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세 1,000 여판 하면서 온갖 말씀은 다 들었는데, ‘
패작러’ 라는 말씀은 어제 처음 들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대공세 9개 전장 중 거점형 전장은 순수 거점형 전장은 아라시 분지, 깊은바람 협곡입니다. 여기에서는 결국 인원 배분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항상 아라시는 2/2/4, 깊바협은 3/3/2 가 고정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결국 그러한 인원 배분이 소위 깃방에 있어서 가장 최적의 조합이라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대장간이나 시장에 왜 1딜 1힐만 갈까요? 1딜 1힐만 가도 깃방이 웬만하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적에서 딜러 2명, 3명 와도 솔직히 깃방이 가능합니다. 솔직히 적 딜러가 4명 와도 한 30초는 버틸겁니다. 그런데 겨우 대장간(시장) 한 곳을 먹었는데 그 30초동안 다른 거점이 무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재소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산에 힐러가 가지 않고 제재소에 힐러가 가는 이유는 안 그래도 동수 싸움이면 깃방이 가능한데, 고저차로 인한 떨구기 꼬장이 추가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깃방이 가능해서 제재소 1딜/1힐이 고착화 된 것입니다.
가끔 변칙 인원 배분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쨋든 큰 틀에서 보면 동일합니다. 결국 인원 배분의 싸움인 것이지요. 이제 문제의 그 장면에서의 인원 배분을 살펴봅시다.
여기서 제가 과연 어디를 가는게 좋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마굿간 : 이미 굳기까지 5초 밖에 남지 않았고 다음 마굿간 싸움은 55초 뒤인데 굳이 마굿간에서 가만히 앉아 지박령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대장간 : 파흑이 초행이라서 딜도 약하고 균열 꼬장도 못 부리는데 굳이 대장간에 가볼 용기가 없었습니다.
제재소 : 이미 깃은 돌아 갔고, 적 2명 있으면 깃방이 될게 솔직히 뻔한데 굳이 가서 어떻게 무슨 수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중립 상태가 될려면 지금으로부터 80초나 기다려야하는데 그냥 가서 길쌈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광산 : 일단 위치상 광산에 가기 좀 멀었습니다. 거기다가 80초뒤에 리셋될 다음 제재소에 다시 가긴 가야하는데, 광산에서 죽기라도 하면 시간이 좀 많이 허비될 것 같았습니다. 마굿간이 굳으면 징기님이 갈거 같기도 했었습니다.
농장 : 리셋이 되기 아직 멀긴 하지만 조금 기다렸다가 회드님도 농장에 이미 가고 있는데 같이 가면 어떤 플레이, 즉 메즈 꼬장이나 딜로 적을 처리하고 깃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 안되면 다시 제재소로 가서 깃방을 다시 할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결국에는 농장에 갔습니다. 공포도 돌리고 회바도 올려서 농장을 돌렸습니다. 제재소에 다시 올라가서 깃방을 조금 하다가 깃을 또 따여서 제재소를 그냥 손절하고 마굿간 깃을 공짜로 돌리니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사실 이 경기는 사실 처음부터 꼬인 상태였습니다. 4/2/2 조를 짜긴 했는데, 처음에 아무도 제재소에 오시지 않고 떼거지로 대장간에 가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냥 제재소에 갔습니다. 또 대장간에 원래 가기로 하시던 분이 빠져 제재소에 오시더군요. 힐러가 없지만 어쨋든 2대2 머릿수가 맞추어 져서 한 4분 깃방 하고 죽었습니다. 다시 가는 와중에 제재소 깃이 돌아갔고 그것이 바로 위 사진의 모습이었습니다.
농금마인데 왜 제재소에 올라 가냐고 딴데 가지 말라고 하면 근데 아무도 안가면 그냥 따이는 거고 그걸 묵과할 수는 없는 법 아닐까요... 물론 애초에 처음부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다른 곳으로 빠진 분의 실책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어쨋든 사고가 한번 터졌으면 어떻게 수습을 해야하는데, 징기 한명 혼자 제재소 가면 솔직히 따이는건 시간 문제고 이렇게 따이기 시작 하면 패색이 짙어지는데 제가 농금마인데 제재소 올라가고 따여서 농장 갔다고 패작이니 뭐니 말씀 하시면 조금 답답했습니다.
저는 유기적인 인원 배분이 대공세 특히 아라시/깊바협에서 아주 흥미로운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평전보다 빠른 말과 계속 바뀌는 무덤 부활 위치를 기반으로 다른 형태의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게 평전과 비교할 때 대공세 만의 멋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패작러’ 라는 말씀을 들으니 글쎄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틀에 박힌 플레이만 한다면 좋은 결과, 즉 가평이 올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에 정한 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적절한 플레이를 해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이런 플레이는 제 경험상 고평보다 심해에서 더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고평 아라시/깊바협이 너무 재미가 없습니다. 고평 대장간, 시장, 농장, 제재소에 가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어차피 메즈나 떨구기 꼬장으로 어떻게 깃 돌릴 실력은 없으니 그냥 10분동안 깃방만 하면서 최대한 안 뺏기는 선에서 다른 곳이 제발 이겨줘 하는게 너무 무기력하고 재미도 없다고 할까요. 그런데 심해에서는 전투가 비교적 빨리 끝나기 때문에 부활자가 많고, 이번 아라시 경기의 회드님 처럼 인원이 다양하게 빠지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좋든 나쁘든 변수가 나올 확률이 큽니다. 따라서 다양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고 이것이 대공세 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라 생각 했는데 오히려 ‘패작’ 이라는 말씀을 들어서 기분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가 난생 처음으로 ‘패작러’ 라는 말씀을 듣고 생각난 것을 끄적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