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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보세요] PC방 업주님들께 올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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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개
조회: 5125
2013-04-20 12:17:27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벤을 찾아주시는 PC방 업주님들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전해드리고자

따로 글을 남겨둘까 합니다.

 

저는 1998년부터 PC방 알바를 시작해서

2001년 전역 후 120대 규모의 대형 PC방에서 주임을 거쳐

2002년에는 총괄매니저로 일했었고,

이후 2006년부터 약 3년간 점장급 매니저로

당시 4개의 점포를 관리 운영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PC 대수로만 보더라도 250대가 훌쩍 넘는 규모였지요.

 

처음 일했던 PC방은 군입대를 이유로 그만 뒀었고,

두번째는 PC방은 알바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주장하다 그만 뒀었으며,

세번째는 PC방은 사장님의 건강 악화를 문제로 폐업,

네번째는 취업을 이유로 그만 뒀습니다.

즉, 단 한 곳도 영업 부진으로 폐업을 한 PC방이 없었습니다.

제가 그만 둔 후에 망한 것은 제 책임은 아니지요. =ㅅ=

 

제가 PC방을 관리할 때 3가지의 철칙을 사장님들께 말합니다.

이게 허용이 되지 않으면 그 PC방에서 돈을 얼마를 준다고 한들 일을 안하지요.

이건 제 양심의 문제고, 제 철학의 문제이며, 제 급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1. PC 관리를 철저히 하라

 

1) 게임 관리

격주마다 PC에 설치된 게임을 조정해야 합니다.

최소 6개월마다 마스터하드 작업을 해야하고요.

이것은 돈을 지불하고 우리 PC방을 찾아주는 손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이 작업은 무작정 하는 게 아닙니다.

손님들의 시간대별 기간별 게임 플레이 시간을 봐야 합니다.

그리고, 손님들이 어떤 게임을 점점 안하게 되면 그 이유를 파악해야 합니다.

접은 게 아니라 뭔가 게임사측 패치 문제로 잠시 다른 것을 한다면,

언제든지 그 게임에 다시 복귀하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인기 있는 게임이더라도 PC방 손님들이 안하는 게임은 설치하지 않습니다.

 

2) 서버 PC 운영

위에서 말했듯 아무리 인기 있는 게임이라도 설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언제 손님들이 찾으실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인기 없는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찾을 수 있고요.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모든 클라이언트를 서버 PC의 하드에 다운로드 받아두고,

손님이 찾으면 다운로드 없이 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둬야 합니다.

이런 모습에서 손님들은 '준비된 PC방'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3) 여분의 부품

언제 PC가 고장날 지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PC방은 고장 안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관리하는 PC방들은 고장난 PC를 치우고, 구석 자리에 있는 PC를 옮겨다

중간에 비어있는 곳을 채우곤 하는데 말이죠.

이건 손님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몹쓸 행위입니다.

그 대체할 PC를 뺀 자리를 선호하는 손님도 있을 수 있는 것이거든요.

여분의 모니터,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파워, 하드는 늘 준비해두세요.

CPU가 나가는 일은 없으니 굳이 준비할 필요 없겠지만,

위의 5가지는 필히 여분으로 준비해두어 빈자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A/S 보내면 되는 거 아냐? 왜 따로 사둬야 하는데?"

A/S 받고 돌아올 시간마저도 아까워 하셔야 합니다.

수리된 부품은 여분으로 두세요.

 

2. 손님 관리를 철저히 하라

 

1) 떠드는 손님들은 아웃!

PC방은 소란스러운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업주님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저 같이 내 게임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은 PC방에 안 가죠.

심지어 앉아서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툭툭 치고 지나가기까지 하니 말이죠.

떠드는 손님들 당장 내치려니 손님들 줄어들까봐 겁난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물관리 하는 PC방들이 적어서

조용하고 쾌적한 PC방이라는 입소문은 쉽게 퍼집니다.

"미성년자 출입금지, 비회원 신분증 제시" 라고 문 앞에 붙여 놓고

어른일지라도 떠들고 소란 피우면

"우리 PC방 분위기 하고 너무 안 맞으시네요."라고 면박 주고 내쫓아도

65대였던 매장 기준으로 월 평균 PC 사용료만으로 2400은 찍었습니다.

왜냐고요? 입소문 타니 장난 아니더군요.

멀리서 차 몰고 오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2) 학교 주변이 아니라면 미성년자는 출입 금지 - 예외는 있음

애들 중에 착한 애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애들이라 그런지 2-1)의 운영 방침을 맞출 수가 없죠.

