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logue
이른 아침. 나의 잠을 깨우는 벨소리가 들렸다. 난 늦은 시간까지 게임을 하다 잠이 들었기에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있는 대로 입을 벌려 크게 하품을 하고 나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갔다.
"누구세요.."
난 잠이 아직 덜 깨 부스스한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인형 같이 아름다운 여자. 바람은 순간 그녀의 긴 생머리를 스쳐 지나갔고, 그녀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살짝 붙잡았다. 아름답다. 그 말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있는 걸까?
"안녕하세요."
그곳에 그녀가 서 있었다. 입가에 환한 미소를 띠며 나를 향해 웃음 짓는 그녀. 난 순간 눈이 번쩍 뜨이는 듯 했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옆집에 이사 온 사람인데요. 이사 떡 좀 드리려고요. 잘 부탁드릴게요." "네..네.."
"주무시고 계셨나 봐요. 죄송해요."
"아..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네!"
그녀는 나에게 시루떡을 주고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저! 저기요!"
"네?"
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았고, 난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문을 열었다.
"이름이.."
"네?"
"이름이 어떻게 되요?"
"아.. 전 꽃비라고 하는데요. 왜 그러시는지.."
"아닙니다! 아는 사람이랑 너무 닮아서.."
"네?"
"아 그럼 조심히 가세요."
난 그녀의 뒷말은 듣지도 않고 문을 닫았다. 잠시 후 그녀는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그녀의 집 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문을 살짝 열어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터질 것 같은 심장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 했다.
"이런게.. 첫눈에 반한다는..건가..?"
문에 기대어 나는 한참을 그녀의 집을 바라보았다.
"심장아.. 내 눈아.. 드디어.. 내 짝을 찾은 듯하다.."
20년이란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던 나의 마음이 그렇게 꽃비라는 사람에게 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사랑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