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인벤 어워드] 2021 시즌, LCK를 대표할 탑 라이너는 누구일까

기획기사 | 김홍제 기자 | 댓글: 16개 |



어느덧 2021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1년은 LCK가 프랜차이즈화 된 첫해기도 하다. LCK는 올해 많은 발전을 이뤘다.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모두 말이다. 국제 대회에서도 LCK 팀들의 강함을 다시 각인시켰다. 롤드컵에서 LCK 팀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나 세 팀이 4강에 오르는 등, 해외에선 다시 LCK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최고의 팀은 LPL의 EDG였다.

이에 따른 많은 분석과 의견이 분분하나, 국내 팬들이 통감하는 부분은 아마도 탑 라이너들의 아쉬운 모습들일 것이다. 물론, 4강, 결승까지 퍼포먼스는 굉장했다. 그러나 롤드컵에 진출한 네 팀의 탑 라이너 모두 중요한 순간에 삐끗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1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베테랑과 신예, 즉 신구조화가 제법 어울렸던 라인이 탑이다. 2021년, LCK를 대표할만한 탑 선수를 뽑는다면 과연 누구일까.







1. '칸' 김동하




'칸'에게 2021년을 잊지 못할 한해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LCK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칸' 김동하는 처음부터 빛나는 선수가 아니었다. 첫 LCK에서 강팀들의 벽에 무너졌던 '칸'은 곧바로 중국행을 선택했고, 2년 동안 방황의 시기를 겪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LCK. 이때부터 본격적인 '칸'의 봄날이 시작됐다. 압도적인 파괴력, 남들과는 다른 퍼포먼스로 최고 탑 라이너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2020년 FPX로 다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나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고,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그렇게 선택한 2021년은 담원 기아.

'너구리' 장하권이라는 신흥 최강자의 자리를 대신한 부담스러운 자리였지만 '칸'은 제법 잘 수행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는 시즌이었고, 지역 리그에선 굉장하나 국제무대만 가면 본 기량을 발휘 못 하는 징크스도 깨부수고 싶었다.

'칸'은 여러 기우와 달리 스프링부터 담원 기아에 필요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 결과, 여전히 강팀이라는 면모를 보여주면서 스프링 스플릿 우승을 차지했다. POG도 800 포인트로 5위에 올랐다. 서머에서도 '칸'의 활약을 계속됐다. 하나의 역할군이 아닌 팀이 필요할 때 탱커, 브루져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고, 서머도 POG 800 포인트를 챙길 만큼 안정적으로 팀을 서포팅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무대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결과적으로 MSI와 월드 챔피언십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칸'은 언제나 최선을 다했으나 롤드컵 우승에는 조금 모자랐다. 그래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2021년 '칸'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칭찬하고 박수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은퇴를 목전에 둔 선수가 말 그대로 투혼을 선보였다. '칸' 김동하의 프로게이머 인생을 돌아볼 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만, 두고두고 LCK 탑 라이너의 역사에 있어 굉장히 큰 한 획을 그은 선수임에는 틀림없는 선수다.

■ 2021 주요 성적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우승
2021 MSI 준우승
2021 LCK 서머 스플릿 우승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



2. '라스칼' 김광희




아쉬움만 놓고 보면 '칸' 김동하에 못지않게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라스칼' 김광희다. 스프링 스플릿의 젠지는 강했다. 2020년 멤버들이 그대로 이어져 왔던 이유가 크겠지만, 어쨌든 1라운드까지는 담원 기아보다 훨씬 강했고, 단단한 팀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젠지의 색깔이 십분 잘 발휘됐다. '하나의 팀'이라는 느낌이 강한 팀이었다. 특출난 에이스가 있는 게 아닌 전원이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이상적인 구조. 실제로 스프링 POG도 살펴보면 젠지는 '비디디' 곽보성, '클리드' 김태민, '라스칼' 김광희, '룰러' 박재혁이 동일하게 600 포인트씩 가져갔다. 서포터인 '라이프' 김정민도 한 경기 차이인 500 포인트다.

그러나 한방이 부족했다.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면서 점점 강해지는 담원 기아와 달리 젠지의 플레이는 뭔가 불안했다. 그래도 '라스칼' 김광희는 '비디디' 곽보성과 함께 중심을 잡아줬다. 특히 카밀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스프링에만 11번 사용해 63.6%의 승률을 기록했다. 사이드 푸쉬와 한타에서의 포커싱 등 교과서적인 플레이가 멋졌다. 또한, 장점 중 하나인 볼리베어 VS 레넥톤 구도에 있어 어느 챔피언을 해도 이기는 라인전을 보여줬다.

서머의 '라스칼'도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메타의 흐름을 잘 따라가는 선수였고, 스프링 효자 1순위였던 카밀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리 신, 녹턴, 비에고 등 서머 주류 챔피언을 완벽히 소화했다. 가장 핫했던 리 신은 7승 3패로 잡았다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챔피언이다. 그럼에도 '라스칼'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이유는 뒷심 때문이다.

