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결승] DK vs T1, 누구의 우승이 더 감동적일까?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77개 |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담원 기아 12승 6패,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아프리카 프릭스 11승 7패. 시간이 흐른 뒤, 2021년 LCK의 여름이 어땠는지 묻는다면 이 한 줄로 모든 게 설명되지 않을까?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2021 LCK 서머 스플릿은 이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절대적인 강자는 없었지만, 최후의 승자는 정해진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LCK에 돌려준 담원 기아, 그리고 LCK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T1은 가장 뜨거운 2021 LCK 서머 스플릿의 우승을 두고 경기를 치른다. 그 치열함 때문에 이번 결승전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팀 모두 최후의 한 팀이 되기까지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연달은 강행군 속에서 포지션까지 바꿔가며 위기를 극복한 팀도 있고, 시즌 중 감독-코치 경질이라는 LCK 역사에 없던 사태를 겪기도 했다.


왕관의 무게를 실감한 담원 기아
위기를 극복하게 도와준 김정균 감독





2021 서머 시즌을 시작하는 담원 기아는 분명 지쳐 있었다. 꽃이 피기 전부터 시작한 경쟁은 MSI를 거쳐 여름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시즌이 끝나도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정은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한 팀에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위기다. 담원 기아는 MSI의 가장 마지막 경기까지 치렀다. 그리고 단 2주 만에 서머 시즌 경쟁에 돌입했다.

2021 서머 미디어데이에서 김정균 감독은 “프로에게 지친다는 표현은 말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담원 기아는 kt 롤스터와의 개막전 경기를 2:0으로 완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스프링 우승을 하는 팀에게 따라오는 혹독한 일정은 ‘칸’을 제외한 담원 기아 선수들에겐 생소한 경험이었다. 김정균 감독의 바람과는 다르게 선수들의 경기력은 분명 영향을 받고 있었다.

김정균 감독은 빠르게 팀을 수습했다.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고스트’에게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줬고, 정글 메타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은 ‘캐니언’ 자리에는 ‘말랑’을, 91개 챔피언으로 챌린저를 단 ‘쇼메이커’는 봇 라인에, 성장력과 캐리력을 보유한 ‘캐니언’은 미드 라인에 배치했다.

절묘한 김정균 감독의 용병술은 ‘고스트’가 팀에 복귀하기 전까지 세 경기 동안 두 번의 승리를 안겨줬다. 김정균 감독의 용병술이 없었다면, 단 1승 만으로 1위와 6위가 엇갈린 이번 서머 스플릿에서 담원 기아의 정규 시즌 1위는 불가능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김정균 감독이었기에 가능했던 대처였다.

김정균 감독과 함께 위기를 극복한 담원 기아는 양대인 전략 분석관의 합류로 2020 월드 챔피언의 위상을 되찾는 중이다. 농심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는 담원 기아가 원래 어떤 팀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라인전부터 굴러가는 스노우볼은 1황 자리를 노리던 농심 레드포스를 상대로 3:0 승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담원 기아는 LCK 세 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을 기회를 얻었다.


’페이커’도 포기했던 이번 시즌
시즌 중 감독 코치진 경질은 유례가 없었다





서머 시즌을 앞둔 양대인 감독은 “결과로 믿음에 보답하겠다”라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에 가까웠다며 서머 시즌 성공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양대인 감독의 말은 지켜지지 못했다. 양대인 감독은 서머 스플릿 2라운드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제파’ 이재민 코치와 함께 5승 5패, 정규 시즌 4위의 성적으로 경질됐다.

유례없던 시즌 중 감독, 코치진 경질 사태에 팬들은 분노했다. 월드 챔피언십 진출이 걸린 가장 중요한 서머 시즌이었다. 한 해의 성공 여부가 모두 걸려 있는 때에 이뤄진 이해하기 힘든 결정은 T1을 응원하는 많은 이들의 화를 불러내기 충분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T1의 선택은 옳았다. 감독, 코치진을 경질한 이후 T1은 6승 2패로 전보다 나아진 승률을 보였다. 종합 성적 11승 7패, 4위의 성적으로 정규 시즌을 마감했지만,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1, 2 차전 경기에서는 3:0, 3: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가 나왔다.

T1이 양대인 감독과 이재민 코치를 경질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다. ‘오너’는 양대인-이재민 체재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떠나면서 T1의 주전 정글러로 자리 잡았고, 믿음에 보답하듯 T1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본래 라인전 체급이 높았던 T1은 공격적이고 무서운 피지컬을 보유한 ‘오너’의 합류로 어느 라인이든 캐리가 가능한 강팀으로 변했다.

결승전과 롤드컵 진출이 확정된 이후,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는 인터뷰에서 이번 서머 시즌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올해 서머 시즌 초반만 해도 롤드컵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내 롤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굉장히 오랜만에 롤드컵에 가는 기분인데, 그만큼 이번 롤드컵에 대한 욕심도 크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랜만에 서는 결승전 경기에서 꼭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 LCK

여러모로 혹독했던 이번 서머 스플릿 결승전의 보상은 어느 때보다 달콤하다. 담원 기아는 이번 서머 스플릿을 우승할 경우, 역대 두 번째 LCK 3회 우승을 달성한 팀이 된다. 이는 LCK에서도 T1만이 유일하게 달성한 기록이다. 또한, 이번 결승은 ‘칸’ 김동하의 마지막 LCK 결승전 무대이자 김정균 감독의 LCK 10회 우승이 걸려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T1은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LCK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는다. 또한,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설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한 기록이기도 하다. 주전 선수인 ‘오너’와 서포터 ‘케리아’는 생애 첫 우승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이고, 봇 라이너 ‘테디’는 ‘프레이’, ‘뱅’과 함께 LCK 최다 우승을 기록한 원거리 딜러로 남게 된다.

담원 기아와 T1, T1과 담원 기아 중 누구의 우승이 더 감동적일까?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은 힘겨운 사투 끝에 챔피언이 될 기회를 얻은 두 팀의 대결로 마무리 지어질 예정이다.


2021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일정

담원 기아 vs T1 - 28일 오후 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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