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프리카TV와 e스포츠

칼럼 | 서동용 기자 | 댓글: 1개 |



아프리카TV는 e스포츠에 진심이다. 크고 작은 다양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1, 2, 하스스톤, 철권7, PUBG 등 약 열 다섯 개의 종목을 아프리카TV가 개최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나 스타크래프트1 정도는 쉽게 납득할 수 있다. 그 게임을 보는 시청자도 많고 방송하는 BJ도 많으니까. 하지만 아프리카TV가 진심인 이유는 군소 종목들에 대한 투자다.

좋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은 철권7다. 아프리카TV가 2017년부터 진행한 아프리카TV 철권 리그(ATL)은 한국 시장에서 격투 게임, 철권이라는 종목이 가진 약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시작한 콘텐츠임에도 수천 명의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흥행 중이다. 게다가 철권과 아프리카TV e스포츠의 프렌차이즈 스타라고 할 수 있는 '무릎' 배재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선수들의 스토리나, 유튜브 같은 다른 플랫폼을 통한 2차 콘텐츠 재생산 역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TV는 철권보다 더 인기가 없는 종목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카오스, 워크래프트3 리그까지 개최하고 있거나 개최했다. 분명 팬층은 존재하고, e스포츠 수요는 있음이 분명한데,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음이 분명한 종목들에 아프리카TV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 아프리카 프릭스의 채정원 대표는 2년 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대중적인 콘텐츠보다는 파편화된 매니아들을 위한 다양한 의견, 충성도 높은 콘텐츠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 모두가 같은 콘텐츠를 소모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장르를 골라 보는 시대. 소위 이야기하는 메이저, 큰 리그, 멋진 리그만 앞세우는 건 미래의 콘텐츠 산업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수 팬이라도 재밌고,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존중하고 제공해줘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아프리카TV는 2년 전의 생각과 말을 2021년 지금까지 책임감 있게 지켜오고 있다. 언제나 적자를 본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임이 확실하다. 손익보다 e스포츠 팬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것을 선택했다. 기업이 금전적인 이익보다 가치를 선택한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설득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일인지 우리는 잘 안다.

다양한 리그를 개최하는 투자와 동시에, 직접 여러 개의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투 트랙 전략도 효과적이다. 한국 e스포츠의 중심이었던 OGN이 사실상 자체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잃어버린 지금, 한국 e스포츠의 동력을 아프리카TV가 담당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