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서머] T1-젠지 세운 상위권 '벽', 다가올 벽 안 대결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29개 |



이번주 주말 30일에 2022 LCK 서머 스플릿 2R 최고의 매치가 다가오고 있다. 견고하게 1-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T1-젠지가 서머 두 번째 대결을 앞두고 있다. 두 팀의 행보를 보면 다시금 기대감을 품을 만하다.

젠지는 압도적인 2:0 승리를 이어가는 팀이다. 한화생명e스포츠-리브 샌드박스(2)-농심 레드포스-DRX를 상대로 10세트를 연속으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표 역시 압도적이다. 젠지는 가장 빠르게 가장 큰 격차로 상대를 꺾는 팀이기도 하다. 팀 지표를 비교했을 때, 경기당 킬(13.8)-K/D(2.06)-가장 짧은 평균 경기 시간(30분 9초)-첫 킬 획득률(73.1%)-첫 타워 획득률(80.8%)-15분 골드 격차(2,264)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15분 골드 격차는 2위 T1(989)과도 정말 큰 격차를 내고 있다.

반대로 T1은 한 세트를 내주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연승을 이어가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지표만 따져보면 젠지의 압승이 예상되는데, 막상 지난 1R에서 붙었을 때 승자는 T1이었다. 지표로만 알 수 없는 의외의 뒷심을 발휘하는 팀이다. 최근 T1은 8연승을 이어가고 있고, KT-프레딧 브리온-광동 프릭스를 상대로는 모두 2:1 승리를 거뒀다.

두 팀 모두 위기의 순간을 맞이할 때도 있는데, 이를 극복하며 승리로 마무리할 줄 알았다. 어떻게 T1-젠지는 견고하게 상위권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요즘 LCK는 중하위권에 있는 팀들이라도 자신들만의 무기가 하나씩 있다. 탄탄한 초반부 설계로 시작하는 팀이 있고, 교전으로 변수를 만드는 팀, 속도를 높여서 스노우 볼을 빠르게 굴리는 팀까지. 분명히 경기 중에 상대 팀들이 유리한 시기가 있는데, T1-젠지는 그런 상황을 결국 뒤집곤 한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점은 젠지-T1의 확실한 판단과 결단이다. 두 팀은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판단을 내린다.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판단이 빠르게 나오면 팀원들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 다른 팀에서는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서 작전 이탈자가 나오게 된다. 팀 게임이라 그런지 이런 차이가 큰 글로벌 골드와 킬 스코어 격차를 뒤집는 양상을 만들곤 했다.

해당 양상은 젠지와 리브 샌드박스의 2R 1세트 대결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킬 스코어가 11:4로 벌어지고, 드래곤 스택마저 리브 샌드박스가 3:1로 앞서 가는 상황. 젠지는 드래곤 3스택 대신 바론 지역의 시야를 장악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해당 선택으로 바론 버프를 확보하며 역전승까지 일궈낼 수 있었다.

T1 역시 2R KT전 3세트에서 빠른 판단을 내릴 줄 알았다. KT가 양 사이드 라인을 밀면서 이득을 챙기려고 하자, 빠르게 바론 버스트 판단을 내렸다. KT가 이를 저지하려고 합류했지만, 오른을 보유한 T1이 자리를 잡고 싸우는 과정에서 압승을 거뒀다. KT가 사이드 라인을 조금만 더 밀 시간이 있었다면, 충분히 유리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시간을 주지 않고 T1은 바로 바론 버스트 판단을 내리면서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지난 광동 프릭스 전에서도 불리한 순간, 정글러 '엘림' 최엘림의 자르반 4세를 공략하면서 오브젝트 싸움을 뒤집는 등 탄탄한 판단은 자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두 팀은 단순히 특정 선수의 캐리에 의존하지 않는다.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다른 팀원의 부재 및 부진을 채워주기도 한다. 앞선 영상에서 확인한 젠지-리브 샌드박스 대결에서는 '상수'와 같았던 '쵸비' 정지훈의 꾸준한 활약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서머 초반부에 상대적으로 다른 팀원들에 비해 활약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도란' 최현준이 캐리 역할을 수행했다. 바론 한타에서 상대 핵심 딜러인 '프린스' 이채환의 아펠리오스를 끊어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기에 그렇다. 그 외에도 젠지는 정글러 '피넛' 한왕호와 봇 듀오 역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면서 2:0 승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

T1은 경기 내에서 역할 분담이 돋보이는 팀이다. 최근 상대 팀들이 빠른 속도의 운영으로 T1을 무너뜨리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T1은 미드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갈리오로 받아치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브리온전에 이어 KT전에서도 초반부에 갈리오가 봇 라인 교전에 등장해 변수를 만드는 양상이 나왔다. '페이커'가 의외의 타이밍에 순간이동이나 궁극기로 합류하는 판단이 제대로 통했다.

초반부에 굴린 스노우 볼이 경기 중간에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교전에서는 다른 팀원들이 활약해주면서 다시금 승리를 향한 시동을 걸 줄 아는 게 T1이었다. 특히, T1은 4:5 전투에서도 의외의 승리를 만들어냈다. 남다른 성장세와 피지컬을 자랑하는 '제우스-오너'가 끝까지 살아남아 전투에서 활약하는 장면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다른 팀의 전투를 보면 원거리 딜러의 어깨가 무겁지만, T1은 탑-정글까지 끝까지 살아남아 전투하는 장면을 연출해낸다.

거기에 상대 노림수를 예측해 받아치는 '케리아-구마유시' 봇 듀오의 활약이 더 해졌을 때, 수적으로 불리한 전투에서도 승리를 확인할 수 있다. 27일 KT전에서 '커즈' 문우찬의 스카너가 등장했지만, '구마유시-케리아'가 1-2세트에서 노림수를 가볍게 받아치면서 이득을 보는 장면이 나왔다.






젠지-T1의 이런 점들이 다른 팀에게 쉽게 공략 당하지 않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최고의 판단을 이어가는 힘, 그런 선택을 뛰어난 선수들이 수행하면서 승리라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런 젠지-T1에게 남은 건 서로를 넘어서기 위한 대결뿐이다. 지표를 봤을 때 젠지는 다른 팀을 상대로 압도적이지만, 유일하게 T1에게 패배하며 전적에 오점을 남겼다. 지난 스프링 결승전부터 T1은 젠지의 핵심인 '쵸비'의 힘을 빼놓는 법을 잘 보여주면서 승리해왔는데, 지금의 젠지는 다른 팀원들 역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른 팀을 압도하는 양상이 T1전에서 이상하리만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T1전 패배 이후로 젠지는 5연승을 달리며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통해 내공을 다시 쌓아왔다. 이번에야말로 T1까지 압도할 만한 무언가를 보여줄지, 1R 흐름 그대로 T1의 승리로 이어질지 대결을 앞둔 두 팀의 해당 주차 경기에 벌써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022 LCK 서머 정규 스플릿 젠지-T1 경기 결과 및 일정

27일 1경기 T1 2 vs 1 KT
28일 2경기 젠지 e스포츠 vs DRX
30일 2경기 T1 vs 젠지 e스포츠

이미지 출처 : LCK 공식 플리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