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 논란의 LoL 1팀 체제, 그 연결고리

칼럼 | 인벤 e스포츠팀 기자 | 댓글: 246개 |



한국 LoL e스포츠가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노출된 정보만 봐도 작은 변화가 아니라, 구조가 바뀌는 큰 변화의 느낌이다.

많은 팬들은 한국 LoL e스포츠가 건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기를 바라며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명쾌하게 알려진 정보가 적은 탓에 논란거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커뮤니티를 강타한 굵직한 논란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윈터 시즌의 폐지 여부가 첫 번째 논란이었고, 두 번째는 한국 롤챔스가 풀리그로 변화한다는 것이 두 번째였다. 최근에는 게임단당 1팀만 가질 수 있는 '1팀 체제'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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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팀 시스템의 발상지는 한국이다. CJ 엔투스가 MiG 시절 가장 먼저 프로스트와 블레이즈 형제팀을 내놓았고, 뒤따라 나진 e엠파이어, KT 롤스터 등 대부분 게임단이 2개 이상의 팀을 창단했다. 형제팀 시스템은 서로 의지하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자가 되며 한국 LoL 팀의 실력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지금까지 롤챔스에서 우승한 팀이 모두 형제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단점이 없어 보이는 형제팀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왜 시작됐을까. 이번 이슈 점검에서는 '1팀 체제 논란'의 시작과 끝을 정리해보려 한다.


◈ 논란의 시작과 연결고리들

1. 논란은 왜 시작되었는가?

그렇다면 한국 LoL e스포츠 내에서 1팀 체제 논란이 본격화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사실 팬들 사이에서 1팀 체제에 대한 논란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롤챔스 풀리그화에 대한 논란이 있었을 때에도 '1팀 체제 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기에 탈락할 경우 게임단의 노출 빈도가 현저히 적어지는 현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롤챔스를 풀리그로 전환할 경우 출전 팀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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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간이 흘러 최근에는 '1팀 체제 개편'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됐다. 이전에는 인과관계를 고려한 추측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외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직접 1팀 체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롤드컵 8강이 끝난 이후, EDG의 정글러인 'Clearlove'는 개인 방송을 진행 중이었던 'Weixiao'와의 1:1 대화를 통해 한국이 1팀 체제로 바뀔 것이라고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다. 두 선수의 대화 중 한국 선수들이 중국 리그인 LPL에 많이 진출하고 있다는 내용이 오고 갔고, 여기서 자연스럽게 한국이 1팀 체제로 바뀌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언급됐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한국 LoL e스포츠 씬의 1팀 체제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레딧에는 한국의 1팀 체제에 대한 글이 올라왔으며, 많은 유저들이 댓글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적지 않은 해외 팬들은 한국의 1팀 체제 개편이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LoL 게임단의 리빌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의견 개진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팬들만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관계자들도 한국의 1팀 체제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몬테크리스토는 개인 SNS를 통해 1팀 체제에 대한 결정권은 라이엇과 한국e스포츠협회에 있다는 글을 게시해 이미 1팀 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암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팬들의 의심을 가중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카카오' 이병권은 개인 방송에서 전 소속팀인 KT 롤스터가 1팀 체제로 변할 것이라는 내용을 언급해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데프트' 김혁규는 개인 SNS 계정에 남긴 글을 통해 자신이 팀을 나갈 수도 있다는 내용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여러 가지 정황상 국내외 팬들은 1팀 체제가 이미 확정된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 현재는 수정됐지만 이 글로 인해 팬들 사이의 논란은 가속화됐다

이처럼 팬들 사이에서 1팀 체제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아직 차기 국내 시즌에 대해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중략) 롤드컵이 종료된 후에 그 동안 논의하고 고민했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팬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전병헌 협회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여전히 1팀 체제로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 1팀 체제의 연결고리



