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게임한 지난 4개월여를 북해 협정이라는 굴레 속에서 보낸듯합니다.
게임 경험이 부족해서 혼자 고생도 많이하고 묻고 다니며 나름의 재미는 있었습니다.
제 짧은 네덜란드 생활에서 북해협정이라는 단어를 빼고 말할 수는 없을듯합니다.
잉글랜드의 초기 목적이 네덜 상황에 대한 동정에 있었던 것은 사실인듯 합니다.
다만 잉글분들과 이야기 해보시면 알겠지만 항구욕심이 대단하더군요.
협상 결과는 아시다시피 지난 4달동안 2번정도 방문했던 뤼베크와 간 적이 없는 브레멘과 단치히 였습니다. 오슬로 깃도 일주일씩 바꾼다고는 하지만 늘 부담스러워 하는걸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게다가 협정문에도 없는 항구깃 부캐로 돌려주기를 시아님 혼자 단독으로 이야기함으로써 내용적으로 참담했었다고 평가합니다. 제 부캐로 앤트워프 깃을 돌려준 적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그때 바로 집고 넘어가야했지만 협정파기하자고 할까봐 역시 말을 못꺼냈습니다.
그럼에도 이게 시작이겠지 생각하며 함께 하기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게임 경험이 짧아서 항구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잉글은 항구욕심이 많습니다. 말로만 듣던 대국 부심인지 거만하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꾹 참았던 이유는 혹시 재협상으로 앤트워프처럼 네덜유저들이 더 많이 쓰는 항구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였습니다.
잉글도 그걸 알기 때문에 끊임없이 협정 파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압박해 오더군요. 깃이 안돌아가면 협박도 받기도 했었습니다. 화가 나지만 외교를 담당하지도 않았고 알았다고만 말하면서 참았습니다.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잉글랜드는 처음부터 앤트워프나 함부르크는 줄 마음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부 상황적으로도 잉글에 유리하게 돌아간 측면도 있지만 아마 그들은 주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네덜분들 중에 잉글의 가끈 매각처라서 앤트워프를 안줄거라는 분도 있었지만, 상인적 자질이 부족해서 그런 판단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매각지가 풍부한 오수나 고묵을 나두고 네덜유저들이 주로 가져오는 가끈을 가져오다니요. 동아시아가 무슨 리스본 만큼 가까운 곳도 아니고 항구하나보고 교환해서 올리는 없습니다.
...
그러다 강냉이라는 분을 만났습니다.(그 외에도 네덜 분들 중에 좋아하는 분들 많지만 인상이 깊게 박혀서 이 분만 언급하겠습니다. 덕분에 폴투분들도 만나본적은 없지만 호감이 가는군요)
혼자서 잉글 분들 20여명과 단독으로 투자전을 벌이셨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런 용기가 없었던지라 상황을 전해들으며 나는 토박이 네덜인 인데하며 속으로 많이 부끄럽고 반성도 많이했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의회를 사직했습니다.
지금은 개인자격으로 강냉이님과 함께 앤트워프에 공투를 하고 있습니다.
투자전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상당히 즐겁더군요. 네덜 깃이 휘날릴때마다 우리땅에 투자하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싶기도 하구요. 저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외항도 관리해야하는 잉글과는 달리 네덜정도면 앤트하나정도는 지킬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걸 왜 진작 깨닫지 못했나는 아쉬움도 남네요.
이기주의적이라고 하셔도 좋지만, 간만에 피가 끓는 쪽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그동안 모은 두캇이 소진되면 저는 그대로 산화하게 되겠지만 즐겁습니다. 정말 즐겁습니다.^^
네덜유저 분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요한님 호주님 선인님 연대장님 로렌초님 정윤님 모두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네덜을 잘 이끌어 주실 분이라 믿습니다. 다시 복귀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반갑게 다시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2012. 12. 08.
네덜란드인 미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