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기에 변화하려는건 긍정적인 시도지만, 사람들은 아무리 깨어있는 척, 융통성 있는 척 해봤자 결국 어쩔 수 없이 익숙한 걸 찾게 되어 있다는게 문제임. 보수라는게 괜히 있는게 아니거든.
지금 재밌다는 사람도 신선하다는 사람도 꽤 보이긴 하는데, 아마 그런 분들보다 적응 안되고 불편한 분들이 훨씬 많을 거임. 당연한 반응이지.
이게 1~2년된 신겜도 아니고 벌써 거진 10년이 다 되어가는 게임인데, 오래 된 유저일수록 예전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걸 보며 재미를 느끼는 것 보다, 아씨 적응하기 힘든데 왜 또 이따구로 바꾸는거야? 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문제는 신생겜이라면 신규 유입이 끊임없이 있기에 이런 도전이 용인되지만, 롤은 고인물 게임이라 붙박이 유저들이 빠져나가면 그 빈자리를 참새 눈꼽만한 신규들이 절대 못 메운다는 거임. 결국 게임의 수명이 짧아지는 현상이 가속화 된다는거지.
이런 도전을 하려면 시즌 1~3에 끊임없이 했어야지. 지금 하는 건 개무리수라는 말임. 괜히 스타 1이 밸런스 패치만 건드리면서 틀을 뒤흔드는 격변을 시도 하지 않은게 아냐. 개네들이라고 신규 끌자고 뭔 짓인들 안해봤겠냐고, 하지만 결국 게임은 게임, 축구나 농구 같은 유서 깊은 스포츠와는 다르게 한계가 명확하다는 걸 블리자드도 알고 충성도 높은 고인물을 배려하며, 이들 위주로 끌어갈 수 밖에 없었던 거야.
나만 해도 벌써 시즌 2때 부터 즐긴 유저로 시즌 초기에는 데파 없어지고 메타 휙휙 변할 때 이런 것들 신선하게 느끼고 아, 라이엇이 노력하는구나 싶었는데 이번에 eu메타를 건드려서 봇라인이 와장창 박살나자, 솔직히 꽤 많이 불~편 했음. 나도 이미 보수의 축이 되어버렸다는 건데...
이미 어린 친구들 말고 롤 기본 3~4년 이상한 젊은 꼰대가 많은 롤은 나 같은 보수가 어마무시하게 많을 거라는게 핵심임...
그냥 템 좀 바뀌고 맵 바뀌고 챔들 리멬되면서 메타가 변화하는거 정도야 신선하네 정도로 끝나지만, 이미 프로씬부터 시작해서 유저들 뼛속까지 깊이 파고든 eu메타를 건드리는 건...과거에서 처럼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던 망하겠네. 이런 소리가 우스갯소리로 끝나는게 아니라 사실이 되어버릴 확률이 꽤 큼.
그러니...제발 오바하지 말고 하던대로 하자. 이미 롤은 과도기와 안정기를 넘어 황혼기 초기에 접어들었어. 신규유입이 줄어든다고 무리수 휙휙 집어던지면서 과도기로 다시 재진입하려고 병신짓을 하다간 개피똥 싼다고.
그러니까 황혼이 오래토록, 그래 만수무강 하다 골로 가도록 노력해야지. 왜 이제 와 늙을대로 늙은 게임을 다시 회춘시키려고 지랄을 해? 늙었어도 이만하면 개씹 정정하구만.
뭐, 말을 하다보니 개소리가 길어졌는데.
결국 내 말의 핵심은 하나임.
eu 메타는 건들지 말고 다른 거 건드려! 제발!
freevjs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