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글러로 떠오른 신예 '크로코'와 '오너'

기획기사 | 신연재 기자 | 댓글: 27개 |
매해 LoL e스포츠 씬에 다수의 신인들이 등장하지만, 데뷔 첫 해부터 눈에 띄게 잘하는 신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2018 그리핀에 열광했고, 2019 담원 기아의 롤드컵 진출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케리아' 류민석에게 찬사를 보냈다.

2021 시즌 들어 LCK가 프랜차이즈화 되면서 신인의 수는 더욱 증가했다. 승강전이 사라져 장기 플랜을 짜는 팀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팀의 주축을 이룰 최상위권 선수와 미들급 선수, 그리고 잠재력 있는 신인이 섞인 로스터를 구성하는 게 당시 스토브 리그의 대세라면 대세였다. 또한, LCK 챌린저스 리그(이하 LCK CL)와 함께 콜업 제도가 생기면서 신인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20명이 넘는 선수가 올해 처음으로 LCK 무대를 밟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 중 뛰어난 경기력으로 데뷔 시즌부터 호평을 듣고 있는 두 명의 신인 정글러를 다뤄보려고 한다. 바로, '크로코' 김동범과 '오너' 문현준이다.




'크로코'는 LCK 데뷔 전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뛴 경력이 있다. 2021년 리브 샌드박스로 합류하기 전까지 2년을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보냈는데, 2020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 자주 출전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날카로운 공격성과 뛰어난 초반 설계 능력을 인정받아 리브 샌드박스로 합류할 수 있었다.

꿈에 그리던 LCK 팀에 합류한 '크로코'에게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주전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이 스프링 1라운드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받으면서 단독 주전으로 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크로코'는 팀 성적과는 별개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 징계가 끝나고 복귀한 '온플릭'을 얼마 안 가 주전 자리에서 밀어냈다. 팀 내 최다 POG라는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크로코'는 서머에도 주전을 꿰찼다. 1라운드서 약간 주춤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2라운드부터는 경기력이 만개한 팀과 함께 상승 가도를 타는 중이다. 공격적인 플레이스타일이 강한 라인전을 보유한 탑-미드와 잘 어우러져 초반 운영의 핵심을 맡고 있다. 승리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확실하게 한다. 일부 관계자는 '루키 오브 더 이어'의 유력한 후보로 '크로코'를 꼽기도 했다.




또 한 명의 루키, T1 아카데미 출신의 '오너'는 데뷔 전부터 포텐 높은 유망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그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오너'가 특별했던 이유 중 하나로 리신을 꼽았다. 당시 아마추어 정글러 중 리신을 잘 다루는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오너'는 유일하게 리신으로 솔로 랭크를 평정하고 다녔다고. 극강의 피지컬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서 데뷔전을 치른 '오너'는 당시 '한최정'으로 군림하던 '캐니언' 김건부나 노련한 캐리형 정글러 '피넛' 한왕호를 상대로 정글 차이를 내기도 했고, 니달리나 그레이브즈 같은 성장형 챔피언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프레딧 브리온전에서 경기력이 저점을 찍는 바람에 '커즈' 문우찬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오너'가 다시 얼굴을 내민 건 T1이 위기에 몰렸던 LCK 서머 스플릿 6주 차였다. 5승 5패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에 감독-코치까지 시즌 도중 해임을 당하면서 팀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오랜만에 등판한 그는 kt 롤스터전 두 세트 내내 다이애나로 게임을 말 그대로 터트려 버리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꾸준히 좋은 폼을 유지하면서 T1의 상승세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신인답지 않음'이다. 올해 데뷔한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실수가 거의 없고,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신인임에도 챔피언 풀이 넓다. 1티어 챔피언은 물론이고, 2, 3티어 챔피언까지 망설임 없이 꺼낸다. 현 메타에 등장하는 챔피언은 거의 다 다룰 줄 안다고 보면 된다.

같은 해에 데뷔했고, 포지션도 동일해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미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기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오너'는 현재 LCK에서 가장 잘하는 정글러로 '크로코'를 꼽았고, '크로코' 역시 '오너'를 가리켜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며 화답했다. 선의의 경쟁 아래 다음 세대를 이끌 뛰어난 선수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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