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집어치우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1. 소환사의 협곡
이 거지같은 맵이 원딜+서폿을 강요한다.
단순하게 라인전만 확대해보자.
롤의 라인 자체가 애초에 긴 편이 아니다. 게다가 습격할 장소는 뻔하다고 할 수 있다.
드래곤쪽에서 내려오는 길, 삼거리부쉬.
물론 직선갱도 있긴 하지만 이것은 어떤 맵이든 할수있는 갱이기에 맵의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라인에서 원딜의 생존기 한방+점멸은 타워까지 시원하게 날아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만약 지금 랭크 돌려서 근접+서폿을 한번 세우면 어떻게 될것 같은가?
cs먹는동안 원딜에게 쳐맞으면서 겨우겨우 버티다가 한번 달려들어봤자 생존기+점멸이면 끝난다.
열심히 추격해봤자 몇걸음만 걸으면 적 타워 안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 반대의 상황은 괜찮은가? 우리 타워안에서는 여전히 근접이 막타를 먹을 수 없다.
즉 라인을 밀고있어도 라인이 밀려있어도 근딜이 불리한 구조인 것이다.
라이엇이 원딜서폿 메타를 파괴하기를 원했다면 라인이 좀더 길어졌어야 한다.
그래야지 근접캐릭이 좀더 추격할 수 있는 여지도 있고, 정글에서의 갱루트가 하나 더 생길수도 있다.
현재의 맵에서는 원딜 전체를 폭풍너프하지 않는 한 원딜서폿이 강력할 수밖에 없다.
2. 점멸
점멸이 왜 원딜메타에 도움이 되는가?
1번의 설명과 비슷한 말이 되는데, 일단 라인전에서의 생존을 보장해준다.
그럼 쫓아가는 근딜은 점멸이 없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점멸이라는 스펠은 도망자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스펠이다.
짧은 라인전과 맞물려서, 근딜이 아무리 추격하더라도 타워 안으로 점멸을 타는 적을 쫓아갈 수는 없다.
물론 점멸이 빠진 것을 이용하여 다음 기회를 노릴 수는 있겠지만, 생각이 있다면 원딜도 당연히 사리며 정글러를 부른다.
보통 점멸이 빠지면 "아싸 점멸뺌"이라고 좋아하지만, 사실 다음 점멸쿨이 오기 전까지 킬을 따지 못하면 그 어떤 이득도 아니다.
한타 단계라면 상대가 한타유도를 하기 때문에 어쩔수없지만, 라인전 단계에서 점멸 쿨을 사리면서 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소환사의 협곡은 벽을 넘어갈 수 있는 곳이 매우 많다.
이 역시 점멸이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 예를 들어
원딜, 추격자 둘다 점멸이 있다 = 상황에 따라 다름
원딜, 추격자 둘다 점멸이 없다 = 상황에 따라 다름
원딜이 점멸이 있고, 추격자가 점멸이 없다 = 도망성공
원딜이 점멸이 없고, 추격자가 점멸이 있다 = 추격성공
이렇게 단순히만 놓고보면 뭐가 다른가? 할 수 있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원딜이 점멸을 쓰는 곳은 아군이나 타워가 있는 곳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대부분의 원딜은 점멸만큼 이동하는 회피기가 또있기 때문에, 벽을 두 번 넘어갈 수도 있다.
게다가 추격자가 벽을 넘어갈 수단이 없다면, 원딜에게 쳐맞고 도망가야 할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벽이라는 존재는 원딜을 보호해주는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점멸이 없는 롤을 상상할 수 있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점멸 쿨이 500초정도로 하향되어서 다른 스펠도 충분히 고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은 나와 다를것이다.
(물론 이는 내 생각일 뿐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잘 알고있으니 이에대한 태클은 받지않는다.)
3. 타워의 강력함
다른 게임을 보면 타워가 별로 강력하지 않지만, 롤은 후반까지도 타워가 강력한 축에 속한다.
