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차리려고 일 배우기 시작한지 4개월차가 되어가는군요.
제가 일 시작할 무렵에 함께 시작한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수능 끝나고 개강 전까지 일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열심히 하길래 '호오~ 어린 친구가 참으로 대견하군' 싶어서 저도 이제 막 배우느라 정신없는 참에도 제 일이 한가하면 항상 그 친구 일을 도와주었지요.(그 아이가 손이 느리거든요;)
주방 이모님들도 항상 그 친구에게 'xx는 삼촌이 일 다 도와줘서 좋겠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처음엔 안그러더니 서서히 근무 중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더군요.
그래도 손님 없을때나 많이 한가할때 그러길래 좀 놔뒀습니다.
수능 끝나고 산 스마트폰...
카톡도 많이 하고 싶겠죠.
원래 제가 주방과 홀을 연결하는 부분 + 홀을 담당하고 그 친구가 홀을 담당했는데 홀에 손님이 없더라도 나와서 폰 만지작 거리는게 보기 좋은건 아닌지라 그 친구를 제 자리로 슬쩍 보내고 제가 대신 홀에 서 있는 등 신경을 써줬습니다.
그랬더니 점점 빈도가 높아지더군요.
나중엔 손님이 있어도 폰을 만지작거리고 심지어 테이블 청소하는 도중에도 카톡 확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니 주방 이모들도 썩 좋은 눈으로 보지 않으시더군요.
안되겠다 싶어서 그 친구를 불러다가 스마트폰 사서 하고 싶은거 많은건 알겠지만 조금은 자제해달라고 좋게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네라고 한마디 하고 곧장 고개를 돌리며 또 폰을 꺼내는거 아니겠어요.
순간 정말 뚜껑 열릴뻔 했습니다.
제 늦둥이 동생 보다 한 살 더 많은 애가 그러고 있는거 보니 동생 생각나서 확 다리몽댕이랑 폰을 세트로 분질러버리고 싶더군요.
근데 제가 뭐 오너도 아니고 매니저도 아니다보니 그냥 놔둘 수 밖에 없었죠.
그게 그 친구 그만두기 며칠 전이라 그냥 평생 그러고 살라는 의미도 있었구요.
그 친구가 개인적인 일로 밥도 못 먹고 와서 일하면 일 끝날 무렵에 먹으라고 간식까지 사다주고 일 자체도 여러모로 많이 도와줬거늘 하는 꼬락서니가 참...
그 친구가 그만두고 새로운 여자 알바생이 왔습니다.
이 친구는 내가 제대로 가르치리라 마음 먹었지요.
어?! 근데 첫날부터 일을 너무 능숙하게 잘하는 겁니다.
저보다 더...
알고보니 이전에 이 가게에서 1년간 일했던 친구더군요.
저보다 더 잘하는 친구가 적당히 절제하며 폰을 만지는데 할 말 없지요.
그래서 fail.
그리고 이번에 또 새로운 알바생이 왔습니다.
남자애인데 일해본 경력이 전혀 없어서 손님 대하는 것도 많이 힘들어하고 긴장을 잔뜩하더군요.
그래도 일 하고자 하는 의지가 넘쳐서 가르치는 맛은 있을 것 같네요.
가르치기 전까지가 죽음이겠지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