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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일수록 밴픽 전략의 중요도는 크게 상승한다. 결승에 올라간 두 팀의 실력이 거의 대등하다는 전제 하에 변수로 작용하는 건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 뿐만 아니라 밴픽 결과도 있다. 누가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준비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것도 밴픽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밴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보통 중요한 경기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잘했던 것'을 뽑고, '우리가 잘 상대했던 것'을 내줘도 된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완전히 색다른 걸 준비해서 성공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젠지와 T1이 서머 스플릿 동안 어떤 챔피언들로 고승률을 기록했는지와 어떤 챔피언들을 잘 상대했었는지 짚어보기로 했다. 그럼 다가올 2022 LCK 서머 스플릿 결승에서 양 팀이 보여줄 밴픽의 향방이 어느 정도 예상되지 않을까.
* 양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치른 경기 수가 적기 때문에 정규 시즌 데이터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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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는 워낙 정규 시즌 승률이 높았던 만큼, 매우 많은 챔피언들로 고승률을 자랑했다. 자주 선택했다 하면 대부분 승률이 높았다.
뽀삐와 아리, 유미, 징크스, 라칸, 트위치는 젠지의 필승 카드였다.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정글과 미드에서 대놓고 좋은 뽀삐와 아리, 누구와 조합되도 좋은 서포터 유미 뿐만 아니라, 징크스, 라칸, 트위치 등 후픽으로 유용한 챔피언들로도 전승을 기록했다.
60% 이상을 고승률로 산정했을 때, 젠지는 나르와 오공, 아지르, 갱플랭크, 제리, 사일러스, 세주아니, 비에고, 루시안, 탐 켄치, 레나타 글라스크, 세나, 아칼리, 스카너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 중에서 비에고와 세나는 최근 메타 챔피언으로 보기 어려우니 제외한다고 해도 고승률 챔피언이 워낙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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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가 서머 스플릿에서 좋은 상대 전적을 보이는 챔피언들이다. 참 많은 챔피언들을 상대로 전승을 달성했다. 개수가 무려 14개다. 젠지를 상대로 이런 챔피언들을 꺼냈다간 질 확률이 높다는 뜻이 된다. 뿐만 아니라, 비에고와 오공, 나르, 아리, 리 신, 레나타 글라스크, 리산드라, 그라가스, 사일러스도 잘 상대했다.
뛰어난 성적과 역대 가장 높은 승점으로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젠지인 만큼, 웬만한 챔피언들을 상대로 거의 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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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도 정규 시즌 2위였던 만큼, 고승률 챔피언이 많았다. 여러 번 골라 한 번도 지지 않았던 건 세나와 코르키였다. 리 신과 나르, 드레이븐, 비에고, 갱플랭크, 노틸러스, 갈리오, 제리, 리산드라, 레나타 글라스크, 세라핀, 오른, 카밀로도 고승률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 중에 최근 메타와 거리가 먼 챔피언들이 다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100% 승률인 세나와 코르키는 물론, 비에고, 세라핀이 제외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승률 챔피언의 개수는 많다. 그리고 T1 만의 주력 카드라고 할 수 있는 것들도 꽤 있다. 드레이븐과 갈리오, 리산드라가 그렇다. 이것들은 '페이커' 이상혁과 '구마유시' 이민형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채워주는 픽들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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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팬들에겐 아쉽게도 이번 서머 스플릿에서 T1이 상대 전적 100%를 달성한 챔피언은 없었다. 그래도 메타 픽들을 상대로 고승률을 기록한 적은 많았다. 그웬과 레나타 글라스크, 아리, 세주아니, 노틸러스, 칼리스타, 오공, 비에고, 나르, 탐 켄치, 바이, 아지르, 제리, 오른을 상대로 좋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메타 챔피언들만 따져도 꽤 많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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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걸 보여주려고 어그로를 끌었다. 양 팀의 단순 챔피언 관련 데이터는 큰 의미가 없다. 두 팀의 데이터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중요하다. 이걸 알아야 결승전에서의 밴픽 양상이 어떻게 흘러갈 지, 어떻게 흘러가야 내가 응원하는 팀에게 좋을지 예상 가능할 것이다. 상대의 주력 카드를 내가 얼마나 잘 상대했었는지를 파악할 때다.
젠지는 T1의 고승률 카드들을 카운터 치는 부분이 많다. 최근 자주 선택되는 챔피언들을 두루 잘 상대했던 젠지인 만큼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T1의 주력 카드들은 대부분 젠지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들이다.
T1 만의 카드라고 할 수 있는 드레이븐이나 갈리오 정도가 젠지에겐 고민을 줄 만한 챔피언들이다. '페이커'의 또 하나의 펀치인 리산드라가 젠지에게 별로 통하지 않았던 챔피언 중 하나라는 점은 T1 입장에선 아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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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의 고승률 카드 중에 T1에게 카운터 맞는 챔피언들도 많았다. 하지만 개수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워낙 젠지의 고승률 챔피언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어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피넛' 한왕호의 뽀삐나 '쵸비' 정지훈의 사일러스, '룰러' 박재혁의 루시안, '리헨즈'의 유미는 T1에겐 골칫덩이일 수 있다. T1은 이들을 꽤 자주 만났음에도 승률이 높지 않았다. 종종 등장했던 트위치와 스카너도 T1에게 잘 통하는 카드일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서의 경기 수가 적은 두 팀의 대결이기에 그쪽 데이터를 이미지화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장 최근 결과이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젠지의 고승률 카드 : 제리, 유미, 아트록스, 아지르
젠지가 잘 상대한 챔피언 : 레넥톤, 세주아니, 오공, 사일러스
T1의 고승률 카드 : 오공, 유미, 나르
T1이 잘 상대한 챔피언 : 레넥톤, 야스오, 세나, 뽀삐
단순 데이터 비교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위에 강조했던 것처럼 중요한 경기에서의 밴픽은 '내가 잘했던 것'을 챙기고, '우리가 잘 상대했던 것'을 내주는 성향이 짙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데이터와 내 데이터를 비교해 좀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밴픽의 과정이다.
결과적으로 T1이 젠지보다 밴픽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더 많아보인다. 그만큼 젠지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T1 팬들 입장에선 이걸 뒤엎길 바랄 것이고 젠지 팬들은 이 구도가 계속 이어지길 바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