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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퀘]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4-

아이콘 달콤한화중씨
댓글: 13 개
조회: 449
2010-11-26 12:54:11

 

-4-

 

난 길거리에서 한참을 그녀를 어이 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봐요. 착하다는 말 듣자고 내가 밥 사주고 후식까지 챙겨 준건가요?”

쪼잔하네..”

이봐!!”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그 남자 참 까칠하네

 

지금 누가 누구한테 까칠하다고 하는건가요..

 

저리 들어 가죠

 

피노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옆에 있던 커피숍으로 들어가버렸다. 난 그냥 이대로 돌아가 버릴까 했지만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가야만 했다.

 

뭐 마실래요?”

왠일입니까? 갑자기 커피를 다 사주려고 하고

뭐 마실건데요?”

 

난 한참을 메뉴판을 바라보다가 평소에는 달아서 잘 마시지도 않는 제일 비싼 화이트 초콜릿 모카를 골랐다. 피노는 카라멜 마키아또를 고르고는 자신의 적립 카드를 내놓더니 자리에 가서 앉는것이었다. 역시나. 이 여자. 나한테 커피를 사줄 생각은 없었고, 주문만 자신이 대신 하고 적립 카드에 적립은 해달라는 것이 아닌가? 난 정말 울고 싶었다.

 

고마워

하하.. 고맙긴 하냐?”

뭐 조금

그래 여기까지 온 이유는?”

찌루에 대해 알고 싶은거 아냐?”

맞아

난 커피가 마시고 싶었거든

. 그래

어쨌든 찌루에 대해 뭘 알고 싶지?”

 

난 순간 말문이 막혔다. 오늘 처음 봤을 뿐이었고, 그녀의 이름과 직업 밖에 아는게 없었기에 뭐부터 물어 봐야 할지 난감 했다.

 

이름은 찌루야

그건 나도 알아

직업은 사서

안다고

그게 다지?”

“…………………………………”

첫눈에 반했다는건가?”

..그래..”

나도 그런데

?”

. 뭐 어쨌든 찌루는 딱 봐도 댁보다 어리고,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사서로 취직해서 이제 겨우.. 6개월 정도 됐으려나?”

그렇군!”

아침은 보통 안 먹고, 점심은 도서관에서, 저녁도 도서관에서 먹지. 그리고 일주일에 하루 쉬는데 그것은 찌루보다 먼저 들어온 사서들이 쉬는 날짜에따라 달라지지

저기. 좀 천천히 말해 주지 않겠어?”

싫어. 찌질하게 수첩 꺼내지마

그래도 필요한건..”

.. 완전 소심하네.. 문제는 찌루도 소심하다는거지

아 그래?”

? 공통점이라도 찾은거 같아?”

 

이 여자 내 속마음을 꿰뚫고 있다.

 

뭐 유복하지는 않지만 먹고 살 정도는 있는 집안 출생이고, 오빠나 남동생은 없고, 언니만 하나 있지

오빠나 남동생이 없다라. 다행이군

하긴. 내가 오빠라도 너 같이 소심한 사람은 싫은듯?”

?”

그리고 현재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는? ?”

궁금하지?”

베이글도 먹자

시끄러워..”

궁금하지 않은가보네

…… 잠깐만 기다려라

 

나는 다시 한번 지갑을 열어야만 했다. 이번달 월급이 싸그리 빠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여깄다

고마워

진짜?”

레알

? 레알? 축구팀?”

“…………………. 찌루 얘기나 하자

으응..”

남자친구는 현재 없어. 하지만 찌루를 사모하는 한 남자애가 줄기차게 구애를 하고 있지

? 누군데?”

오늘은 좀 늦는걸보니 밤새 피씨방에서 슷2하다가 아침에 집에 기어져 들어갔나보군

그게 누구냐고

누구라고 하면 알아?”

그건 그렇지만..”

이제 내년에 대학생이 될 애야. 이름이……… 곱등이던가?”

갓 대학생? 무지 어리네. 이름이 곱등이?”

사실 별명이야.

재미 없다.. 이름이 뭔데?”

권미자씨

? 여자 이름 같네

어머니 이름이라더라. 어린 넘이 겜 할 때 19세 안됐다고 엄마 주민번호 가져다가 했나보더라고

..그렇군.. 어쨌든 라이벌이 있다는건가?”

“20살짜리한테 라이벌이라니.. 너도.. ..”

시끄러워.. 어쨌든 중요한 정보들이군

니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그렇겠지

고마워!”

 

나는 내가 얻은 정보들의 가치가 내가 쓴 돈보다 높다고 생각했기에 활짝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순간 피노의 얼굴이 빨개진거 같은건 내 착각이겠지?

 

..웃지마..”

?”

그냥 넌 웃으니까 재수 없다

?”

잠시

 

그녀는 내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멋대로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뭐야? 찌루 씨 핸드폰?”

아니. 내꺼

 

그러더니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그녀. 내 번호는 순식간에 그녀에게 따였다.

 

왜 저장을 해?”

궁금한거 생기면 물어 보라고

아하!”

소심하고 쪼잔하고 멍청하네..”

젠장

어쨋거나 종종 연락하시게나

. 근데 넌 어떻게 찌루 씨에 대해 이리 잘 알아?”

오래 알았으니까

오래? 얼마나?”

내가 26살이고 찌루가 24살이니까 24년 알았네

?”

내 동생이야

아하. ??????????????????”

내 동생이라고

친동생?”

. 그럼 배다른 자식이라던지 그런걸 기대한거야?”

아니 뭐 그런건 아닌데

어쨌든 연락해

어어..”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사라졌다. 난 덩그라니 그녀가 앉아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이봐.. 컵은 치우고 가라고..”

 

Lv70 달콤한화중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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