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특정 챔피언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아군의 반감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챔피언의 수가 세 자리 단위까지 많아진 이상, 당연히 특정 챔피언은 파워그래프의 분포가 부적절하다. 파워그래프의 분포가 부적절하기 때문에 활약하기 어렵다. 때문에 약하다는 인식이 생긴다. 즉, 특정 상황에서 강력하고, 조합에 따라서 활약할 여지가 충분한 챔피언인데 인식 때문에 무조건 배척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불만을 토로하는 소환사는 많다. 하지만 유심히 생각해보라. 배척받는 챔피언을 선택했을 때, 조합상 혹은 상성상 그 챔피언이 활약할 여지가 충분한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의 선택은 반감을 불러와도 반박할 여지가 없다. 또한 게임 진행 과정에서 솔로킬을 줘도 선택의 이유가 퇴색된다. 솔로킬은 자신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적의 성장은 앞당겨 극상성도 역상성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챔피언을 선택함에 있어서 솔로킬을 당하지 않고 챔피언의 고유의 특성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는가? 이것에 대해서 'Yes'라는 대답이 나왔다면, 그 결과가 어쨌든 간에 당신은 그 어떤 픽을 해도 당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라인에 설 챔피언을 고르기 위해서 라인에 선다는 것이 어떤 의유인지 필요한 부분은 확실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라인에 챔피언이 가는 이유~~~
적 미니언과 적 챔피언이 아군 타워를 파괴해서 아군 진형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왜냐하면 아군 타워가 파괴되고 적군 타워가 건재하면 아군 챔피언은 자신을 보조해줄 전진기지가 없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 보다 많은 와드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한 챔피언이 와드를 설치할 수 있는 갯수는 정해져 있으며, 와드를 지울 수 있는 수단은 많다. 자연스럽게 진형은 뒤로 밀리게 된다. 이는 아군 정글 장악력이 약해진다는 의미며, 바론과 드래곤의 주도권이 상대방에게 넘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챔피언이 적 미니언과 적 챔피언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고 현상금을 얻어서 챔피언을 강력하게 만들어줄 아이템을 안정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미니언은 개별적으로는 몬스터보다 현상금이 적지만 30초마다 6-7마리가 생성된다는 규칙성과 아군 미니언과 아군 타워가 도와준다는 점 때문에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보다 쉽게 골드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아군 타워가 있기 때문에 적군의 기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정장치가 있어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은 파워그래프의 분포도와 연관되어 있다. 파워그래프가 초반에 낮은 챔피언이라면 상대적으로 중후반에 파워그래프가 타 챔피언에 비해서 높은데, 중후반에 도달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아군 미니언과 아군 타워의 도움을 받아서 골드를 쉽게 획득해서 중후반에 도달하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아이템, 레벨, 기동력, 화력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챔피언이 적 챔피언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난 능력치를 바탕으로 적 챔피언을 전략적으로 압도하여 적군 타워를 밀거나 그것이 힘들다면 타워를 밀기 위한 각종 버프를 획득하거나 적군 정글 시야 장악을 시도하는 정글러와 서포터를 도와줘서 선공권을 가져가는 것이 세 번째 이유다. 앞서 말했듯이 라인에는 보편적으로 초반에 약하고 중후반에 급격히 강력해지는 챔피언이 주로 온다. 이런 챔피언에게 반격하기 위해서 초반에 매우 강력하고, 아이템 보유 상황과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을 바탕으로 높은 파워그래프를 유지할 수 있는 챔피언을 내세워 학살해서 빠르게 게임을 기울이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미니언이 없다면 챔피언 혼자서 타워를 파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내세워서 미니언만 빠르게 정리할 수 있으면서 기동력이 뛰어난 챔피언을 선택해서 다른 라이너나 정글러와 합류하여 라인의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전략도 가능하다.
즉, 챔피언이 라인에 선다는 것은 아군 타워를 지켜서 아군의 진형을 유지하고 CS와 Kill을 통해서 보다 강력한 아이템을 구매하며 챔피언 특유의 능력치를 극대화해서 적군 타워를 밀기 위함이다.
결론을 분석하면 라인에 설 챔피언은 운영보다는 전투에 특화된 챔피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앞서 말한 전투란 화력은 물론이고 기동력같은 유틸성이 뛰어난 챔피언도 말한다. 풀어서 말하면 타워공략보다 챔피언 상대에 특화된 챔피언이 라인에 서기에 적합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라인에 서는 당신이 할 일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적 챔피언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적 챔피언은 반드시 같은 라인에 있는 적 챔피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미드라인에 섰는데 적 챔피언을 이길 수가 없다면 미니언을 일찌감치 처리해서 적 챔피언과 부딪칠 일 자체를 없애고 다른 라인에 힘을 실어버리면 된다. 라인 정리가 뛰어난 챔피언이 높은 티어에서 보편적으로 선택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리할 때는 라인을 밀어버려서 적 챔피언과 부딪치고, 불리할 때는 라인을 밀어버리고 사리면 되기 때문이다.
라인 클리어가 어려운 챔피언을 선택한 당신이 할 일은 무엇인가? 이것도 간단하다. 극초반부터 계속 싸움을 거는 것이다. 대개 라인 클리어가 어려운 챔피언은 서포팅 챔피언이 아니라면 대인전에 강력하다. 유의할 점은 싸우되 킬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1:1상황에서 상대하기 까다롭다는 인식이 생기면 적 챔피언은 라인클리어를 빠르게 하더라도 쉽게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
상성상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면? 정글러가 답이다. 대표적으로 레넥톤과 리븐의 상관관계가 있다. 라인전에서 리븐이 레넥톤을 동등한 실력에서 압도할 수가 없다.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라인은 밀어버리고, 체력은 회복하고, 맞기 전에 도망가는 것이 레넥톤인데 리븐은 그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법이 실드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밖에 없다. 하지만 리븐이 화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리븐에게 필요한 것은 맞싸울 수 있는 상황이다. 변수 메이커인 정글러가 활약할 시점이다. 만일 변수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정글러가 아군에 있다면, 역상성 챔피언을 선택해서 초반을 무난하게 넘기면 한타에서 다른 라인에 선 챔피언의 극상성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 프로경기에서 가끔씩 라인 극상성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이유라고 보면 된다. 역상성을 뒤집는 것은 동등한 실력에서 오로지 정글러(그리고 일부 서포터)의 역량에 달려 있으며, 반대로 말해서 극상성을 고정시키는 것도 정글러의 역량에 달려있다. 라인에 선 챔피언이 할 일은 단지 하나,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하는 것이며 정글러가 할 일은 라인에 선 챔피언이 잘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라인에 섰다는 것은 '나는 A라는 챔피언의 특징을 극대화해서 이길 생각입니다.'라고 자기소개서에 써서 제출하는 것과 동일하다. 잊지마라. 티모, 베인, 마스터 이, 이즈리얼, 트런들 등 어떤 챔피언을 고르더라도 이 챔피언을 고른 이가 할 일은 단 하나. 그 챔피언의 특성을 살려서 적 챔피언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라인에서 강력하고 전장이 넓어질수록 위력이 약해지는 챔피언은 무조건 전장을 라인으로 국한시켜야 하며, 전장이 넓어질수록 활약할 여지가 많아지면 전장을 무조건 넓혀야 한다. 이것이 소환사의 실력과는 관계없는 선택의 이유며, 라인에 섰다는 것의 참된 뜻이다.