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에서 정말 하찮은 개념이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인 '의리'의 차이가 있는 것 같음.
실제로 13페이커는 반박불가 세체미였고, 14폰은 전직 세체미의 인간상성급이었고, 롤드컵 우승이라는 커리어를 이루었기에 충분히 세체미라 불릴 만 했음. 실제 14시즌 세체미를 꼽으라면 폰을 뽑는 사람이 많을거임.
이는 과거의 얘기고, 현재 구삼성팬들과 SKT팬에서 발생하는 '세체미소동'은 15시즌을 무대로 함.
이 세체미소동이 14시즌에서 15시즌으로 넘어오며 발생한 가장 큰 차이는, 폰이 삼성에서 EDG로 이적한거임.
물론 프로는 돈으로 평가받고, 높은 대우를 해주는 팀에 가고싶기마련임.
당연히 실력좋은 프로들이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좋은대우를 해주는 팀에 갈 것임.
폰도 그런 케이스고.
프로선수가 해외팀으로 가는게, 야구와 같이 류현진, 강정호가 메이저에 가는건 자국리그보다 수준높은 무대에 가는거지만, 중국리그는 사실 LCK보다 수준 낮은리그였음.
자꾸 야구에 비유해서 죄송한데, 국내 수준급 선수들이 국내리그보다 낮은 수준의 대만, 호주 등의 팀에 고액연봉으로 이적한다면 과연 전만큼 응원해줄지 모르겠음. 물론 그런 케이스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함.
그러나 페이커는 이적하지 않았음.
이걸 폰이 못했고 페이커가 잘했다는게 아니라, 단지 팬들에게는 페이커가 자국리그에 남는다는게 '의리'로 보일것임.
아무래도 한국 팬들은 LPL은 잘 보지 않게되고 LCK를 자꾸 보게되는데, 15LCK에서 15페이커는 최고의 미드라이너임에 이견이 없을거임. 그래서 페이커가 자국선수의 이미지가 더 강하고, 그에 따라 응원하게되는거임.
그래서 자연스럽게 세체미를 논하는 상황에서 실력적인 부분을 떠나 한국팬들은 페이커에게 정이 가지만, 우승 후 중국리그로 떠나버린 폰은 구삼성팬 외에는 딱히 정이 가지 않을거임.
그러다보니 자국리그 팬들과 구삼성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세체미 여론에선 페이커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음.
둘의 실력차이가 극명하게 나는게 아니니까 이런 실력 외적 부분에서의 평가가 영향을 미치는듯.
(15시즌에 둘이 맞붙은 MSI때는 1:1로 동점이었으므로)
페이커는 14시즌에 무너진 SKK를 다시 일으키기위해 한국에 남았고, 결국 15시즌에 팀을 일으키는데 성공함.
지금의 삼성갤럭시가 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폰이 해외에 가지않고 삼성에 남아서 페이커와 경쟁하며 삼성을 높은 순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면 아마 폰에 대한 팬들의 평가도 달라졌을것 같음.
실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러한 한 개인의 의리때문에 팬들은 페이커를 더 띄워주고 좋아하는것 같음.
페이커의 이 의리는, 자신을 사랑해준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함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생각함.
폰이 의리가 없다고 선수를 폄하할 의도는 없음. 정말 선수 본인은 좋은 대우를 받고 중국으로 간거지만, 비슷한 조건에서도 한국에 남아 팬들에게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사랑에 보답하고있는 다른 한 선수가 있기에. 그에게 묻히게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