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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경험] 이건 왠지 자기 자랑 같지만...

아이콘 건덕후
댓글: 10 개
조회: 5132
2012-03-04 03:49:59
학교 졸업하고 원하던 취직 자리가 안나서 어쩔 수 없이 술 집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알바는 아니고 직원으로 일했고 업무는 홀 매니저였는데 주방 일까지 맡았지요.

사장님이 매우 칼 같은 분이셔서 1분만 지각해도 그날 하루 종일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으로 일해야 했고 물건 하나만 제 자리에 안놔둬도 꾸중을 듣고 너무 바쁜 나머지 뭐 하나 체크라도 빼먹으면 날벼락이 떨어졌어요.

여름에는 오후 6시 부터 다음날 아침 7시 까지 손님이 쉬지 않고 몰려들어서 13시간 동안 밥 한번 못 먹고 한번 앉지를 못하고 쉴세 없이 뛰어다니며 일을 했었죠.
여러분은 단골 손님 한 분 때문에 13시간 일하고 퇴근 하려다가 추가로 7시간 더 일한 뒤(그냥 일도 아니고 아예 접대로) 3시간 자고 출근했다면 그 일을 계속 하시겠어요? 물론 추가 수당 같은건 없이요.(근데 후에 이 손님께서 팁으로 10만원을 주셨...)

그래도 죽자사자 일을 하다보니 1달 뒤에 사장님이 제게 가게 열쇠를 맡기시더군요.
요식업에서 15년간 종사하며 인간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계시던 사장님이 열쇠를 맡기실 정도로 믿으셨기에 전 더 열심히 했구요. 결국엔 사장님께 인정 받고 파격적으로 월급이 올랐습니다.

주위의 다른 가게 사장님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시고 저희 사장님께 인복이 있다고 부러워 하시더군요.
(그 사장님들이 쓰던 직원들은 금방 그만 두거나 사장님과 싸우고 그만두고 갑자기 연락을 끊는 등, 부러워할만도 했지요.)

또 일이 서투르고 배우는게 늦어 사장님께 죄송한데도 자르지 않고 데리고 가주시는게 감사해서 사장님 생신이나 사모님 생신, 두 분 결혼 기념일에 케익이랑 와인 같은 것도 챙기고 그랬지요.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을 하고 후임을 구하는데 20대 부터 30대 까지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오겠다고 해놓고 안오질 않나 하루 일 배워놓곤 잠수타질 않나 정말 무책임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덕분에 그만두기로한 날로 부터 1달 반 정도를 더 일했지요.
사장님께서도 많이 미안해하시더군요.

일을 그만두고도 저를 찾는 손님들이 있다며 사장님께서 계속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주셨고 언제 한 번은 버스로 3시간 30분 거리를 오셔서 술을 사주시며 함께 하자고 제의를 하신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제 자신이 오너가 되기 위해 일을 배우는 중이라 그 제의를 거절했지만 당시 일하며 배웠던 마인드나 서비스 방식은 지금 일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만일 제가 사장님의 깐깐함을 견디지 못하고 대우가 안좋다며 불성실하게 일을 했다면 이런 결실을 맺을 수 있었을까요?

이 게시판을 찾는 아르바이트생 여러분도 정말 열심히 일을 해서 그만 둘 무렵에 자신이 뭔가 하나라도 얻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Lv80 건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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