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결승] DK vs T1, 나란히 걸어온 2년 8개월의 발자취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33개 |
2018년 12월부터 2021 8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담원 기아(이하 DK)와 T1는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수없이 부딪혔다. 정규 시즌에서, 플레이오프에서 서로의 발목을 잡았던 두 팀은 이제 LCK 10회 우승과 LCK 3회 연속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2021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서 맞붙는다. 결승에 앞서 두 팀이 여섯 시즌의 LCK를 보내며 만들어 온 지난 발자취를 기록했다.


2019 시즌
도전자 DK의 반란, 다전제의 T1 앞에 무너지다




2018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경험한 T1(당시 SKT T1)은 2019 시즌을 앞두고 '칸-클리드-테디-마타'를 영입하며 우승권 전력을 꾸렸다. DK(당시 담원 게이밍)는 챌린저스 리그에서 갓 LCK 무대로 승격한 신입 팀이었으나 그리핀이 2018 서머 스플릿에서 일으킨 돌풍으로 인해 많은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었다.

두 팀은 2019 LCK 서머 스플릿에 앞서 2018 KeSPA 컵에서 첫 승부를 치렀다. 당시 DK의 선발은 '너구리-캐니언-쇼메이커-뉴클리어-호잇'이었다. 1세트에서 T1이 상체 힘으로 가뿐히 선취점을 올리며 모두의 예상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DK가 화끈한 한타로 치열했던 2세트를 승리로 마무리하고, 큰 열세를 보인 3세트에선 바론 트라이를 받아쳐 대역전승을 거두며 T1을 8강에서 탈락시켰다.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된 2019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도 두 팀은 두 번 연속 풀세트 대결을 벌였다. 1R는 T1의 승리였지만, 2R에선 '플레임' 이호종이 출전한 DK가 승리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더 큰 반전은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나왔다. '너구리-캐니언-쇼메이커-뉴클리어-베릴'로 로스터가 고정되고 경기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DK가 1R에선 2:1, 2R에선 2:0으로 T1을 연달아 꺾은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DK는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위에 오르며 2019 롤드컵 직행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베테랑으로 가득했던 T1은 다전제에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2019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펼쳐진 두 팀의 대결은 T1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보다 우수했던 T1의 호흡과 여유로운 운영에 DK는 세 세트 내내 이렇다 할 반격조차 못했다. DK를 완파한 T1은 결승에서 그리핀까지 3:1로 잡으며 끝내 2019 시즌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020 시즌
여름에 미끄러진 T1, 완전체로 거듭난 DK




2019 롤드컵 종료 후 '칸-클리드-마타'가 팀을 떠나며 T1은 아카데미 선수들을 위주로 한 리빌딩을 진행했다. 그렇게 나선 2020 LCK 스프링 스플릿에선 갓 데뷔한 신인 '칸나' 김창동의 맹활약을 앞세워 정규 시즌 2위와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T1이 두 번째 LCK 3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는 동안 DK는 다소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2019 시즌의 패기는 온데간데없어졌고, '너구리' 장하권의 캐리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스프링 스플릿 2R에서 합류한 '고스트' 장용준으로 인해 DK는 서서히 변화했다. 봇 라인이 훨씬 단단해지며 상체 운영에 여유가 생겼고, 지금껏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2020년 여름부터 두 팀의 운명은 완전히 엇갈렸다. '페이커' 이상혁의 부진과 함께 흔들리던 T1은 2020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서 4위를 기록하고, 플레이오프 1R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2020 롤드컵 직행에 실패한다. 설상가상으로 롤드컵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도 젠지에게 0:3으로 완패하며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우승하고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세 번째 팀이 됐다.




반면 DK는 상체의 파괴력과 하체의 안정감을 통해 무적의 포스를 내뿜었다. 정규 시즌에서 그들은 단 세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를 2:0 승리로 마무리 지었는데, 개중엔 당연히 T1도 포함됐다.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던 DK는 플레이오프 결승에서도 어김없이 DRX를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완전체로 거듭난 당시의 DK에겐 적수가 없었고, 결국 그들은 2020 롤드컵 챔피언에 등극했다.


2021 시즌
2년 전과 뒤바뀐 입장... 챔피언 DK, 도전자 T1




DK는 2021 시즌을 앞두고 '너구리' 장하권과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김정균 감독과 함께 '칸' 김동하를 전격 영입하며 그의 빈자리를 채웠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은 때로는 바위처럼, 때로는 화산처럼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이며 DK가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21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T1과 벌인 두 번의 정규 시즌 대결은 모두 DK의 승리로 끝났다.

같은 기간 T1은 '케리아' 류민석을 단독 1군 서포터로 영입하고 아카데미 선수들을 대거 콜업하며 10인 로스터를 갖췄다. 그리고 스프링 스플릿이 진행되는 동안 거의 매 경기 로스터를 변경하는 강수를 뒀는데,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채 혹평만 들었다. 정규 시즌에서 또다시 4위를 기록한 T1은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DK와의 만남은 점차 멀어져만 갔다.

하지만, 2021 LCK 서머 스플릿에서 많은 것이 변했다. 모든 팀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며 단 1승 차이로 1위와 4위가 갈리는 역대급으로 혼란스러운 정규 시즌 양상이 나온 것이다. 와중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DK는 시즌 초반 큰 기복을 보이며 포지션 변화까지 시도했다. T1은 로스터를 반 고정했으나 성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진 않았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급상승하며 결과적으로 DK는 1위, T1은 4위를 기록했다. 정규 시즌에서의 맞대결 또한 1R에선 DK가, 2R에선 T1이 승리하는 팽팽한 그림이 그려졌다.

현재 두 팀의 전력 차이는 지난 스프링 스플릿만큼 현격하지 않다. '테디' 박진성이 복귀한 T1은 플레이오프 1R와 2R에서 리브 샌드박스와 젠지를 상대로 물오른 경기력을 뽐냈고, 정규 시즌 후반부에 안정감을 되찾은 DK 역시 농심 레드포스를 3:0으로 가뿐히 제압했다. 이제 남은 것은 디펜딩 챔피언 DK와 도전자의 입장이 된 T1의 우승을 건 마지막 한 판뿐이다.




무려 2년, 다섯 시즌 만에 성사된 DK와 T1의 다전제 승부다. 지난 2019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에선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T1이 3:0 완승으로 DK의 꿈을 꺾었다. 그러나 당시 승리의 주역이었던 '칸' 김동하는 이제 DK에 있고, DK의 다른 선수들도 여러 번의 다전제 경험을 쌓아 T1을 상대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DK와 10번째 우승을 노리는 T1, 이번 결승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쓸 팀은 과연 어디가 될까.


■ 2021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 일정

담원 기아 vs T1 - 28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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