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스스톤에서
소수의견#3556
이라는 배틀테그를 쓰고 있는 소수의견입니다.
수 시간 전에 하스스톤 인벤 [리포터 뉴스]란에는 [칼럼]이라는 생소한 머릿말로 하나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최근 하스스톤 인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위 '파마기사'라고 일컬어지는 '비밀 성기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면서 블리자드의 패치 방향에 대해 2명의 프로 선수의 인터뷰를 근거로 한 비판적 칼럼을 썼습니다.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벤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나와 다른 유저들의 의견도 참고하고
대회 동영상이나 Funny&Lucky와 같은 재밌게 편집된 영상도 즐겨봅니다만, 까를로엔리케 님이 레딧에서
가져와 번역까지 해주시는 소위 '장문 글' 또는 '칼럼 글', '의견에 대한 영상'과 같은 순도 높은 글은
인벤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웠었습니다.
이틈에 딱 봐도 고생하시는게 눈에 보이는 까를로엔리케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혹시나 팁/전략 게시판의 성격에 맞지 않는 글이라 생각하시는 분은 제 글의 결론인
'블리자드의 말이 (전부는 아니더라도)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큰 틀에서의 '전략'으로 인지해주셨으면
합니다.
1. 저는...
하스스톤 베타 초창기부터 꾸준히 플레이해오고 있는 유저입니다. 어느 한 시기라도 쉬었던 적은 없었고
큰 대회는 빠짐없이 시청하기를 즐겨합니다. 다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하루에 2~3승 정도의 플레이를 하고
있고 퀘스트를 깨고 나면 플레이를 멈춥니다. 보통 월말 등급은 3~7등급 선이고 전설은 찍어본 적은 없습니다.
2. 후배는...
만나면 하스스톤 이야기로 가득 채우는 후배 하나가 있습니다. 그 친구도 베타때부터 플레이해왔고 저와는 달리
매달 전설을 찍는 편이고 각종 대회에도 참가(입상은 커녕 본선도 올라간 적이 없습니다만...)를 해왔고
'월말에 열심히 해서 블리자드 홈페이지에 이름 좀 올려봐'
라고 했더니 100위안에는 못 들었지만 164등으로 마무리한 달도 있었습니다.
뭐...한 마디로 잘 한다는 거죠. 인벤 유저분들은 다 잘하시는 편인거 같으니...좀 하는 애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완전히 다른 세계
둘이서 만나서 하스스톤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당연하게도 인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매번 부딫히는 거의 대부분은 바로 '덱'에 대한 내용입니다.
최근의 이야기만 해볼까요.
손님전사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게 강력하지 않다'고 했지만 후배는 '매우 강력하다'고 평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된 비밀성기사에 대해선 저는 '강력하지만 등급전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후배는 '강력하고 등급전에서도 잘 보인다'고 말합니다.
저는 인벤 유저분들과 대체로 '반대'의견이고, 후배는 인벤 유저분들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4. 개발자 의견에 고개 끄덕거렸던 이유
손님 전사의 경우 개발자는 '어려운 덱'이라고 하면서 패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의중을 내비쳤습니다. 그 의견이
있기 전에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월초에 등급이 초기화되면 손님전사에 대한 승률이 압도적으로
앞섭니다. 그리고 월말에 이르면 조금 더 높거나 비슷비슷하게 맞춰지는 것을 실제로 매달 경험했습니다.
손님 전사에 특별히 약한 덱이 아니라면 큰 긴장감을 가지고 게임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저는
손님 전사는 짧은 하스스톤의 역사이지만 '가장 어려운 덱'이라고 생각하고 중저등급에서는 그다지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벤의 칼럼에서는
'비밀성기사라는 황소개구리가 지배하고 있다'
는 인벤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표현을 써준 것 같은데...저는 비밀성기사가 강력하지만 '지배하고 있다'고 말할만큼
많이 보인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보다 더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제 트레커를 열어보았더니
(표본은 적지만)제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총 78번의 전적에서 가장 많이 만났던 직업은
1. 사냥꾼 - 17번
2. 드루이드 - 15번
3. 마법사 - 14번
4. 성기사, 사제 - 9번
이었습니다.
참고로 비밀성기사가 '강력하다'고 생각한 것도 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저등급에서부터
올라오기에, 대 드루이드전이 13승 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로 1등인데 반해 대 성기사전은 4승 5패였습니다.
반면, 이번 WCS에서 비밀성기사가 활약하지 못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저와는 다른, 최상위권 플레이어들은
그다지 강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성기사를 만나면 인벤 칼럼 도입부에 적은것처럼, '우서를 넘었더니 우서'인 느낌은 분명히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표본이 적어서 설득의 근거가 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 느낌을 확인코자
트래커를 열어본 것이고, 참고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5. 블리자드의 입장도 생각해 볼 가치는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용 우 프로듀서와 마이크 도네이즈 선임 디자이너의 인터뷰에서 특정 부분이 저에게는 공감이
됐습니다.
"밸런스는 상위 유저와 하위 유저를 모두 보고 있고, 그 중간값을 잡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인벤 유저, 후배의 의견과 저의 생각이 빗나가는 것을 확인한 저로선 나름 울림이 있는 말로
들렸습니다.
6. 인벤이 웹 매거진이라면...
앞서 말했듯이 반가웠습니다. [칼럼]이라는 형태로 인벤이(또는 인벤의 특정 기자가) 의견을 말해준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레딧(까를로엔리케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뿐만이 아니라 인벤에서도 수준 높은
글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언론은 당연히 방향성을 가집니다.
'중립을 지키라'라고 말하는 쪽은 어쩌면 단순히 '기계적 중립'만을 의미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기자로서, 언론사로서 의견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반대의견에 대한 고민'이 사라진 칼럼은 사실은 칼럼이 아니라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신념을 다른 이에게
광고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위 확증편향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내려놓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죠. 그 증거라는 것도 개발자의 한 마디와 기자의 느낌,
유저들의 여론정도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7. 비판이 어려운 이유는...
비판이 어려운 이유는 일반적으로 '근거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거가 없는 비판은 비난과
같습니다.
황소개구리가 지배하고 있다
현재 등급전을 플레이하면 압도적으로 많이 보이는 것이 성기사다
느린 패치, 그리고 잘못된 패치 방향
그만 고집을 부릴때도 됐다
오로지 통계만을 근거로 들며 사실상 방관
고대의 감시자급 행동력을 지닌 블리자드
라고 화가 난 유저들이 환호할만한 자극적인 내용을 적기 이전에,
WCS에서 비밀 성기사가 활약을 하지 못한 이유
실제로 전체 등급에서 비밀성기사가 차지하고 있는 나름의 비율
개발진이 말한 '중간값'의 의미
블리자드가 실제로 느린 패치를 하고 있는지,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에서는 어떤지 그 판단은 어떠했는지
실제로 고집을 부리는 건지 아니면 딴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추측
게임에서 통계가 가지는 실질적 의미
블리자드가 전통적으로 통계에 대한 수집을 어디서부터 얼마만큼이나 해오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등등...
적어도 게임기자라면, 그것도 한국 최고의 웹진인 인벤이라면 조금 더 정치하고 밀도 있는 기사가 나왔으면
어떠했을까...
게임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젊거나 어린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고 밝고 유쾌한 것이라고 해서 게임잡지와
게임 잡지의 기자의 결과물이 가볍고 얕은 것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봅니다.
약간은 아주 약간은 아쉬운 마음에 글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