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롤드컵까지 이어지는 PS, 메타 적응 속도로 결정해야 했나?

칼럼 | 장민영 기자 | 댓글: 30개 |


▲ 출처 : OGN 방송 화면 캡처


롤드컵은 전 세계의 LoL 팀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세계 최고의 무대다. 많은 팀들이 롤드컵 무대를 목표로 1년 동안 쉬지 않고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왔다. 누군가 재능을 운운할 때, 노력으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가며 최고를 꿈꾸는 팀도 있다. 시즌 메타에 맞는 운영법을 완성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연구하고 호흡을 맞춘 선수들과 코치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약 1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 단순한 패치가 아닌 새로운 메타와 운영법을 익혀야 하는 대격변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롤드컵 진출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별 리그의 포스트 시즌부터.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5명의 선수가 움직임 하나하나에 호흡을 맞춰왔지만, 새로운 메타에 맞게 다시 준비해야 했다. 단순히 예전처럼 팀원 개개인이 챔피언 폭을 늘린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즌 경기력보다 새로운 운영법에 빨리 적응하는 팀이 롤드컵에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당장 롤챔스 포스트 시즌에 출전해야 하는 팀들에게 새 패치 적용의 부담은 엄청나다. 삼성은 지난 시즌 세트 득실 차이로 아쉽게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섬머 시즌 운영 능력을 갈고닦아 4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패치가 적용되며 섬머 시즌 삼성의 힘이었던 운영법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더 심각한 점은 정규 시즌 경기 후 준비 기간이 단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주 무기인 운영법을 새로 확립하기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메타 적응이 느리고 팀원 간 의견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팀이다. 새 시즌 1라운드 중반까지 부진하지만, 후반부터 매섭게 발전해왔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팀이 모두 메타 적응 속도가 빠른 것은 아니다. 시즌 동안 느린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을 해왔고 결실을 보려는 순간 변화해야 했다.

이번 패치로 어떤 팀이 이득을 얻고 손해를 볼지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전까지 시즌동안 완성해온 100%의 운영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기를 직접하는 프로게이머들도, 지켜보는 팬들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경기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롤챔스 포스트 시즌부터 롤드컵 진출팀 결정전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참가하는 팀들은 새로운 변화에 맞춰야 한다는 두 가지의 부담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라이엇 게임즈는 롤드컵을 겨냥해 프로 무대에서 당연하게 전개되는 라인 스왑 양상을 줄이겠다는 말을 했다. 게임사의 기획 의도를 떠나 시기부터 프로팀들에게 가혹했다. 한국 시각으로 7월 27일에 적용된 6.15 패치를 미리 공고하고 프로 무대에 적용할 수 있었다. 이상적인 기간은 아니지만, 적용 발표에 최소한 1주일이라도 적응기를 둬서 포스트 시즌 급변은 막았어야 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그동안 패치 후 일정 기간 후 적용해왔지만, 롤드컵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다.

롤드컵은 전 세계 팬들이 즐기는 무대이자 프로들이 그동안 해왔던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는 곳이기도 하다. 프로게이머들이 1년 동안 일궈낸 노력이 있기에 LoL e스포츠에서 흥미로운 양상이 펼쳐지는 것이지, 운영 방법이 바뀌었다고 흥행을 보장하지 못한다. 전 세계적 흥행에 중요한 컨텐츠는 단순히 내용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롤드컵 최고의 경기들 역시 프로게이머와 구단의 노력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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