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시작해서 가방도 받아보고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
너무 즐거웠다. 5천골이랑 가방 다섯개 주신 드루분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난 어느새 속물이 되었다.
초기
즐거운 영던, 들어가면 인사부터 박고 잘부탁드린다고
열심히 했다. 신던을 돌며 여긴 이렇게 다르구나
트라이 하며 하나씩 배워가면서 뿌듯해했었다.
누가 좀 뭐라해도 배우는 입장이라 모든걸 받아들이고
순수한 마음으로 임했다.
2단 쐐기입문.. 차근차근 밟으며 올라갔다.
즐거웠다.
중기
어느덧 어느정도의 템렙 그리고 몇개의 부캐들
쌓여간 숙련도. 언젠가부터 잘 부탁드립니다는
빼버리게 되었다. 제대로 쐐기에 입문했고
등반하기 시작했다. 5단에 들어서면서부터 더이상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다.
아직 나도 잘 모르지만 거기에서도 답답함을 느꼈고
상대방에서도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매번 으쌰으쌰 화이팅을 외치던 나는 더이상 없었다.
딜러를 해보며 탱을 선택한게 후회로 느껴지는 날도 많아졌다
점점 다른사람의 플레이에 불만을 느낄때가 부쩍 잦아졌다.
가끔 날 지적하면 달갑게 받아들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패턴을 가끔가다 망각해버려서 급사할때는 나에게 화가난다
중후반기
어느덧 룬새김은 나에게 더이상 필요가 없어졌다.
룬새김의 필요성과 함께 내 인내심도 같이 없어졌다.
8단도장을 전부 깨며 간혹 어느날은 혐오감까지 들게되었다.
오토마커부터 각종 애드온까지 섭렵하고
모든 던전의 패턴을 몸으로 익히고 죽어보고 클리어 해온
나에게 게으른 타유저들의 실수는 더이상
'다시하면 되지' '그래 아직 괜찮아' 가 아닌,
짜증으로 느껴지게되었다. 성격상 표출하지 않았지만
돌을 깨뜨리는데 일조한 사람들에게 일말의 미안함도
못느끼는 런에서는 그사람들을 탓하고 파탈하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했다.
처음 시작할때의 그 마음가짐은 어디에도 없었다.
8,9단을 돌며 1넴도 못죽였는데 소진에 가까워지는
돌을 보면 마음속으로 누군가가 제발 끝내자고 하기를
빌게되었다. 석주가 그래주면 고마움까지 느꼈다.
후반기 (현재)
모든 9단을 깨부시고 나는 어엿한 뉴비티를 벗은 탱이라
자부했지만 10단을 돌며 아직까지도 모르는 부분이 있는
나에게 화가났다.
점점 글로벌에서, 꼭 면접이 있을때 서류만 보며 폄하하고 미리 예상하고 속으로 의심부터 해버렸던 나처럼
쐐기 파티구인에 있어서 서류심사는 나에게 일상이 되었다.
조합부터 신경쓰게 되었고 블딜힐이 없으면 꺼리게 되었다.
9단, 심지어 10단에서까지 패턴을 모르고 죽으면
속으로 욕을 박는 내가 있었다.
중저단에서는 설명까지 해가며 응원하고 그랬지만
더이상 채팅 치는것도 하기싫어졌다.
이젠 내가 먼저 여기까지 하는거 어떠시냐고 물어보게되었다.
난 진짜 이런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남을 탓하길 제일 싫어하던 나는 어느새 속물처럼
남을 탓해버리고싶은 유저가 되어가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