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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쇠를 두드리는 장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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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개
조회: 1264
2011-09-10 11:45:17

 

 

 소설에 앞서 간단하게 화폐에 대한 설명을. 

 게임상에서의 골드와, 이 소설에서의 골드에는 꽤나 차이가 있습니다. 설마 중세에 금으로 된 동전 수십, 수백, 수천개를 지니고 다닐 리는 없었기에 약간이나마 현실적인 골드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변동을 주었습니다.

 

 (게임상)10000골드 = 1골드

 1골드 = 100실버

 1실버 = 10브론즈

 

 대략 이렇게 간단한 판타지 설정에 맞게 정의합니다.

 

 

 -------------------------------

 

 

 

 "하나에 8실버. 그 이하로는 봐드릴 수 없습니다."

 "으음, 너무 비싸지 않은가?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4실버 정도였는데 말이지."

 "가격이라는 건, 언제든지 변하는 법입니다."

 

 순 어거지다. 아무리 물가변동이 심한 시기라고는 해도, 며칠동안 가격이 두 배로 오르는 것은 말도 안된다. 거기에 8실버면 철광석을 수십 개는 구할 수 있는 돈이다. 순순히 포기할 수는 없다.

 

 "너무하잖아. 나 이래뵈도 단골손님인데."

 "단골이고 뭐고, 장사는 장사에요. 퍼거스 아저씨도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으니 잘 아시잖아요?"

 "그거야, 뭐……."

 

 그의 말에 말문이 막힌다. 확실히 나도 마음 내키는대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행위를 여러 차례 했었다. 어차피 이 나라에 잘나가는 대장장이는 나 뿐이니까, 별로 상관은 없을거란 생각에 취한 행동인데, 당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약간 후회가 된다. 지금부터라도 가격을 낮춰야겠다. 물론, 평생은 아니고 기간 한정 이벤트라는 걸로. 돈은 중요한 거잖아.

 

 "그래도 말이지. 난 네 아버지 때부터 이 가게를 방문한 손님이야. 따지자면 최상급 고객님 아니냐?"

 

 가게는 아들에게 물려주고, 호수에서 한가로이 낚시나 하고 있는 호탕하고, 털털하던 성격의 전주인 제밀과는 달리 그 아들은 아무래도 아버지의 성격이 아니라, 어머니 쪽을 물려받았는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이런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 더 번창할 수도 있겠지만, 손님과의 관계는 좋지 않을 것이다. 나야, 뭐 이 녀석이랑 오랫동안 알아왔으니 기분이 상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최상급 고객님은 맞는 말이죠. 하지만 그건 아버지가 이 가게를 운영하고 계셨을 때에 한해서입니다. 이 가게는 현재 저의 소유물이고, 저는 가게를 운영한지 일 년도 되지 않았어요. 다시말해, 여긴 새롭게 만들어진 상점이라는 말씀입니다."

 

 딱딱하구먼. 딱딱해. 틀린 말은 아니기에 쩝, 하고 입맛만 다신다. 어릴 적에는 '아저씨~' 하면서 코맹맹이 소리로 내 뒤를 쫄랑쫄랑 따라왔었는데. 약초인줄 알고 정신이 이상해지는 독초를 먹었나.

 

 "크음… 그럼 옛 정을 봐서 5실버 어떤가?"

 "7실버."

 "……5실버 6브론즈."

 "6실버 3브론즈."

 "…… 알았네."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날카로운 눈빛에 결국 항복한다. 허리춤에 메고 있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든다. 반짝이는 은색 동전을 손바닥 위로 내민다. 다소 시간이 걸려도 로체스트까지 가서 사는 편이 좋지 않을까. 제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밀의 아들 제롬은 뒤쪽에 있던 문으로 들어간다. 제롬이 안으로 들어간 모습을 보며, 딱딱한 나무 의자에 하체를 앉힌다. 확실히 제밀이 운영하던 과거의 따뜻한 분위기와는 달리 그 아들이 운영하는 가게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근처에 물건도 어질러져 있지 않고,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하다. 외관상으로 보자면 제밀에 비해 더 정돈되어 있지만, 나는 과거의, 제밀이 운영하던 때의 분위기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물건이 여기저기 정돈되지 않고 놓여있지만, 사람의 따스한 정이 느껴지던, 손님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던 공간이 머리속에는 아직까지 남아 있다.

 

 "여기 딸기주 8병입니다."

 

 얼마간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환청을 들으며 앉아있자 제롬이 나무 상자를 들고 왔다. 나이를 먹으면 옛 생각이 자주 난다고 하더니만.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고맙네."

