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T-Yoe 실격패, 팬들에게 두 번은 없다

칼럼 | 김홍제 기자 | 댓글: 2개 |
평소 스타크래프트2를 즐기는 A군. A군의 거주 지역은 지방이지만, 얼마 전 IEM 시즌9 타이페이에서 저그와 테란이 멋진 승부를 연출했던 조성주와 이승현이 소속되어 있는 진에어 그린윙스 VS ST-Yoe의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큰마음을 먹고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경기가 열리는 넥슨 아레나 현장을 찾았다.

바쁜 시간을 쪼개 찾아온 현장이지만, TV로만 봐왔던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뻤을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1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서 사상 초유의 실격패가 선언됐기 때문이다.



▲ 첫 출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ST-Yoe, 준PO에서 보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한국 e스포츠협회는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ST-Yoe를 규정대로 '실격패' 처리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국 e스포츠협회 신동아 심판은 "ST-Yoe가 경기 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하여 경기 규정 25조에 의해 실격패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선수 및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려 노력하는 스포티비 게임즈 스태프, 그리고 기자들을 포함한 다수의 관계자, 마지막으로 e스포츠가 지금 이자리까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팬들이 가장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시청을 준비하던 e스포츠 팬들의 반응도 안타깝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소수는 수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경기인데, 고작 5~10분을 더 기다려주는 게 어렵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팬들은 신속하고 발빠른 한국e스포츠협회의 '실격패' 처리에 마음은 안타깝지만, 정확한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인정단체에서 준가맹단체 승인을 받기까지 약 6년이 걸렸다. 이러한 공정한 규칙과 정확한 결정이 지속적으로 뒷받침 되어야만 현재의 e스포츠가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e스포츠 관계자들에게는 매경기, 하루하루가 그저 일상일 수 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는 팬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된다. 단언컨대, e스포츠는 '팬'이 없으면 선수도 없고, 리그도 없다. 팬이 존재하기에 선수와 게임단, 리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초심을 상기시켰으면 좋겠다.

ST-Yoe는 이번 일을 통해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줬다. '프로 게임단'이기 때문에 고의적인 게 아닐지라도 이번 일은 명백한 ST-Yoe의 실수다. ST-Yoe도 백 번의 말보다 앞으로 나아진 행동, 더 멋진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해야만 한다.

팬들도 한 번의 실수는 용납한다. 다만, 같은 실수가 반복될 경우 비판이 아닌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기에 ST-Yoe 이선종 감독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더 프로다운 감독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