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DRX와 EDG,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36개 |



DRX vs EDG의 역사는 짧다. DRX는 킹존 드래곤X로 불렸던 시절에도, 롱주 게이밍으로 불렸던 때에도 EDG를 상대해본 적이 없다. 이번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 4경기는 “DRX vs EDG”라는 역사의 첫 페이지이다. 아직 무엇하나 쓰이지 않은 ‘쌔삥’인 셈.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첫 대결이지만 두 팀에게는 연결고리가 하나 있다. DRX의 바텀 라이너 ‘데프트’ 김혁규가 바로 그 접점이다. ‘데프트’ 김혁규는 2015~2016, 약 2년 동안 EDG의 선수로 활동했고, EDG의 레전드로 평가받는다. EDG는 '데프트'와 함께 한 번의 국제대회 우승, 두 번의 시즌 우승을 기록했다. 당시 ‘데프트’와 함께 했던 정글러 ‘클리어러브’는 현재 EDG의 총감독이 됐고, ‘데프트’와 함께 뛰었던 ‘메이코’, ‘스카웃’은 EDG를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선수로 지금까지 남았다.

“만날 것 같았는데, (정말) 만나니까 기분이 이상해요. 제가 EDG에서 할 때 같이 했던 선수들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 선수들이랑 붙는 게 너무 오랜만이어서 재밌을 것 같아요.”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 조주첨이 끝나고 ‘데프트’ 김혁규가 EDG를 만난 것에 대해 전한 소감이다.




DRX와 EDG는 은근히 닮은 구석이 있다. 양 팀의 드라마는 보는 맛이 있다. EDG의 드라마는 처절하다. 한 번이라도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경험했던 팀 중에 EDG만큼 과정이 어려웠던 팀은 없었다. EDG는 2021년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하기까지 모든 다전제를 풀세트로 치렀고, 늘 패배의 문턱에서 살아남았다.

올해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EDG의 드라마는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EDG는 그룹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다수의 선수가 코로나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였다. 14일에는 공식 SNS를 통해 대다수의 팀원이 열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고, 몇몇은 실제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EDG에겐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시나리오이고, 팬들은 EDG가 지난해처럼 이번 위기를 이겨낼 거라고 믿고 있다




DRX에겐 이번 2022 월드 챔피언십 자체가 기적이었다. 선발전이 진행될 당시, DRX가 4번 시드를 차지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DRX는 선발전에 참가하는 팀 중 가장 체급이 약하다고 평가받았고, 실제로 선발전을 앞두고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DRX는 KT 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를 모두 풀세트 끝에 잡았고, 극적으로 LCK의 마지막 시드를 차지했다.

DRX의 드라마는 일찍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선발전을 통해 각성한 DRX는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전승으로 통과했고, 그룹 스테이지는 5승 2패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데프트' 김혁규는 DRX가 정말 많이 발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별리그에서 DRX는 LPL 2번 시드인 TES를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했다. 덕분에 LPL 3번 시드인 EDG가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처럼 느껴진다.




양 팀은 전력도 비슷하다. 두 팀 모두 미드, 바텀이 강하고 탑과 정글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DRX 탑 라이너 ‘킹겐’은 DRX가 패배한 경기에서 낮은 저점을 보였다. EDG 탑 라이너 ‘플랑드레’도 월드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좋지 않은 편이다. 두 팀 정글러도 기복이 있다. 그래서 DRX는 정글러 ‘주한’을, EDG는 정글러 ‘준지아’를 각각 식스맨으로 데려왔다.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DRX 정글러 ‘표식’은 그룹 스테이지 내내 경기 초반을 바텀 위주로 동선을 짰다. 반면에 EDG 정글러 ‘지에지에’는 상황에 맞춰 초반 동선이 상당히 다채로웠다. DRX의 동선이 정적이라서 EDG는 다양한 노림수를 시도할 수 있다. 특히, EDG가 다전제에 강한 만큼 다양한 변수로 DRX를 상대할 예정이다.

DRX vs EDG가 새롭게 쓰이는 역사인 만큼 승리를 통해 얻는 보상도 크다. DRX가 EDG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상 최초로 4번 시드로 4강에 진출한 팀이 된다. EDG가 승리할 경우, 2년 연속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 2022 월드 챔피언십 녹아웃 스테이지 대진 및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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