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하스스톤 공식 홈페이지에서 대규모 업데이트에 대한 소식이 알려졌다. 하스스톤에 새로운 룰을 도입하겠다는 밴브로드의 야심찬 계획으로, 2년이 지난 낙스라마스 모험모드와 고블린의 노움 확장팩을 더 이상 정규전에서 사용할 수 없게 하였다. 앞으로도 2년이 지난 카드를 정규전에서 볼 수 없게 되며 구 카드들은 블리자드가 만들어 둔 또 다른 게임모드 "야생"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번 패치로 블리자드가 얻을 이득은 분명하다. 그 동안, 뉴비들의 첫 전설을 책임지고 누가 먼저 뽑느냐에 따라 승패를 결정했던 존엄 전설 박사붐을 포함해, 4코 필수 카드 벌목기, 마법사, 사냥꾼에게 필수적으로 들어갔던 과학자 등 수 많은 OP카드들을 블리자드는 손쉽게 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이 카드들은 밸런스 뿐만 아니라, 블리자드에게 상당한 손실을 끼쳤는데, 대 마상시합 확장팩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132장이 넘어가는 확장팩이 출시됬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1~2 티어에서 쓰이는 카드는 필자가 조사해본 바로 13장에 불과했다. 기존 블리자드가 낙스라마스와 고블린의 노움 확장팩을 팔기 위해서 만들었던 OP카드들이 너무나 강력한 나머지, 마상시합이란 확장팩이 대신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1년 4개월을 플레이하고 20만원 가까이 현질한 필자도, 대 마상시합 확장팩을 기존의 모아두었던 골드와, 일일퀘스트가 주는 골드로 충당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아마 대 마상시합은 블리자드에게 전 확장팩에 비해 적은 매출을 가져다 줬을 것이다.
하스스톤 개발팀은 팔리지 않는 마상시합 팩을 보면서 회의를 했을 것이다. 그 결과 고블린의 노움과 낙스라마스의 OP카드들이 정규전에서 제한을 시켜버렸다.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대 마상시합과 새로 출시될 확장팩에서 찾을 수 밖에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카드팩을 더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앞으로 새로 모험모드와 카드팩이 출시되면 새로 과금해야 되는 구조는 계속될 것이다.
프로게이머들이 최적화해서 만든 덱들이 공유되는 현 상황에서 필수 카드 한장은 승률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필자는 지금 8개의 덱을 돌리고 있는데, 지금 같은 덱 구성을 맞추려면 상당한 시간과 돈을 들여 모험모드와 카드팩을 구매해야 될것으로 보인다.
카드팩 하나의 가격은 1500원으로 절때 싼 가격은 아니다. 하스스톤의 모험모드 또한 6개월에 한번 씩 질러야 되는 특성상 25000원이란 비용이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하스스톤 유저들은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까지 과금해가면서 블리자드의 카드를 모아왔다. 이는 분명 블리자드사가 20년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차근차근 유저에게 신뢰도를 쌓아왔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뒷통수 패치로 황금을 비롯한 수많은 카드들을 쓰지 못하게 한 블리자드 회사는 이미 유저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항상 완성품 게임 출시를 지향하다가, 가벼운 캐쥬얼 게임을 개발하고 엄청난 영업 이익을 거두자 블리자드도 욕심에 혹한 것 아닐까?
이번 패치는 언젠가는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수많은 유저들의 건의에도, 살아있는 영혼을 가진 카드를 원한다면서 1년 동안 단 3세례의 밸런스 패치를 하고, 유저들의 이야기를 항상 유체이탈 화법으로 대응했던 밴 브로드와 하스스톤 개발팀의 불통과 게으름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이런 개발팀이 앞으로 얼마나 유저를 위한 패치를 할 것인지 의심이 된다. 나아가 블리자드 회사가 쌓여온 클린한 이미지가 한국 및 전 세계 유저들 사이에서 무너져 내렸다. 이는 앞으로 블리자드에게 엄청난 손실로 다가올것이 분명하다. 블리자드의 대응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대로 밀어 부친다면 분명 블리자드 역사상 가장 흑역사로 남을거라 필자는 추측해본다.
게임 유저는 결코 호갱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인생을 즐길 뿐이다. 블리자드 사가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나는 다시는 블리자드사 게임에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유저를 위한 블리자드의 대응을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