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도르의 몸을 뻥 차버리자마자 그를 호위하던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서 달려들었다. 말가니스는 그들이 달려들자 몸을 푹 숙이고는 두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리고는 펼친 날개로 그의 주위를 한번 휩쓸었다. 무작정 달려오던 빛의 기사들은 말가니스의 날개에 한번 거세게 얻어맞고는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그 중 여자 한명이 쌍검을 꺼내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말가니스의 눈에는 그 여자의 행동이 훤히 보였고, 그는 여유롭게 날개뼈로 검을 막았다.
“물러서라!”
알도르가 일어서면서 여자에게 소리쳤다.
갑작스런 알도르의 외침을 듣자, 그 여자는 잠시 알도르 쪽을 바라보았고, 말가니스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그녀를 발로 차서 밀어버렸다. 그리고 발로 땅을 차 다시 알도르 쪽으로 달려들어 막 일어나려는 그의 몸에 주먹 한방을 날렸다.
하지만 턱 소리와 함께 알도르는 말가니스의 주먹을 잡아버렸다.
“이것이........... 너의 대답인가?”
“그렇다.”
말가니스는 칼같이 대답을 하면서 발로 알도르를 걷어차려고 했다.
하지만 말가니스의 발이 날아가던 그 순간, 알도르는 잽싸게 발을 내뻗어 말가니스를 넘어뜨렸다.
“쳐라!”
말가니스의 몸이 흔들리자 알도르가 크게 소리쳤다.
알도르의 외침과 함께 그를 호위하던 빛의 기사들이 칼을 뽑아들고 일제히 말가니스의 몸에 칼을 꽂아넣기 위해 뛰어들었다. 매섭게 달려들던 그들이 일제히 말가니스의 몸에 칼을 꽂아 넣으려는 순간, 말가니스는 점멸을 써서 그들의 위로 순간이동을 했다. 기사들과 알도르가 놀라는 사이, 말가니스는 날개를 다시 뻗어서 크게 휘둘렀다. 그의 두꺼운 날개에 맞은 빛의 기사들은 다시 한번 멀리 날아갔다.
빛의 기사들이 날려버린 다음, 말가니스는 알도르의 발을 발로 걷어 차서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러나 말가니스의 발에 실제로 닿은 것은 알도르의 발이 아닌 더 단단한 무언가였다. 당황한 말가니스는 주먹질을 했다. 그러나 그의 주먹 또한 알도르의 몸이 아닌 더 단단한 무언가를 강하게 때렸다. 그 때, 그는 주먹이 때린 허공에, 희미하게 얇은 보호막이 있는 것을 보았다.
말가니스는 곧 알도르가 자신의 몸을 강력한 보호막으로 감쌌다는 것을 알았다.
말가니스는 주변에 빛의 기사들이 아직도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뒤로 철수 한 다음 알도르를 바라보았다.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보자, 한눈에 알도르가 보호막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말가니스는 해제마법을 알도르에게 날리고, 재빠르게 다시 달려들었다. 그러나 해제마법을 쓰고 달려가는 그 사이에, 알도르를 감싸던 보호막은 금세 다시 차올랐고 말가니스의 주먹은 다시 알도르의 두꺼운 보호막에 부딪쳤다. 말가니스는 재빨리 다시 해제마법을 쓰려고 했다.
그때였다.
하늘에서 선명한 노란색을 띄는 빛줄기가, 그대로 말가니스의 왼쪽에 쏟아졌다. 빛줄기는 마치 거대한 기둥이 떨어지듯이 순식간에 떨어졌고, 그 빛의 기둥은 그대로 말가니스의 왼쪽 날개를 마치 칼로 잘라낸 듯이 잘라버렸다.
빛줄기는 금방 사라졌다.
그러나 말가니스는 극심한 고통과 함께, 해제마법을 마저 쓰지 못한 채 왼쪽 날개를 잡고 주저앉았고, 미처 타버리지 못한 그의 왼쪽 날개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의 왼쪽날개는 깔끔하게 불타버린 채 잘려버렸고, 날개가 잘린 상처는 피 한방울 나지 않을정도로 완벽하게 타버렸다.
“싸움은.............”
알도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싸움은 무의미하네. 나의 친구여.”
알도르의 말을 듣자, 말가니스는 고통을 이기고 다시 일어나 남아있는 오른 날개로 알도르를 쳤다.
그러나 그 공격은 헛되었다.
그때, 말가니스가 몸의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빛의 기사들이 일어나서 말가니스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말가니스가 넘어지자 그들은 칼을 뽑아들어 그의 살갖에 꽂았다. 말가니스는 점멸을 쓰려고 했지만 그들 중 한명이 그에게 환류 마법을 써버렸다. 그러자 그의 마력은 순식간에 불타올라 그의 몸을 불태웠고, 그는 피를 토했다. 그 틈에 기사들은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남아있는 오른쪽 날개를 밧줄로 꽁꽁 매어놓고는, 그를 알도르 앞에 꿇어 앉혔다.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었다.
알도르는 담담하게 말가니스, 그의 옛 친구를 바라보았다. 환류로 인해 내상을 입어 피를 토하게 된 말가니스는 그저 공허한 눈빛으로 알도르를 올려다 보았다.
“이것이........ 정녕 그대의 선택인가.”
말가니스는 그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다만 알도르만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