▲ 형제팀 모두 한국 최강의 기량을 갖춘 삼성 갤럭시

1팀 체제 논란은 다각적으로 살펴볼 만한 이슈다. 다른 지역에서도 두 팀을 운영하는 게임단들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보편화되어 있지는 않다. 한국 지역의 특수한 게임단 운영 방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지역은 서론에서 밝힌 것처럼 차기 시즌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1팀 체제 개편은 그 동안 불거진 '논란거리'들과 다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른 지역 LCS에서는 두 팀 체제가 보편적인 운영 방침일까? 연결고리들을 살펴보기 전에 유럽, 북미, 중국 지역의 경우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북미의 커스 게이밍은 2부 리그에 '아카데미' 팀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의 OMG 역시 1팀과 2팀을 갖고 있다. 중국 리그의 경우는 두 팀 체제에 관련된 명확한 규정이 없지만, 유럽과 북미 LCS는 이와 관련된 규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은 간단하다. 한 게임단이 소유하고 있는 두 팀은 같은 리그에서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LCS 1부 리그에 커스 게이밍과 커스 게이밍 아카데미가 함께 활약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외의 지역에서 두 팀 체제를 적극적으로 장려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1팀 체제 논란은 그 동안 불거진 논란들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한국 LoL e스포츠의 대격변에 대한 루머 및 소스는 그 동안 해외를 통해 한국으로 흘러 들어왔다. 롤챔스 윈터 시즌 폐지, 롤챔스 풀리그화가 중요한 논란거리였다. 이 두 논란과 1팀 체제 개편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약, 한국 LoL 프로게임단들이 형제 팀 체제를 버리고 1팀 체제를 선택하게 된다면 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팀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재 16강 토너먼트 체제인 롤챔스에는 이전보다 많은 아마추어, 세미프로 팀들이 출전해야 하는데 이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한국e스포츠협회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다. 롤챔스 풀리그화와 1팀 체제 개편의 관계성이 높은 이유다.

더 나아가 롤챔스를 풀리그로 개편하게 된다면 대회 일정과 경기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롤챔스 윈터 시즌이 없어지고 한국 지역도 해외 지역처럼 스프링, 섬머 두 시즌으로 진행될지도 모르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 1팀 체제 개편? 팬들의 다양한 반응



▲ 이겨도 논란, 져도 논란이었던 '내전'

한국 LoL 프로게임단들의 1팀 체제 개편에 대해 국내 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기존에 잘 유지되던 한국 LoL 판에 대격변이 일어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과 개편이 그 동안 문제로 지적되었던 부분들을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기대감 섞인 시선이 공존한다.

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선수들의 자리 부족이다. 이미 국내 LoL 리그에는 타 지역보다 많은 프로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팀 체제를 1팀으로 제한한다면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선수들은 갈 곳을 잃고 만다. 일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프로 무대에서 내려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프로게이머를 지향하는 아마추어도 1팀 체제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1팀 체제로 개편된다면 프로를 향한 장벽은 상상을 초월하게 높아진다. 꿈을 향해 달려왔지만, 목표 지점이 저 멀리로 옮겨진 셈이다.

반대로 1팀 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팬들도 있다.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했던 내전이 없어진다는 점과 더 좋은 대우를 받게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1팀 체제 개편 이후 기업이 2개의 팀에 쓰던 비용을 줄이지 않는다면, 남게 되는 선수들이 훨씬 높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 LoL 선수들의 해외 진출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해외 팀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평균 연봉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이 알려진 탓이기도 하다.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1팀 체제로 운영된다면 팀에서 나온 선수들이 많아진다. 그러면 이 선수들로 새로운 팀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기업들이 e스포츠 판에 유입되면서 시장이 커질 수도 있다는 기대다.

이 외에도 해외 LCS 지역처럼 라이엇 게임즈가 월급 같은 지원을 해주면서 1팀 체제 개편 및 한국 LoL 리그 구조가 바뀌게 된다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조건부 긍정의 의견도 있다.

◈ 다가오고 있는 큰 변화, 팬들의 불안감은 해소될까?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지난 11일 롤드컵 4강 1경기 때 서울 올림픽 체조 경기장을 찾아 "차기 시즌에 대해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협회는 프로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길게 하고 수익성을 보장 받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롤드컵이 종료된 후에 그 동안 논의하고 고민했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커뮤니티에서는 '롤드컵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반응이 있었다.

▶ 관련 기사 : [롤드컵] KeSPA 전병헌 협회장 "롤드컵 종료 후 차기 시즌 계획 공개할 것"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답답하다. 전 협회장의 발언 이후 카카오 이병권의 개인방송, 중국 LoL 선수들의 개인방송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화제가 되면서 논란, 불신, 답답함은 다시 커지고 말았다. 윈터 시즌 폐지, 롤챔스 풀리그화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팬들이 논의하고 판단할 만한 정보들이 너무 부족한 탓이기도 하다.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팬들은 라이엇게임즈, 한국e스포츠협회, 온게임넷이 발표할 차기 시즌 개편안에 더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발표 시기가 언제인지, 변화될 한국 지역의 차기 시즌은 어떤 모습일지, 1팀 체제로 개편이 될 경우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 궁금증은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변화과 발전에는 언제나 논란과 진통이 따른다. 시스템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주체들은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1팀 체제로 바꿨을 때 선수들의 수익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어떤 대책들을 마련했는지, 소속 팀을 잃은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 등이 함께 발표된다면 좋을 듯 하다. 윈터 시즌 폐지, 롤챔스 풀리그화, 1팀 체제 개편까지 답답한 논란만을 이어가고 있는 팬들의 반응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고민거리인 것이다.


인벤 e스포츠팀 = 김경현, 서동용, 허용욱, 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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