젠지는 서머 중후반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초반에 잘 쌓은 승리로 서머 정규 2위를 차지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기세를 타던 T1에게 결승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마감했다. 롤드컵에선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과정이 순탄치 못해서였을까. '비디디' 곽보성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경기력이 많이 불안했다.

언제나 '안정감', '철벽'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라스칼'도 화살을 피할 순 없었다. '제이스' 숙련도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됐고, 한타에서의 역할을 어떤 탑 라이너보다 잘 수행했던 '라스칼'이 한타 챔피언인 케넨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불안했던 것도 맞다. 그럼에도 2021년을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라스칼'이 보여준 퍼포먼스 자체는 인정해줘야 하는 부분이 더 크다.

■ 2021 주요 성적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준우승
2021 LCK 서머 스플릿 3위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4강



3. '칸나' 김창동




언제나 그렇듯 많이 화제를 몰고 다니는 T1. 그런 T1에 있어 2021년은 역대급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닐까 싶다. 2020년부터 이어진 10인 체재, 시즌 중 감독 교체, 더 거슬러 올라가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기 전 스토브 리그부터 말이 많았던 T1이다.

2020 시즌 세대교체로 많은 변화를 가져온 T1이 비록 롤드컵 진출은 실패했지만,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칸나' 김창동의 존재가 컸다. '칸나' 김창동은 신예임에도 내로라하는 베테랑 탑 라이너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솔로킬도 많이 따내는 등, T1의 탑을 책임질 수준까지 성장했다.

물론 '칸나'가 계속 승승장구한 건 아니다. 2021 시즌, 작년 활약 덕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시작된 스프링에서 '칸나'는 첫 슬럼프를 겪었다. 잠시 벤치로 내려올 때도 있었고, T1은 불안해졌다. 그러나 '칸나' 김창동은 기본적으로 잘하는 선수다. 그의 슬럼프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다시 출전 기회를 잡았을 때, 빠르게 폼을 회복해나갔다.

특히 서머 이후에는 데뷔 초 보여줬던 파괴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제이스'로 8승 2패라는 고승률을 자랑하며 날이 선 모습이었다. 물론 롤드컵 상위 토너먼트에서는 대부분 LCK 탑 솔러들이 조금씩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고, '칸나' 역시 평소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T1이 극적으로 살아나고 롤드컵 4강까지 갈 수 있던 이유 중 '칸나'의 역할이 꽤 컸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순수 탑 라이너 퍼포먼스로만 봤을 때 '칸나'는 작년보다 더 뛰어났을 수도 있다.

■ 2021 주요 성적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4위
2021 LCK 서머 스플릿 준우승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4강



4. '서밋' 박우태




'서밋' 박우태는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다. 뛰어난 피지컬을 가졌고, 경험이 쌓이면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는 건 대부분 관계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가 있던 팀에는 국가대표 탑 '기인' 김기인이 있었다.

못하는 선수가 아니라 당시 같은 포지션에 너무나도 뛰어난 선수가 있었을 뿐. 출전 기회를 잡기 힘들었던 신예 '서밋'은 결국, 샌드박스 게이밍(현 리브 샌드박스)로 이적해 주전 자리를 꿰찬다. 주전이 된 '서밋'은 물 만난 물고기였다. 그의 라인전 능력이나 파괴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고, 우직했다.

전형적인 라인전을 강하게 하는 '탑'스러운 스타일이었다. 그런 성향이 워낙 강해 초반에는 팀플레이에 잘 융화되지 못하고 상대의 갱킹에 취약했던 시절도 살짝 있으나 무대 경험이 쌓일수록 '서밋'의 경기력은 무르익어갔다. 하지만 2020년 서머부터 시작된 슬럼프는 2021 스프링까지 쭉 이어졌다. 초반 라인전부터 터지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중반이 넘어가면 이상하게 팀플레이가 되지 않았고, 솔로 랭크처럼 합이 맞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리브 샌드박스가 가끔씩 괜찮은 경기력으로 승수를 쌓을 수 있던 건 '서밋' 덕분이다. 소위 혼자 게임을 제대로 해냈다. 물론, 잘 성장한 본인 스스로가 무리한 플레이를 통해 그르친 경기도 있지만, 넘어져 봐야 지켜야 할 선을 아는 법이고, 그런 시도가 없었으면 리브 샌드박스는 더 처참했을 스프링이다.

'서밋'은 2021년 꾸준히 잘해줬다. 실제로 서머부터는 새로 영입한 선수도 있고, 다른 선수들의 폼도 살아나며 팀 합까지 좋아지면서 여름에 강한 모래 폭풍을 일으키며 롤드컵 진출까지 바라봤던 적이 있다. 최종 결과는 서머 5위, 롤드컵 선발전도 아쉽게 탈락하며 뒷심이 부족했지만, '서밋'이 보여준 2021년 퍼포먼스는 충분히 본인의 가치를 보여줬다.

■ 2021 주요 성적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8위
2021 LCK 서머 스플릿 5위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