼라들 사이에서는 '달봉이'로 자주 불렸고.. 이 사람을 주축으로한 필드쟁/전장 전문 길드도 있었으며..
노래방 팀을 짜고 팀:팀으로 전장뛰는것을 아주 즐겨하던 그룹이었습니다.
고작 200명인데도 필드쟁에서 밀리질 않았습니다. (후에 길니아스섭이 해체되며 이분들은 모두 말퓨호드로 가게됩니다.)
당시 길니아스 서버 호드의 분위기는,
'필드에서 밀리면 자원확보(채광/무두/약초등)와 신규유저들의 원활한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필드쟁에서 든든한 역할을 해주는 달봉대사 중심의 그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쪽이었습니다.
필드쟁이 났다하면 10렙 20렙 30렙 할것없이 몰려들 왔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30렙 초반 언데드 도적분이, '만렙(60렙)한테도 제 비습이나 급가는 들어가네요!' 라고 말하며..
비습이라도 꽂고 죽겠다면서 필드쟁 한가운데서 열심히 싸우던 모습이. 정말 진심으로 멋지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곧, 길니아스 얼라로 진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진영변경 서비스가 없었죠.)
너무 호전적이 되어서 얼라이언스 유저들을 모두 '개발컨/병진'으로 몰아가는 팟창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호전적인건 좋으나 얼라에 대한 욕설이 너무 심하고 잦은것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넘어와보니 얼라이언스에도 개념가이들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건성건성 키워보다가 다시 대도시섭가서 호드 키워야겠다.. 하던 때에.
어느날인가 호드가 정예들을 모아 스톰윈드 침공을 시도했죠.
'스톰윈드가 공격받고있습니다!!'가 뜨자.
정말 너나할것 없이 모두 스톰윈드로 몰려들었습니다. 저렙 만렙할것 없이 모두 다요.
당시 심한 종특 차이로 얼라가 호드와의 1:1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때였는데...
여기저기서 죽어나가면서도 길니아스 얼라 유저들이 공개창으로 외치던 소리는,
그저 게임이었을 뿐이지만 아직까지도 그 순간 찡..했던 감정으로 남아있습니다.
나중에는 패치가 되어 불가능해졌었지만, 그 당시만해도 어린 안두인 린 왕자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스톰윈드 왕궁만은 내주면 안됩니다! 안두인 린은 지킵시다!'
정말 모두가 왕궁 입구를 막아서서 싸우던 그 기억으로,
저는 뼛속까지 얼라이언스 유저가 되기로 마음먹었었네요.
호드처럼 종특이 강하지 않아도, 우락부락하지 않고 연약해도. 약해서 수가 더 많아야하고
뭉쳐서 싸워야하지만 '아버지를 잃은 불쌍한 어린 왕자'를 지키는 편이라는 그 느낌이, 저를 얼라유저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당시에 종특이 강했다는 얘깁니다.. 지금은 대충 평균화되었지요.)
이후 ->실바나스 -> 카라잔섭을 이어, 말퓨리온 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말퓨로 오면서, 그 예전 '길니섭 호드'분들이 말퓨로 갔었지 참.. 하며 쟁에 대한 기대도 많이 가졌죠.
그리고 1회 네임드 피브이피 대회인가에서 봤던 미내기, 뿌뿌뽕님 등이 말퓨리온 유저였기 때문에
정말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저는 정말 발컨입니다. 싸움을 정말 못하죠.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재능이 부족한듯해요.
하지만 제가 어떤 호드 유저의 '영웅담'속 희생자로 등장하는 한이 있다하더라도...
(ex> 어떤 얼라가 둘이 한꺼번에 덤비길래 내가 다 잡았음ㅋㅋㅋㅋ)
저는 단한번도, 지나가다 호드에게 맞고있는 다른 유저를 구하는데 주저해본적이 없습니다.
설령 그렇게 덤볐다가 2:1로 다 죽는 한이 생기더라도요..
유려한 컨트롤을 자랑하는 호드 유저에게 감탄하면서도 끝까지 끝까지.
저는 도적입니다.
말에서 내려 은신 후 비습.
그리고 보통은 몰아치기 딜을 하겠지만...
저는 채팅부터 칩니다.
'도망치세요!' 내지 'ㅌㅌ' 입니다.
그 후엔 제가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젠가 섭게에서 이런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내가 죽어나가는데 옆에서는 태연히 허수아비 딜 연습만 하고있는 사람들이 있어 빡치더라...
