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내 나이 이제 서른.

이뤄놓은게 아무것도 없다.

무한백지 상태.

20대 초중반...

뭐에 쫓겼는지 모르게 바쁘게 살았는데...

되돌아보니... 남은 것이 하나도 없구나.

학점... 취직... 대학원... 논문...

오로지 이런 것들에만 정신 팔려서...

진짜 내가 누군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해야 몰두하는지...

어떤 사람과 함께 해야 행복한지...

나 자신이 왜 소중한지조차 모른 채 그저 숨쉬기만 했던 세월들이지.

이제 30인데...

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조차 찾지도 못한 채...

나이만 채운 어른이 되어버렸다.

주위에 어떤 도움도...

어떤 조언도... 

어떠한 이끔도 제대로 내어주지 못하는....

말만 어른인, 머리만 어른인 사람이 되어버렸다.

가슴은 여전히 20대의 갈팡질팡한 방황 속에 머물러 있고...

세상에 대한 창은 여전히 닫아놓은 채...

나 자신이 가진 근원적인 문제에만 집착한 채... 모든 것들이 멈춰있고, 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떼지 못하는

답보 상태지.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에 가끔 내 가슴을 내가 내려쳐봐도...

아직은 두렵다.나이만 들어 차고, 몸만 커버리고, 보고 들은 풍월만 늘어난 머리 큰 어른이 된 채...

어른인 행세만 하는 아이일 뿐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