 

 상자를 두 손으로 받아들고 문으로 다가간다. 두 팔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기에, 제롬이 슬쩍 다가와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일순간 망설이는 표정을 짓는다. 이 친구가 왜이래? 안어울리게. 이윽고 제롬의 입에서 나온 말에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내일은 그…… 퍼델릭의… 기일이죠?"

 

 상당히 놀랐다. 설마 아들의 기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아니…… 제롬이라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릴 적에는 떨어지지 않고 항상 함께 놀던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였으니까.

 

 "기억하고 있었나."

 "아, 네…… 친구니까요."

 

 어물거리며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이는 제롬의 모습에 제롬의 어릴 적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진다. 장사를 할 때는 냉철한 가면을 쓰고, 이런 차가워 보이는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이 녀석도 인간이다. 타인의 온기를 느낄 줄 아는.

 

 "그래, 친구였군."

 

 내 말에 즐거운 기억이라도 떠올리듯 입꼬리를 올리고 있던 제롬은 이내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에서야 말하기도 미안하지만… 폐가 되지 않는다면, 그…… 저도 퍼델릭을 보러 가도 될까요?"

 

 아들이 죽고, 가게를 이어받기 위한 공부를 하고, 지금까지 바쁘게 살아오던 제롬에게 지금까지 아들의 무덤에 갈 시간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괜찮겠나? 가게를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제롬은 어릴 적에 자주 보여줬던 밝은 표정을 지으며,

 

 "친구를 보러 가는데, 가게 같은건 하루 정도 열지 않아도 망하진 않아요."

 

 미소짓는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가게 밖으로 나와, 느릿한 발걸음으로 대장간으로 간다. 아들의 기일이라고는 해도, 별달리 준비할 만한 것은 없다. 평소처럼 몸만 덜렁 가도 아들은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설마 하늘에서 욕을 하진 않겠지. 내 아들이니까 어쩌면 욕을 내뱉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심히 걱정되는데.

 

 "어? 퍼거스 씨!"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튼다. 

 

 "어이구, 케아라 아닌가."

 "안녕하세요. 오늘도 건강해 보이시네요."

 "나야 언제나 건강하지. 자네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하하, 서로 웃는다. 케아라는 가끔 들러서 의뢰를 맡기기도 하는 용병단의 일원으로, 젊은데다가 여자이지만 검과 방패를 다루는 실력만큼은 보통 기사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성격까지 서글서글해서 대화에 잘 어울려주는 친구다. 

 

 "그런데 그건 뭔가요?"

 

 내 손에 들린 상자를 가리킨다.

 

 "음… 아, 별거 아닐세. 무기 제작하는데 필요한 것들이야."

 

 내가 왜 거짓을 고하는가 하면, 딸기주가 아무리 맛이 좋다고 해도 엄연한 술. 케아라는 술을 마시면 건강이 쉽게 악화된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으므로, 내가 매일같이 딸기주를 마시고 있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내 몸을 건강해 주는 거야 고맙지만, 내 인생의 즐거움이 딸기주 뿐인데 어찌하겠는가.

 

 "……." 

 

 의심의 눈초리로 상자를 노려본다. 눈으로 상자를 파괴할 것만 같은 위압감이 뿜어져 나온다. 하급 마족들은 케아라의 눈빛만 봐도 도망친다는 소문은 진실이었던 모양이다. 케아라가 상자 안을 들여다보기 전에 내 쪽에서 선수를 친다.

 

 "그래, 마렉과는 잘 되가고 있나?"

 "무, 무슨……!"

 

 마렉은 케아라와 같은 용병단 소속으로, 언제나 투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친구다. 얼굴에 큰 흉터라도 있는 걸까. 한 번도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아서 속사정은 모르겠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말로는 케아라가 마렉에게 마음이 있다나. 두 사람 다 내 아끼는 친구들이기에 잘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둘이서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나도 회춘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 정도로 어울리는 한 쌍이다.

 

 "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가보는건 어떤가?"

 "저는, 별로, 마렉은, 아무것도!"

 

 언어기능에 문제가 온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목소리를 높이며 필사적으로 마음을 부정하는 소녀라. 늙은이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광경이다.

 

 ------

 

 

 

 망할 것 같은 소설.

 

 사실 이 소설은 퍼거스가 여자친구를 찾는 여정을 그린………….

 

 정말 그렇게 써보고 싶어졌다.

 

 너무 짧아서 뒷내용 미리 약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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