그래서 서버 이전한다.
저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구해주지 못했을지 몰라도 함께 싸우다 무덤까지 갈 동료는 되어드렸을 수 있었을텐데요.
전에 호드 공대가 한번 아포에 침공한적이 있었습니다.
수장방에 모두 몰려가 있는데, 죽을걸 알면서도 한 기사님과 함께 그 안으로 들어가, 칼부 두어번 뿌리다 죽고,
그 기사님은 장판깔다 죽고... 다시 봘해서 또 뿌리다 죽고...
함께 싸워주지 않은 얼라님들에게 원망할 생각은 없지만, 제가 위에 언급했던 서버이전한 어떤분의 글에 달린
댓글들중에는.. '성급히 화내기보다 사람들 모아보는 것이 좋았을듯' 같은 조언들이 달려 있었습니다만...
저는 외쳐봤었습니다. 그때가 제가 군대에서 1차정기휴가 나왔을때 같네요.
도와달라. 아포에 있는 분들만이라도 같이 싸우자. 달라란에서 포탈만 타면 오지 않느냐.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들은.
[5.파티참여] [xxxxx] 호드들의 병신짓에 맞장구쳐줄 마음이 없음 ㅋ
[5.파티참여] [xxxxx] 또 왔대여? 잼나게 놀다 가라고 그래여 ㅋㅋㅋ
[5.파티참여] [xxxxx] 수장 몇퍼 남았나여? 포탈타고 가봤자 이미 아포수장 시체일듯
이런 글들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거래창엔,
[2.거래] [xxxxx] xxxx 개당 30골에 팔아봅니다. 아포 다리 거래
그리고 아포 다리 위엔.
[3.수비] 아이언포지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가 계속 뜨는 가운데...
모닥불 피워놓고 한적한 대화를 나누고 계신분들이 여전히 계셨죠..
욕하는것도, 잘못되었다는것도 아닙니다. 다만 아쉬울 뿐입니다.
게임은 어떤 '로망'을 느끼기 위해서 하는거라 생각하는데..
각박한 현실에서 잠시 쉬어가며, 잊고있던 무언가를 느끼며 재미를 느끼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정말 너무 너무 개인적이고 물욕적이고 현실적인.. 것만을 쫒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 좀 아쉬울 따름이죠.
그나마, 그 당시 기억으로 월하국화님이 아포로 오셔서는 '일단 호드 침공 인원 대충이라도 파악해봅시다. 몇명쯤?' 하며
제 시체 곁에서 싸움 시작하시던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다시 부활해 열심히 두어번 칼질하다
푹찍 푹찍 당하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 서글픈 상황을 맞을때가 있습니다.
전역 후 대격변이 정말 제대로 즐기는 첫번째 확장팩인데...(불성때는 거의 접다시피..)
정말 열심히 재미나게 하고 있는데요.
열심히 전장돌고 탄력템 좀 사모았습니다.
바라딘을 호드에게 빼앗기면.. 얼라가 공격을 해야할땐 얼라유저들이 참 안들어오는데...(수비때는 정말 많이 들어오죠..)
새벽녘까지 일부러 기다려 '한번 빼앗아보는데 동참해보자'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서 마침내 이겼는데.
톨바가 끝나자마자 톨바 전장에서 뵙지도 못했던 분들이 바로 그 즉시로 '바라딘 요새 1직 2직 모읍니다~' 할때.
아니 그거 까진 괜찮은데... '도적 손이요!' 하고 귓말 보냈을때.. '님 탄력템인데... 디피 1만 넘으시죠? 안되시면 ㅈㅅ요'
답이 올때 좀... 진짜 서글퍼요. '아녀..영던졸업급템 다 있어여..' 하고 귓말 보내긴 하지만...
상이용사 대접 못받는 기분이랄까-_-;;;
이런것도 다 그냥 단합이 안되는 분위기인지라 좀 오버하는 감정일 수는 있겠지만요.
그냥 이건 뻘스러운 말씀이었고...
뻘글 싸질러놓은 마당에 닉넴 까지 않으면 안되겠죠?
27사단 이기자부대 병장전역한, 얼라이언스 도적 울프송입니다.
싸움 정말 못하지만 열심히 싸울게요. (도적 잘하시는 분들 제발 스승님이 되어주시면 감사... 편지 기다립니다.)
(그렇다고 많이 때려달란 말이 절대 아닙니다..;;)
춥긴해도 날씨 참 좋은 주말이네요.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