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아니었다고 생각해.
단지 같이 있으면 좋고 같이 얘기하면 좋고
같이 길을 걸으면 좋고 같이 뭔가를 함께 한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여자가 있었다.
만날 수 없는 날엔 그 여자의 향기가 너무나 맡고 싶어서
그 여자가 쓰던 비누를 사서 방 한켠에 뒀던 적도 있고
어느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꼭 거길 다시 그 여자와 같이 갔었고,
멋진걸 보면 꼭 거길 다시 그 여자와 같이 갔었고,
좋은 물건이 있으면 나보단 그 여자에게 주고 싶은.. 그런 여자
무심히 쳐다 볼 수 없는 네 얼굴
친구라는 배역을 맡은 이 연극
손이라도 스칠 땐 택견처럼 이크
좋아도 티를 못내니 내 얼굴에 짙게 그어진 빗금
- 친구는 그만해
맞아. 그냥 친구였어.
그 여자한텐 난 그냥 친구야
다른 남자들과 다를 바가 없던 그냥 친구
웃기지도 않아 사실 나도 알고 있었거든
같이 못할 두려움이 내 안에 커져있던 불보다 작아졌다고 생각이 되서
친구는 그만하자고 해버렸다.
오랜기간 한 여자를 좋아했다
오랜기간 한 여자를 좋아해
그냥 그 여자를 좋아해
3년 뒤엔 이 글 보고 밤에 창피해서 이불 걷어찰 지도 모르겠지만
난 지금 매우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