애들 안받으면 장사 어떻게 하냐라고 하시겠지만,

안 받으면 안 받는만큼 어른 손님 늘어납니다.

그리고, 예외는 있다고 했습니다.

물 나쁜 애들을 아예 받지를 않는 구조가 되니

부모가 애들 데리고 와서 "얘 하루에 몇시간만 게임하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생기더군요.

그 아이의 부모의 입장에서 그 제한을 철저하게 지켜줬습니다.

애들 학원 가는 시간까지 다 파악해서 게임이 길어진다 싶으면

"학원 끝나고 오면 내가 30분 더 시켜줄게. 이제 학원 가자." 하면서

게임 중인 컴퓨터 꺼버리고 학원 보냈습니다.

당연히 동네 평판이 좋아지니 애들 맡아달라는 부모들도 많아지고,

그런 애들 중에 소란 피우는 애들 있으면 부모한테 말하고 출입금지 시키고 했습니다.

이렇게 관리하니 다른 어른 손님들도 좋게 보더군요.

PC방이 아무리 번화가에 위치하고 있더라도 어차피 동네 장사입니다.

평판 좋게 만들어서 나쁠 일이 없죠.

 

3. 알바와 영업

 

1) 근무 시간의 게임은 영업에 도움이 된다.

뭐.. 철없이 PC방을 놀면서 돈 버는 곳이라 생각하는 알바들이 99%겠죠.

그 1%를 찾는 게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사람을 잘 골라 쓰세요.

저는 알바를 고용할 때 성실성과 사교성은 당연히 보고,

PC 관리 능력은 옵션으로 보죠.

그리고 대부분 PC방들에서는 안 볼 듯한 자질 하나를 더 봅니다.

바로 그 알바가 근무할 시간에 손님들이 많이 하는 게임을 얼마나 잘 아느냐죠.

일을 억지로 하면 마이너스가 될 뿐입니다.

알바도 좋아서 해야 손님들도 보기에 좋을 테고요.

손님들을 한번 살펴보세요.

혼자 오는 손님들도 많지요?

그 손님들이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PC방에 왜 온다고 생각하십니까?

담배? 커피? 물론 그것도 이유가 되겠죠.

하지만, 커피 서비스 안해도 손님들이 단골로 되는 이유는 다 있습니다.

내가 하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알바가 항상 PC방에 있다.

이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불러옵니다.

알바가 그 손님과 같이 게임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게임을 중간 중간에 커트하면서 일을 커버할 수 있는 능력자는 많지 않습니다.

- 제가 그런 능력자였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만... 전 근무시간 내내 손님들과 게임했거든요.

하지만, 대화라도 가능하다면, 게임 플레이가 막혔을 때 조언도 해주고,

같이 하하호호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그 손님은 알바 보러라도 PC방에 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 경우에는 1시간도 아닌 2시간 정도 알바들끼리 시간이 겹치게 했었죠.

아무리 성실한 알바라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지각을 할 수도 있고 하니

충분히 여유를 두고 시간을 2시간으로 잡았던 것도 있겠지만,

근무 시간 중 2시간 정도는 손님들하고 게임하면서 친분을 쌓으라는 영업 전술이었습니다.

손님들하고 친해져서 고정 손님 늘어나는 것은 물론,

알바들의 지각 또는 결석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알바들의 추가 근무에 대한 부담도 없었죠.

 

 

 

처음 일했을 때야 97년 98년 당시 PC방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 뭐 당시에는 알바인 제가 가져가는 돈만 해도 한달에 200~300 이었으니...

장사가 안될 수 없는 상황이라 뭐라 말 못하겠고요.

두번째 이후로는 하루 PC 매출이 컴퓨터 댓수 이하로 떨어지면 즉, 가동률이 42% 미만이 되면

저는 사장님이 뭐라 안해도 위기 의식을 느낄 정도로

늘 총 가동률 50% 이상을 유지해왔었습니다.

그 비결이 두번째 PC방에서 일하면서 배운 영업 방침을 계속 고수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옆 PC방은 폐업해도 제가 일한 PC방은 손님이 늘 북적였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게시판에 업주님들이 얼마나 많이 찾아오실지는 알 수 없지만,

찾아오시는 분들이라도 손님을 위해, 알바를 위해, 그리고 업주님 자신을 위해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초 인벤인

Lv91 폰타플렛

반지의제왕온라인/검은사막/우마무스메/프로세카/뱅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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