초반에는 말할 것도 없는데, 다이브 각재다가 한대만 맞아도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나 원딜은 이러한 타워에 큰 피해 없이 상처를 입힐 수도 있고, 타워 밑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도 있다.
만피 근딜러가 딸피 원딜러를 잡으려고 달려드는데 타워에 맞아 동반사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이 타워의 강력함은 막상 원딜이 푸쉬할때는 별 위협이 안되지만, 근딜이 푸쉬할 때만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듀오 메타에서 원딜을 포기할 이유는 또하나 없어진다.
단순히 듀오 메타 뿐만이 아니라 게임 전체적으로 봐도 타워를 부술 가장 이상적인 수단은 원딜이며
소환사의 협곡 자체가 최소한 하나 이상의 원딜을 강요한다. 그리고 그 적정 포지션은 당연히 서폿과 함께 가는 봇.
4. 수많은 원딜의 생존기
최근 메타의 수많은 원딜들은 거의가 다 생존기를 가지고 있다.
생존기를 가지는것 자체는 그럴 수도 있지만, 점멸이라는 수단이 이미 존재하는 롤에서 생존기가 두개라는 것은 의미가 크다.
자기가 점멸이 있더라도, 원딜은 맨앞에서도 순식간에 자기 진영의 가장 뒤까지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그걸 따라가는것 또한 큰 위험부담인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점멸은 도망자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는 원딜의 생존기의 경우도 동일하다.
라이엇은 생존기가 없는 원딜은 폭발적인 딜이나 유틸로 보상받는다고 주장하지만, 별로 설득력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이처럼 맵 자체, 소환사 스펠, 캐릭문제, 타워 등등
단순히 캐릭간의 상성뿐이 아닌 외부 환경까지 원딜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며
원딜이라는 캐릭 자체가 레벨보다 돈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폿하나 붙여서 안정적으로 키우는 것이 가장 최적이다.
그러므로 롤에서 근딜+서폿조합은 나올 수가 없으며, 르블랑+소라카 등의 시도도 있었지만 사실상 없는것이나 다름없다.
봇파괴 조합이라고 나오는 것도 가끔 통하긴 하지만 트롤들때메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거의 다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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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는 그 자체가 돈보다 레벨이 중요하고 몸이 비교적 약한(=대신 데미지가 센) 포지션이 가기 좋으며(라인길이 가장 짧고 좁음, 솔로가 적당)
탑은 6:6게임이라면 서폿이 둘일 수 있지만 버프의 존재 때문에 정글이 꼭 필요한 롤에서 미드에 비해 긴 라인을 갱킹을 포함해 혼자 버티기 위해 어느정도 맞다이가 되는 캐릭이 가야한다.
(실제로 버프몹이 없는 도타는 정글이 선택이다.)
정글은 상대보다는 시스템의 영향을 받긴 하지만 그래도 라인캐릭에 비해 선택의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정글 역시 버프의 존재 등 시스템상 어느정도 강요된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까지 부정하면 롤 자체를 너무 많이 부정하는 셈이다.)
그러나 봇은, 캐릭터가 둘이 가기 때문에 좀더 다양한 조합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결국에는 본문의 이유 때문에 원딜+서폿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캐릭터 뿐만이 아니라 주변 환경(+라이엇) 모두가 원딜의 존재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으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게임 자체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라이엇도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점멸이 없는 롤이 상상이 되는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모르지만 이젠 바꿀 수 없다.
오히려 cs를 먹을 수 없는 서폿을 위해 시야석과 돈템을 강화해주어, 더욱 원딜을 잘 서포팅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과거의 시스템과 현재의 라이엇이 계속 보조해주는 한 미래의 원딜서폿메타 또한 계속될 것이며,
결국 원딜+서폿 메타는 롤(또는 소환사의 협곡)이 망할 때까지 유지되고 원딜메타 논란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